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이 글의 요점은 집착이 왜 안 좋은가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입니다
미리 말하자면 저도 불안형입니다
불안형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비하하려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집착을 하는 것이 맞거나 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도 개인적인 가치관이지
제가 어느 쪽 주장이 옳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제가 말하는 불안형 특히
이 글에서 말하는 집착은
연애에 지장을 갈정도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심한 경우를 말합니다
집착을 안하는법도 쓰고 싶은데 글이 진짜 엄청나게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기회되면 쓸게요
일단 보통 불안형들이 집착을 하는데 점수가 60점이 넘어가면
이성친구는 못만나게 하려고 하는 편이고
80점 정도 넘어가거나 + @가 있는 경우는 동성친구도 못 만나게 합니다
회피형이나 혼돈형도 점수가 높거나 +@가 있으면 집착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까지 다 다루면 너무 글이 길어지므로 넘어갈게요
(+@ 는 인간에 대한 편견, 우울증, 성격장애, 인간관계에 대한 트라우마 등을 말합니다)
1.
일단 불안형은
나의 불안감 감소 vs 상대의 행복 중에 전자가 더 중요한 사람들인거에요
불안형들의 장점이라고 하면 연애 할 때 상대방에게 굉장히 잘해줍니다
상대에게 잘해주는 이유도 상대의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불안해지기 싫어서에요
이로서 파생 되는 문제점 중에 하나는
내가 잘해주었는데, 상대가 내가 기대한만큼 만족하지 않으면,
안전형은 그다지 신경 안 쓰지만,
불안형들은 화를 냅니다
불안형이 왜 심각한지 단적인 예로 설명하면
나의 성적 불만족 감소 vs 상대의 행복인 사람이 연애를 하면
상대방이 아프다고 하기 싫다고 해도 결국 잠을 자자고 합니다
여자친구가 몸이 아픈데 남자가 성관계를 요구한다
...보통 이런 경우를 우리는 개쓰레기라고 하죠?
그런데 불안형은
기본적인 매커니즘이 이거랑 동일해요
성이 얽히는 경우는 누가봐도 쓰레기지만
불안형의 경우에는 얼핏보면 그냥 상대를 굉장히 사랑하나보다 이렇게 보이므로
스스로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이게 나쁘다는 걸 잘 못 깨달아요
불안형은 참고로
밤에 잠을 잘 때도 상대에게 몹시 헌신적으로 해주는 편이에요
개인적인 성관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요
나의 성적쾌감 vs 나의불안감감소(상대를만족시켜줘야한다, 그래야 날 떠나지 않는다)
이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점이 상대가 만족하는 티를 안내주면 또 화를 냅니다
(여담인데 혼돈형은 상대가 성관계를 요구하면 잘려고 사귀냐고 화를 내고
요구하지 않으면 내가 여자로 안 보이냐고 화를 냅니다
이게 말도 안되는 소리 같으시겠지만, 실제로 이런 사례 상담한적이 있습니다)
이게 대표적으로 두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
핸드폰을 몰래 본다거나
상대가 피곤한데 연락을 굳이 달라고 하거나
상대가 이성친구를 만나야 하는데 못 만나게 한다거나
이런 부분들인데
이게 얼마나 연애에 바람직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설명을 해볼자면
2. 데이트폭력
카톡 대화부터 집착하고 이성친구를 못 만나게 하는 것은
(이런 정도가 굉장히 심각한 사람들에 한해)
기본적으로 나의 감정적인 만족을 위해서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겁니다
이런 매커니즘 자체를 우린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폭력이 몹시 단순화 된 것이 바로 폭행입니다
