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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5903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47
    조회수 : 4261
    IP : 118.32.***.245
    댓글 : 26개
    등록시간 : 2016/06/30 22:13:4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5903 모바일
    오빠 둘, 남동생 하나 리턴즈-엄마는 권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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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밤에 오빠 둘과 야식을 먹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막내는 문을 열자마자 급하다며 가방을 집어던지고 화장실로 사라졌다.
    잠시 후, 홀가분한 표정의 막내가 거실로 와서는 치킨을 뒤적거렸다.
     
     
    막내: 아빠가 전화했는데.
    작은오빠: 손 닦았냐?
    막내: 엄마가 권태기래. 그래서 집에 한 번 오래.
    나: 아빠랑?
    막내: 엄마가 권태기에 빠졌다니까.
    큰오빠: 아빠랑 권태기냐고 묻잖아.
     
    하긴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30년 넘게 오래 살았지. 그동안 사이가 너무 좋았지. 하는 찰나,
     
    막내: 무슨 소리야. 권태기 몰라? 여자들 권태기 오잖아.
    작은오빠: ??????????
    큰오빠: 갱년기 아니야?
    나: 갱년기지.  얘 진짜 어디 모자란 거 아니야?
    막내: 어찌 됐든 주말에 집에 가자. 약속 잡지 말고.
     
    그렇게 주말이 됐다. 권태기.. 아니 갱년기에 빠진 엄마를 위해 맛있는 케잌도 들고 갔다.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려나 싶었는데, 엄마랑 사이 좋지 않은 아빠의 엄마 전화를 받고는 급 침울해 지셨다.
    가끔 할머니는 엄마한테 무리한 요구를 당당하게 하시니까... 그날도 그랬다.
     
    그러고 난 뒤, 우리의 세세한 것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 엄마는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 아니 왜 너는 그런 옷을 입고 다녀? 야, 너 왜 슬리퍼 끌고 왔어? 신발이 없어?
     
    막내를 보고는
     
    엄마: 너 머리 왜 안 자르니? 지저분 하잖아. 양말 신고 다니라고 몇 번을 말해. 자식 놈들 있어봐야 귓등으로도 말 안 듣고!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리셨다. 그날 우리는 집에 오는 차에서 대화를 했다.
     
    작은오빠: 당분간은 엄마 눈에 안띄는 게 좋겠지?
    나: 응. 괜히 눈에 띄면 욕 먹어.
    큰오빠: 문자 자주 해. 엄마한테.
    작은오빠: 와, 나 엄마 기분 그렇게 오래 저조한거 처음 봤어. 냉랭해.
    나: 아빠가 그러는데 자주 운대.
    막내: 그럼 자주 가야하는 거 아니야?
    작은오빠: 그럼 혼나겠지.
    막내: 그러니까 자주 가야지.
    나: 액받이냐? 무녀야?
     
    그렇게 우리는 그날을 잊어버렸다. 바쁜 일상이니까, 가끔 안부 전화나 한 번 하고
    작은 오빠도 일 때문에 외국에 나갔다 오고, 큰오빠도 바짝 바쁜 달이었다.
    그동안 나는 엄마랑 쇼핑을 한 번 갔다가 싸웠고, 엄마는 딸이라고 하나 있는게 무심하다며 화를 내셨다.
     
    막내가 또 다시 가방부터 던지고 신발을 벗길래 얼른 화장실 문 앞에 섰다.
     
    나: 암호?
    막내: 아, 비켜.
    나: 암호?
    막내: 아 진짜! 나 싼다? 싸?
    나: 암호는?
    막내: 가서 내 가방 열어봐.
    나: 뭐야? 뭔데? 빵?
     
    내가 가방을 열어보러 간 사이 막내는 화장실 입성에 성공했고, 막내의 가방에는 립스틱이 두개 들어있었다.
     
    나: 이거 뭐야? 내꺼야?
    막내: 어!
    나: 우와. 우와!!!
    막내: 짠~ 알바비 받았지롱.
    나: 두개나? 이거 비싸잖아.
    막내: 하나는 나나꺼, 하나는 엄마꺼. 빨간게 나나꺼고 좀 연한게 엄마꺼.
    나: 너 이런 것도 고를 줄 알아?
    막내: 점원분한테 물어보니까, 추천해줬어. 내가 나나는 빨간거 좋아하고 엄마는 분홍색 좋아하니까 그렇게 달라고 했는데
    나: 했는데?
    막내: 빨간 것도 많고 분홍도 너무 많아서 못 고르겠어서... 교환 해준대.
    나: 완전 맘에 드는데?
    막내: 내일 엄마 갖다 주러 같이 가자. 헿
    나: 넌 참 사랑 받는 남자가 되겠다.
     
    그렇게 함께 엄마한테 가서 점심도 사드리고 립스틱도 선물해드렸다.
    엄마는 막내가 백화점에서 핑크색 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깔깔 웃으며
     
    엄마: 난 쟤 안 낳았으면 어떡할 뻔 했지?
     
    오래 버거워했던 엄마의 권태기의 빗장을 잠시나마 막내가 풀어헤친 순간이었다.
    물론 요즘도 엄마는 순간순간 감정 제어가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모두가 노력하고 신경쓰는 만큼 기분 좋으려고 노력하신다고.
     
    우리는 가족이다. 서로의 인생에 작은 선물이 되어주는.
     
    막내: 여자는 원래 별거 아닌 거에 풀린다니까?
    출처 단순한 막냉이의 권태기 타파 프로젝트
    소울메이커의 꼬릿말입니다
    온화한 컨트롤러와 오빠2호는 엄마 몰래 집에 청소를 해드리러 갔다가
    티비 액정에 벌레가 붙어 있는 힘껏 내리쳤고
    ...깨트렸다고 한다...

    작은오빠: 뭔놈의 권태기가 이렇게 비싸!!!
    큰오빠: 갱년기라고. 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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