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오빠 놀리기
세상에 작은오빠가 싫어하는 것이 137개쯤 된다면,
나는 오빠가 싫어하는 것 5670개쯤은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작은오빠는 술도 잘마시고, 잘 놀고, 쿨하고, 깔끔하게 밥도 잘하고 (부엌데기임)
적당히 시니컬한 구석도 있고 심지어 여자한테 인기도 많은 쾌남이다. (지 말로는)
그런 작은오빠의 평정심을 잃게하는 존재가 하나 있는데 바로 나. 나다!
일단은 오빠가 싫어하는 짓은 다한다.
양치하면서 돌아다니는 거 제일 싫어하는데, 오빠가 싫어하니까 자꾸 거실에서 양치를 하게 된다.
양치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심히 비위가 상하는 얼굴로
작은오빠: 너 그러고 다니는 거 남자애들은 아냐?
라고 묻는다. 그래서 일부러 거품을 내면서 말하려고 하면 "아 드러, 꺼져!" 하면서 질색하고 들어가버린다.
작은오빠는 늘 벨소리를 진동으로 해놓는 습관이 있는데,
소리에 민감한 작은오빠를 골려주기 위해서 핸드폰 벨소리를 개구리 소리로 바꿔 놓고 제일 크게 해뒀다.
그리고, 전화를 건다. 막내 전화로...
개구구락가ㅐㄱ개루개굴개굴개굴개굴!!! 하는 소리에 작은오빠가 쌍욕을 하면서 방문을 열고 멱살을 잡았다.
너무 재밌어서 크하하ㅣ하하가하가학 하고 웃으니까 "와 이거 미쳤네!!!" 라고 했다. 즐거웠다.
그래서 다음날은 까마귀 소리를 준비해서 작은오빠가 밥먹는 사이에 바꿔놓았다.
작은오빠가 잠들기 직전에 또 전화를 했더니 까아가악아까악까앆!!! 하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고,
작은오빠: (버럭) 저 것좀 어떻게 해보라고!!!!!!
작은오빠의 절규가 이어지자, 행복해졌다.
큰오빠가 내 손목을 잡고 가서 다시는 안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했다.
나: 안 할게. 이제 이건 그만할게.
작은오빠: 아, 진짜 죽여버릴거야. 하지마.
나: 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킄아카카앜ㅋ
싫어하니까 너무 하고 싶다. 정말.
2. 엄마껌딱지
막내는 그야말로 엄마 껌딱지이다. 아직도 엄마를 보면 너무 좋아한다.
다큰 아들들은 보통 엄마하고 잘 안다니는데, 우리 막내는 엄마랑 쇼핑도 하고
엄마랑 손도 잡고 영화보러도 가고, 가끔 집에 오셔서 밥이라도 해주면 부엌 앞을 떠나지 않는다.
거실을 돌아다녀도 졸졸 쫓아다니기도 하고. (작은오빠: 우웩!!!! 이라고 하지만)
그러면 우리 엄마는 ...
엄마: 아이고 강아지 같네. 강아지 같아.
라고 하시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그럴때보면 정말 개같다.
우리가 자취를 하면서 엄마 아빠는 강아지 한마리를 데려오셨는데, 아빠는 강아지를 처음 키워보셔서 애지중지하신다.
어느날 막내한테 본가에 들러서 반찬을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막내가 집에 들어가면서
막내: 으아, 개추어!!!!
라고 했더니, 아빠가 깜짝 놀라시면서
아빠: 개가 왜 추워! 개 집에 있는데! 안추워.
하시면서 들어오는 막내아들보다 집에 있는 강아지를 살펴보셨다고 한다. 막무룩...
엄마가 강아지 사진을 메신저 메인 사진에 올렸다고 울적해 하다가
넌지시 자기 사진을 찍어서 엄마한테 보내는 우리 집에서 제일 키 큰 멍멍이.
훌쩍 컸지만, 아직도 어린 아이들 같은 우리 남매는 넷이 함께 산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나눠갖으며 살아간다. 개굴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