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정마을 주민 입장에서 정부와 해군이 어떻게 보일까?
지금껏 있었던 무수한 철거촌에는 대부분 소위 '철거민'이 있었다. 경제적이유나 정신적이유등 다양한 문제로 나가길 원치 않으나 결국 강행하는 정부와 시공사에 의해 쫓겨나는 이들. 그들의 입장에선 그들의 삶의 터전을 유린하는 정부와 시공사를 도적이라고 칭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게 적절하지 못한 단어도 아니다.
자연이 어쩌니 그런거 다 집어치우고, 최소한의 동의도 설명도 없이 한순간에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뒤집어버리는건 그저 야만일 뿐이다. 철거도 그렇고 항상 이런 문제는 자연, 국방, 경제 등등 더 크고 쉽게 수치화할 수 있는 것들로만 얘기되는데, 그 이전에 거기엔 삶을 살고있는 '인간'이 있다.
2. 그럼 '고대녀'는 왜 문제가 되는가?
일단 그녀는 강정마을 주민이 아니다. 강정마을 주민이 해군을 해적이라고 칭했다면야 그들의 깊은 분노가 깃들어있는 것이니 이렇게 반응하지 못하겠지만 김지윤은 아니다. 그리고 심지어 여자다. 김지윤이라는 이름보다 고대녀라고 불린다는데 주목하자. 물론 예전에 자퇴했을때 붙었던 별명이지만, 그렇다고해도 이 또한 OO녀 시리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바꿔말하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에 올라있는 군필자 남성이 해적기지라는 표현을 썼으면 이렇게까지 난리나지는 않았을 거란거다. 물론 공식석상이었다면 군필자 아니라 참전용사였어도 난리날 일이지만, 시작이 단순히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었음에 유의하자.
그러니까 문제는 군대가 어떤곳인지 거기 끌려가서 남성들이 어떤 고난과 모욕과 인내의 세월을 보내는지 그리고 그 2년이 사회생활에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이 해군을 해적이라 표현했고, 이는 수많은 해군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거다.
3. 다시 한번 묻자.
당신들은 저걸 '고대녀'가 아니라 '고대남' 또는 '연대남'이 올린 트윗이었으면 이렇게 가루가 되도록 깠을까.
해군을 해적이라 표현한 부분에 대해 난 처음부터 수뇌부라 이해했다. 강정마을과 관련된 문제에 일반장병들을 거론할 이유가 없으니까. 물론 그 또한 정치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어리석은 언행이지만. 암튼, 그래서 해군을 해적이라 표현하는게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를 넘어서, 아예 처음부터 장병들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졌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를 다양한 방식으로 모욕하는데 그럼 이건 그 정부 밑에서 일하는 수많은 공무원들에 대한 모욕인가 아닌가.
촛불시위 이후로 '견찰'이라는 표현이 자주쓰이고 있는데 이건 어청수같은 지휘관을 모욕하기 위한건가 아니면 전경들까지 모욕하기 위한건가 그도 아니면 저멀리 서해안 섬에서 조그만 파출소하나 지키는 경찰까지 모욕하기 위한건가.
비례대표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지만, 개인으로서는 못 할말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길게 갈거없이, 여기서도 정부와 경찰과 사법부와 그밖의 갖가지 것들을 욕하지만 그게 그 밑에 있는 인원 전부를 모욕하는 표현들은 아니니까.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저 개그로 또는 분노로 받아들이고 말할 수 있는거다. (만약 모든 공무원이, 또는 모든 경찰이 개새끼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보자.)
근데, 왜 '고대녀'에게는 특별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가. 비례대표이기
Aid From the Padre
Photographer - Hector R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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