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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45006
    작성자 : 멍멍이콧구멍
    추천 : 10
    조회수 : 2577
    IP : 117.111.***.206
    댓글 : 113개
    등록시간 : 2017/04/01 08:00:25
    http://todayhumor.com/?menbung_45006 모바일
    경찰이라면서 제 주민번호를 적어갔는데 사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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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멀리서 놀러왔는데
    저희집에 멍뭉이가 4마리 있고 친구가 개를 무서워해서
    모텔방을 잡기로 했어요.

    친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면 주말이라 방이 없을까봐
    제가 먼저 방을 잡아놓고 어디인지 알려주기로 했는데요.

    모텔 입구에 들어가려는데
    어떤 남자가 제 팔을 붙잡고
    "조건이죠?"라는 거예요.
    저는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려서 "네?"라고 되물었구요.

    남: 조건만남요. 조건 맞죠?
    저: 아뇨.

    조건만남 상대를 기다리다가 저를 그 상대방으로 착각한줄 알았어요. 이때까지는.

    남: 오늘 처음이에요?
    저: 아니라니까요!
    남: 언제부터 했어요?
    저: 아니라구요!
    남: 예전부터 했는데 오늘은 이게 처음이란 거죠?
    저: 아니라구요! 경찰 부를게요!

    그러자 웃으면서 경찰 신분증을 꺼내더군요. ㅡㅡ;;;
    이상한 점은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도 않고
    경찰 신분증에도 사진이나 이름 없이 경찰 마크만 있었어요.

    http://mnews.joins.com/article/15730521

    이 링크 기사에 나온 것처럼
    흰색 바탕에 경찰 마크만 있는 신분증인데
    사진과 다른 점은
    저에게 보여준 신분증은 줄을 연결하는 구멍도 없고
    비닐 케이스에 들어있지도 않았어요.

    그때 시간이 저녁 8시쯤이라 어두웠고
    제 눈앞에 보여준 시간은 1초쯤?
    진짜 꺼내자마자 빛의 속도로 다시 집어넣음.

    9년간 명박근혜를 열심히 욕하고 다니면서
    불심검문 대응방법은 나름 숙지하고 있거든요.
    소속과 이름을 물어보려는데 다른 남자가 한명 더 왔어요.

    남: 아까 '네'라고 했죠? 여기 진술서 쓰세요.

    진술서 양식 A4용지와 볼펜을 주면서 쓰라는데
    진술서에도 어느 경찰서 무슨 부서인지가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죄 지은 게 없는데 진술서를 왜 씀? ㅡㅡ

    저: 조건만남 그런거 한 적 없구요! '네'라고 시인한 게 아니고 뭐라고 하시는지 안 들려서 '네?'라고 물어본 거구요! '네~에?'요, '네에에에에에~~~???'라고 물어본 거라구요!
    남: 처음이냐고 하니까 아니라면서요.
    저: 조건만남 아니라고 한 거예요! 친구 만나러 왔구요! 관등성명 밝히시구요! 신분증 다시 보여주세요!

    저를 조건만남 하는 사람으로 단정짓고 진술서까지 쓰라는데
    화가 나서 미치겠더라구요.
    제가 노출있는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엉덩이를 가리는 긴 후드티에 레깅스 입고 바람막이 점퍼 걸쳤는데.. ㅂㄷㅂㄷ..

    제가 소리를 지르니까 나중에 온 남자가 끼어들었어요.
    얘는 키 190쯤 되어보이고 근육비만 체형에 머리는 반삭.
    조폭이라는 단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처럼 생김.
    실제 경찰분들 중에 조폭같이 생긴 분들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얘네는 하는 짓이 너무 수상해서 가짜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남2: 요즘 사람들이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관등성명 따지는데 성매매 수사시에는 그런거 밝힐 의무가 없구요, 이거 빨리
    쓰세요. 쓰기 싫으면 안 써도 돼요. 어차피 혼자서 모텔 들어가는 거 CCTV 따면 진술서 없어도 유죄 나와요.

    저: 조건만남 아니라고 했죠! 혼자서 모텔 가는 게 죄예요? 좀 있으면 친구 올 거구요, 여자 친구거든요? 남자 친구라도 성인끼리 합의하에 자는 게 무슨 죈데요? 죄목이 뭔데요? 무슨 법 몇조 몇항에 걸리는데요!

    남1: 끝까지 조건 아니라고 하니까 본인이 주장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쓰시구요, 저희가 통화내역이랑 카톡내역 까서 통화, 문자, 카톡한 사람들 전부 연락하고 카톡내용 다 확인할거예요. 남자친구가 몇명이든지 그건 상관없는데요, 남친이면 이름, 나이, 직업, 집주소, 직장주소, 이런건 다 알죠?

    저: 남친 없구요, 그런거 보려면 통신사랑 카톡 회사에 영장 보내야 되는 거 아니예요?

