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몰랐는데, 벌써 발표를 했군요. 여하튼 알게 된 김에 정리해봤습니다. 아마도 다들 결과를 아시겠지요. 이 시상식은 방송사 기여도로 상을 주는 가요대전이나, 참여하지 않았다고 상을 안주는 골든디스크 따위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 시상식은 자본이나,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음악만을 평가하는 시상식입니다. (한국의 그래미라 부를만 하죠) 가온차트와 함께 국내 대중음악계의 몇 안되는 희망이기도 하죠. 제 글보다는 사이트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koreanmusicawards.com/2012/index.html
선정 위원장이신 김창남님이 직접 한국대중음악상을 소개한 글입니다.
2011(2010.12.01 ~ 2011.11.30)년 9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내역입니다.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 장기하와 얼굴들 -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얼굴들 - 뭘 그렇게 놀래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 앨범으로 한국 대중음악계의 확실한 '오래된 미래'가 됐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앨범 제목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의 의지를 다졌고, 밴드로서의 정체성도 확립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참조목록(레퍼런스)의 범위를 더 넓히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고, 진지하게 8분이 넘는 사이키델릭 대곡까지 만들어내며 밴드로서의 욕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장기하는 여전히 쉬운 멜로디를 만들어 거기에 예스런 사운드를 입히고 그것을 능청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구어체 '입말'의 맛은 더욱 맛깔스러워졌고 반면에 언어는 더 정제됐다. 이런 눈에 띄는 결과물을 발전이라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 발전은 당연히 앨범을 훌륭하게 만들었다. 선정위원 김학선 (노래는 제가 임의로 골라봤습니다.)
올해의 노래 : 아이유 - 좋은 날
아이유 - 좋은 날 2010년 12월 중순 발매된 아이유의 ‘좋은 날’은 여러 의미에서 그녀에게 중요한 곡이다. 데뷔곡 ‘미아’에서 십대의 발랄함과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으로 승부를 보려 했지만 뼈아픈 실패를 맛보았고, 이후 그녀는 노선을 바꿔 ‘소녀’의 감성을 앞세운 ‘마쉬멜로우’로 복귀해 어느 정도의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유를 있게 하고 그녀를 ‘국민 여동생’으로 만들어준 신드롬의 주역은 바로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라고 외치는 ‘좋은 날’임에 분명하다. 이 곡의 대대적인 히트로 인해 ‘3단 고음’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고, ‘아이유=노래 잘하는 가수’로 통하게 되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아직 그녀는 유명한 작곡가가 만든 노래를 받아서 (본인보다는) 프로듀서가 원하는 감성을 따라야 하는 새내기에 불과하다. 자주적인 뮤지션이라기보다는 누군가가 만들어줘야 하는 뮤지션, 즉 나름 기타도 배우고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꿈을 꾸고 있기는 하지만, ‘좋은 날’에 그녀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과연 아이유가 대중음악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를 수상할 자격이 있을까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오히려 답은 명확해진다. 2011년을 대표할 수 있는 단 한 곡의 노래를 꼽는데 있어서 아이유의 ‘좋은 날’이 부족하다면, 그 자리는 과연 어떤 노래로 채워야 할까? 선정위원 김봉환
올해의 음악인 :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음반 제작과 공연 활동을 오가며 음악적 성취와 대중적 성공을 아우르는 저력을 발휘해냄으로써 우리가 '올해의 음악인'이라는 의미에 값하는 전방위적인 성과를 거두어들였다. 주류와 인디가 극명하게 단절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그들이 보여준 것은 다름 아닌 소통의 가능성이었다고 할 것이다. 선정위원 박은석
올해의 신인 : 바이바이배드맨
바이 바이 배드맨 - 데칼코마니 이들의 거침없는 로큰롤을 두고 몇몇 영국 밴드들의 음악이 스쳐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진부하거나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우리는 신속하게 그들의 이름을 지웠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 바이 배드맨은 반가우면서도 성숙한 방식으로, 그리고 밴드 스스로 즐겁고 우리 역시 즐겁게 만드는 흥겨운 방식으로 연구의 자료들을 공개했다. 전 세대를 만족케 하는 실력과 재치의 해석을 통해 밴드는 몇몇 오디션의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었고, 더불어 지난 해를 대표하는 신예 아티스트로 무리없이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해석 이상으로 돋보이는 바이 바이 배드맨의 감각과 재능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이다. 비슷한 듯 색다른 성향의 노래들, 언제나 다음 곡을 기대하게 만드는 다채로운 수록곡들이 이를 대변한다. 차후에는 일관성을 찾게 될까, 아니면 영역을 더 넓히게 될까. 상관없다. 어떤 그림을 구상하든 흥분의 기대를 안겨주는 유망한 밴드다. 선정위원 이민희 (곡은 제가 임의로 골랐습니다. 이 밴드를 처음으로 음게에 소개한게 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