내가 기분이 나쁠 때 상대를 때려서 내 스트레스를 푸는거죠
처음엔 집착하다가 나중에 되면 폭행을 시작하게 되고
폭행하고 나면 미친듯이 울면서 잘못했다고 매달리는데
데이트폭력을 하는 거의 모든 남자들의 초반이 바로 이러합니다
물론 카톡 집착을 하고 이성친구를 못 만나게 한다고 해서
잠재적인 폭행범은 아니고, 반드시 그렇게 까지 발전하는 건 아니지만
매커니즘이 동일하기 때문에 발전 될 가능성이 있고
사실 폭행을 떠나서 집착 자체가 폭력을 행하는 겁니다
3. 당사자에 한해서 말을 하자면
오히려 집착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울증+우울증 커플이라거나
불안형+불안형 커플들이 그런 식인데
인간이 받아야 될 사랑은 애인으로부터 받아서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나 부모나 지인들로부터의 사랑을 받아야 되요
그런데 집착을 심하게 하는 것은 이것을 원천차단하는 겁니다
그럼 일시적으로는 서로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우울할 때 말할 사람이 애인이 없다보니까 애인을 굉장히 갈구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친구도 많이 만나야 되고
정서적인 외로움이나 갈증이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데
친구를 많이 만들려고 해도 모지랄판에
이미 있는 친구까지 끊어버리게 되니
갈수록 더 외로지게 되고 갈수록 더 집착하게 되는 악순환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제가 어떤 사람에게 너는 앞으로 나와 같이 밥을 먹을 때 외엔
아무것도 먹지말라고 말을 한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나를 미친듯이 만나고 싶어 할꺼고 나와 만나면 너무 행복해할겁니다
내가 없으면 굶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건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굶겨 죽이는 겁니다
그리고 오히려 더 집착이 심해지게 됩니다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 사람이 생일날 애인이 바쁜 경우와
친구 10명 넘게 생일파티 하는 사람이 생일날 애인이 바쁜 경우
어느 경우에 더 화를 낼 것 같나요?
실제로 이런 커플도 있었는데
본인은 여자고, 타지에 살면서 친구가 한명도 없다가
회사에 자기 빼고 다 남자들뿐이라,
남자친구들이 많아졌는데 연애하면서 이 남자를 모조리 다 정리했습니다
2년 후에 남자와 헤어지게 되었고
이 여자는 완벽한 외톨이가 되었어요
2년 동안이나 연락이 다 끊겨버려가지고 다시 관계 회복하기도 힘들고
지금은 친구가 거의 다 사라져버렸어요
안 그래도 외로움 많이 타던 이 여자는 우울증 치료 중입니다
이게 사랑일까요?
참고로 만일 이 여자분이 또 다시 연애를 한다면
(저와 상담해서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집착을 더 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을 겁니다
나는 세상에 대화 할 사람이 남자친구 한명뿐이니까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4. 상대방 또한
집착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트러블이 생기게 될 겁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받아주게 되고 결국은 더 불안해집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여자가 이성친구를 만나러 나갈려고 합니다
그 때 남자가 가지말라고 합니다
언쟁을 하다가 결국 여자는 안 가기로 했습니다
이로서 서로 사이가 좋아지고 집착을 덜 할까요?
아닙니다
서로 언쟁을 하고 여자가 기분 나빠하는 것을 본 남자는
오히려 더 불안해집니다
이성 친구를 못 만나는 불편감을 내가 초래했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불안할 때 이 사람이 불안감을 푸는 방식은 집착입니다
그럼 또 집착합니다, 그럼 또 불안해지고, 그럼 또 집착하고...
