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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4548
    작성자 : 허풍쟁이
    추천 : 2
    조회수 : 297
    IP : 116.44.***.9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9/10/12 18:35:08
    http://todayhumor.com/?panic_4548 모바일
    허풍쟁이들의 이야기
    어느 나라, 어느 호텔 식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식당은 목조 건물 1층에 있었습니다. 바닥도 벽도 나무판자가 깔려 있었고

     

    높은 천장에는 굵은 들보가 몇개나 뻗어 있었습니다.

     

    그 들보와 들보 사이, 또는 들보와 벽 사이에는 굵은 로프가 잔뜩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마치 범선의 돛대처럼 수십 개나 드리워진 로프는 인간의 머리

     

    높이로 느슨하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둥근 테이블이 20개 정도 놓여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의자가 

     

    놓여 있는 테이블에는 네 사람이 여행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오늘 이 나라에 도착한 여행자였습니다.

     

    한 사람은 마차를 타고 여행하는 50대 아저씨.

     

    한 사람은 커다란 사륜구동차를 타고 다니는 30대 누님.

     

    한 사람은 그 누님과 친해져서 차를 얻어타고 온, 걸어서 여행중인 20대 청년.

     

    마지막으로 모토라도(오토바이)를 타고 여행 중인, 머리가 짧고 허리에는 커다란 리볼버를 

     

    찬 1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소년.

     

    네 사람은 함께 식사를 마친 후 차를마시며 여행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주위에 다른 손님은 없었습니다.

     

    [바카운터에 있어야 할 바텐더의 모습도 지금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때였습니다.

     

    "여행자가 있다면서!"


    이 나라 사람들이 커다란 목소리로 즐겁게 이야기하며 들어왔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테이블 주위에 모여 깜짝 놀라는 여행자들을 둘러쌌습니다.

     

    여행자들이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 후 이 나라 사람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행자님들, 여행자들은 종종 '나는 이런 나라에 가본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하지만 듣는 사람이 확인할 방도가 없으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죠? 

     

    어때요, 우리에게 '그럴 경우 여행자들이 하는 거짓말'을 얘기해주지 않을래요?

     

    상상력이 넘치는,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네 사람은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허풍을 들려주면 식사 값은 받지 않겠다는 얘기를 듣자 잠자코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나는 예전에 이런나라를 가본 적이 있지. 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뚱보였어. 도저히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뚱뚱했지. 뚱뚱할수록 매력적이라며 매일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어대더군. 당연히 비만에서 비롯된 병이 속출하기 마련이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나. 그리고 드디어 걸을 수 업슬 만큼 뚱뚱해지면 그 사람은 위대한 성인ㅇ로 추앙받아 누군가가 죽을 때까지 시중을 들어주고 오로지 먹기만 하며 살아간다더군. 체중은 300킬로그램 이상. 자신의 몸무게 때문에 뼈에서 살이 분리되어 움직일 수도 없지. 그 모습은 도저히 인간으로 보이지 않더군."

     

     

    누님이 말했습니다.

     

    "내가 제일 깜짝 놀랐던 나라는 거기야. 아이가 태어나면 팔이나 다리 하나를 잘라버리는 풍습이 있는 나라. 팔다리가 양쪽 다 있으면 너무 완벽해서 '인간으로서 아름답지 않다'며 하나를 싹둑 잘라버리는 거야. 그러기 위한 도구도 팔고 있지 뭐야. 그 나라사람은 당연히 팔이나 다리가 없어. 그게 당연한 일이고 미의 기준이니까. 어딜 가든 '당신은 팔다리가 전부 있는 게 창피하지 않나요?'라며 날 무시하지 뭐야. 그러다 내 팔이나 다리를 잘라버릴 것 같아서 도망쳤지."

     

     

    청년이 말했습니다.

     

    "나도 정말 굉장한 나라에 가본 적이 있어. 그 나라에는 '중년 법'이라는 법이 있었지. 중년, 즉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성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놀랍게도 무죄라는 거야. 간단한 교정을 받을 뿐 교도소에는 들어가지 않아. '분별 있는 성인이 범죄를 저지르다니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게 이유라더군. 그 나라에서는 '무슨 일을 저지르려거든 중년이 될 때까지 기다려라'하는 것이 모토였지. 물론 대부분의 성인들은 평범하게 생활하지만 가끔 엄청난 범죄가 바생하곤 해. 신변에 위허믈 느껴서 얼른 떠났지."

     

     

    소년이 말했습니다.

     

    "전 나라 전체가 움직이는 것을 봤습니다."

     

     

    네 사람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사람들은 무척 재미있어했습니다. "말도 안 돼"라고 놀라며 즐거워 했습니다. 

     

    굉장히 만족한 눈치였습니다.

     

    그들은 역시 여행자들이라고 감격하며 식사 값은 자신들이 지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ㅡ.

     

    모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제히 사라졌습니다.

     

    네 사람은 식탁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갑자기 조용해진 식당에서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자네들ㅡ, 거짓말을 지어내는 게 귀찮아서 그냥 실제로 가봤던나라 얘기를 했지?"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아저씨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음, 나도 마찬가지야."


     

    아저씨는 순순히 자백했습니다. 그리고.

     

    "하지만..., 물론 자네들 얘기도 놀랍지만..."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넷이서 허공에 늘어져 있는 로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이 나라도 정말 굉장하군..."


     

    아저씨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세 사람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사람은 로프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조금 전까지 식당에 있던 이 나라 사람들이 모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로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바 카운터에는 바텐더가 로프에 무릎을 걸고 거꾸로 매달려 있었습니다.

     

    "한 잔 더 드릴까요?"


     

    바텐더가 거꾸로 매달린 채 유리잔을 닦으며 물었습니다.

     
    ----------------------------------------------------------------------------------------
     

    키노의 여행中...

    -END-
    허풍쟁이의 꼬릿말입니다
    프로그 지투 버블 하이 몽키 엔비 할렘 ska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09/10/24 20:20:09  76.217.***.18  
    [2] 2009/11/21 12:00:07  66.249.***.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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