    남2: 자꾸 영장영장 하는데 영장 없어도 돼요. 성매매는 우리가 직접 내역 까보고, 그 다음에 통신사에 공문 보내는 거예요. 아는척 하려면 뭘 알고 해야지. 빨리 써요.

    둘 다 말투가 좀 특이한 게 '깐다', '딴다'라는 말을 계속 썼어요.
    일반적으로 통화내역 같은 건 '뽑는다'라고 하지 않나요?

    덩치 큰 남자 둘이서 윽박지르면서
    진술서를 안 써도 모텔출입 CCTV만으로 전과자로 만든다고 하니까
    쓰기 싫었지만 진술서를 쓸 수밖에 없었어요.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 간 거야, 쉬펄.. ㅠㅠ
    제 글씨가 지독하게 악필이라서
    타인이 내용을 변조할 수 없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진술서 내용은 조건만남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위와 언제부터 몇번 했는지 쓰라더군요.
    시발 안했다고 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고 한번도 안했으며 모텔에는 친구와 숙박하러 왔다고 썼어요.

    이때까지는 얘네들이 경찰을 사칭했을 가능성 99%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연락해서 없었던 일로 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할 거라고 생각했죠.
    경찰일 가능성 1% 때문에
    진술서를 안 쓰면 자기들 멋대로 지어내서 전과자로 만들까봐 썼음. ㅠㅠ

    그런데 남2가 어디로 전화를 해서
    진술서에 쓴 제 주민번호를 불러주더니만
    주소가 XX동 XX번지네요? 왜 다르게 썼어요?라며
    제 주민등록상 주소를 정확하게 말했어요.
    이때 소름 쫙.. ㅡㅡ;;;

    그리고 진술서에 쓴 제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서
    제 폰 벨이 울리는걸 확인하고
    전화 안 받으면 수배한다면서 연락 잘 받으라고 하고 갔어요.

    나중에 연락이 와서 돈을 요구하면 즉시 공무원 사칭으로 신고할 거구요,
    밖에서 만나자고 하면 무조건 경찰서 아니면 안 간다고 할 거구요,
    집에 찾아오면 반드시 사진이 있는 신분증 요구해서 112에 전화해서 확인할 거고
    신분증 안 보여주고 소속, 성명 말 안하면 연행 거부하고 경찰 부를 거예요.
    가족들에게도 다 말해 놨구요.

    다만 걱정되는 건 만에 하나 걔네들이 진짜 경찰이라서
    자기들 말대로 통화내역을 조회해서 다 연락을 한다면
    제가 프리랜서인데 일을 의뢰해 주시는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XXX씨와 어떤 관계세요? 성매매 혐의로 수사중인데 블라블라..하는 것과
    얼마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최근 통화는 거의 다 친척들인데
    온 집안에 소문나는 게 걱정이 되네요.

    그리고 자기들 말대로 모텔에 혼자 들어가려고 한 CCTV와
    조건이죠?라고 물었을 때 네?라고 되물은 걸 Yes로 해석해서
    저를 전과자로 만드는 것도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성매매라서.. 쉬펄 더럽게 ㅠㅠㅠㅠ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직장에 들어가거나
    범죄기록조회를 요구하는 국가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문제가 될까봐 신경이 쓰이네요.

    주민등록번호를 써준 건 별로 걱정이 안돼요.
    이름, 주민번호, 폰번호, 주소만으로 명의도용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것 같아서요.
    제 신분증을 사진찍은 것도 아니구요.

    사칭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고 싶긴 한데
    만일 진짜 경찰이면 자기들을 의심했다고
    괘씸죄로 구속영장 받아내서 근혜랑 한솥밥 먹일까봐 ㅡㅡ;;;
    경찰 민원전화 182라는 게 있던데 물어보기가 겁나서
    밤새도록 번호를 눌렀다 지웠다 하고 있어요.

    친구는 사칭일 거라고 걱정 말라는데
    몇년만에 친구를 만나도 모텔방에서 밤새 수다떨고 놀지도 못하겠네요.
    베오베 멘붕글 보니까 정작 진짜 성매매하는 사람은 신고해도 안 받아준다는데 쉬펄.. ㅠㅠ

    경찰을 사칭한 일반인이 제 주민번호만으로 즉시 주소를 알아낼 방법이 있을까요?
    주민번호로 주소 조회한거 때문에 신경쓰여요.
    그것만 아니면 사칭이라고 생각하겠는데..

    경찰이라면 실적에 눈이 멀어서 솔로경력 n년 오징어에게 성매매 누명을 씌우는 게 짜증나네요.
    성범죄자나 잘 잡을 것이지.. 시발시발닭발족발.. ㅠㅠㅠㅠㅠㅠ
    출처 성매매 신고는 안 받으면서 여자가 혼자 모텔가면 조건만남이라는 자칭 경찰.
    모텔 출입하는 커플들에게도 진술서를 강요했는지 몰라도 서류철 안에 가득히 들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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