5. 정리하면
애초에 외로운 사람이 서로 집착하는 관계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집착은 날 외롭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외롭게 만들어요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집착하고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애초에 불안한 사람이 집착을 합니다
내가 집착을 하고 나면 상대방과 상황이 좋게 끝나도
날 혹시 싫어하지 않을까 해서 더 불안해집니다
그러면 더욱 집착하고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저는 데이트폭력을 당하면 무조건 헤어지라고 설득해요
상대방이 집착이 심하다고 할 경우, 심하면 심할수록,
데이트폭력에 준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상대의 요구조건을 무조건 수락하지 말고 헤어지거나, 저항을 하거나,
하다 못해 타협이라거나, 조금씩 타일러서 성격을 변화시키라고 말합니다
집착을 당하는 쪽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흔한 경우입니다
그 사람들이 악하고 나빠서가 아니라 상황상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이성친구를 만나야만 하는 상황인데
상대방에게 허락을 받자니 1시간 이상 혹은 길면 며칠동안 감정노동을 해야 됩니다
이건 거짓말을 하는 사람만이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해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저를 예로 들면 국문과를 나왔고 남자인데, 대학시절 여자친구가 100명도 넘었습니다
하지만 애인이 아닌 사람과 스킨쉽을 하는 성격도 아니고
애인이 생기면 무조건 애인이 가장 우선이고
하루종일 애인하고만 연락하는 성격인데다가
바람을 애초에 핀적도 없기 때문에
그 시절에 저하고 사귄 여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만일 저의 상황에 상대방이 이성의 집에 밤에 단둘이 들어가는 것을 봤어도
저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의심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을 겁니다
비슷한 경우도 실제로 있었고요
그냥 무슨 둘이 밤에 할 말이 꼭 있었나보다하거나,
걱정을 해도 내 애인이 무슨 약점이라도 잡히거나 협박이라도 당했나?
그런 생각을 하지 저 사람이 바람 났을 것이라고 애초에 생각을 안했을 겁니다
서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까요
추가로 이건 실제 저의 경우가 아니지만
만일 제가 힘든 상황일 때마다 조언을 아주 훌륭하게 해주는 누나가 있었다고 합시다
내가 우울증이 심각 할 때 나를 정말 치유시켜준 그런 사람요
하지만 서로 이성으로는 전혀 보지 않습니다
이때 내 애인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그 누나와 연락을 끊을 것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절대로 상대의 요구조건을 쉽게 허락해서는 안되요
반대로 제가 만일(만일입니다 실제로는 이렇지 않아요...)
성적으로 좀 문란하고
여자사람친구가 굉장히 많은 성격인데
친구 사이에서도 스킨쉽을 굉장히 잘 하는 성격이고
술에 취하면 여자한테 스킨쉽을 하는 버릇도 있고
애초에 다 클럽에서 한두번 연락한 여자들일 뿐 친한 사이도 아니다
그리고 바람피거나 그런 여자랑 모텔 간 적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상대방이 집착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어요
(그러나 집착이 두 사람 관계발전에 도움이 반드시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사귄지 얼마 안 되었고 서로가 잘 모르거나 상대가 불안한 짓을 했다면
당연히 집착 할 수도 있는건데 한두달 정도 안에
상대가 더 이상 집착을 하지 않도록 신뢰를 쌓아가야 해요
그래서 더 이상 불안하지 않는 상태로 진입을 해야 되요
저는 처음 사귄 여자가 불안해하면 폰 다보여주고
통화내역서 뽑아서 보내주고 불시에 영통 걸어보라고 해요
그런데 두세달이 지나도록 내가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해도 여전히 불안해한다면
그 이후에는 폰 보여주지 않아요
이건 보여준다고 해서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불안할 때 그 문제 자체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오히려 더 불안해집니다
내가 교통사고를 날까봐 불안한 사람이
하루종일 한국 교통사고 평균 통계라거나 사고 사례를 읽으면
안 불안해질까요? 더 불안해져요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그게 서너달이 넘어가도 안 되면
최악의 경우 갈수록 더 불안감이 심해진다면
이런 경우는 둘 중 한명이 큰 결심을 하고 행동에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무조건 헤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혹은 사랑이 아닌 중독으로 관계가 이어지겠죠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와 "사랑의 기술"을 오늘도 다시 한번 추천드립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새장 속에 가두는 것이 아닙니다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로 격려해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