세월호 참사 494일을 맞이하는 8월 22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박예슬 학생과 2학년 10반 장수정 학생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박예슬 학생입니다.
예슬이는 디자이너가 되어 옷이나 구두 등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예슬이가 떠난 후에 공책에 하나 가득 남아 있던 옷과 구두 디자인을 보고 구두 디자이너 이겸비 님과 여성복 디자이너 김숙경 님께서 각각 예슬이 디자인의 구두와 옷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예슬이가 남긴 그림들과 전문 디자이너들이 현실에서 새롭게 탄생시킨 구두와 옷들은 종로구 효자동 서촌갤러리 조그맣고 아늑한 공간에 약 석 달 동안 전시되었습니다.
예슬이는 하이힐 굽이 땅에 닿을 때 나는 '또각또각' 소리를 좋아했다고 일기에 적었습니다. 가족들과 계곡에 놀러갔을 때 계곡 물이 발목을 감싸며 흘러가는 느낌이 간질간질해서 좋다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가족비디오 영상이 전시회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함께 생일을 맞은 10반 장수정 학생입니다.
수정이는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광화문티비에서 인터뷰를 부탁드리려고 수정이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수정이 어머님께서는 "가족들의 마음 속에만 수정이 기억을 간직하고 싶다"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인터뷰를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같은 날 생일인 예슬이는 전시회도 열었고 알려진 이야기들이 무척 많아서 수정이에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수정이는 공개된 자료도 없고 설령 있다 해도 어머님께서 저런 뜻을 밝히셨으니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가족분들의 상처가 크고, 그 아픔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예슬이와 수정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24시간, 무료)로 문자 보내 예슬이와 수정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감수성 풍부하고 꿈 많고 재능있었던 예슬이와 어머님 마음 속 깊이 남아 있는 수정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알려진 사연이 많든 적든 모두 사랑스럽고 안타까운 우리 아이들입니다.
잊지 말아 주세요. 8월 28일, 세월호 참사 500일입니다.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8월 28일 안산, 8월 29일 광화문에서 추모 행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