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댓글을 다 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왜 몸을 함부로 굴렸냐고 타박하실 줄 알았습니다.
더러운 년이라고 손가락 질 할 줄 알았습니다. 생면부지의 저에게 이토록 고마운 마음을 써주셔서 댓글읽는 동안 몇번이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아기도 엄마의 불행을 바라지 않습니다." 이 말에 많이도 울었습니다.
어젯밤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전 남자친구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니가 사람이니'라고 전화로 따졌고 그 남자친구는 '상관하지 말라고 짜증난다'고 말했습니다. 알아요. 저 참 추하죠?
저는 현 여자친구에게 알리겠다. 수술 후 보름만에 새 여자친구를 사귀고 혼자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하하 호호 있는건 말도 안된다고 했고 전 남자친구는 맘대로 하라고 했구요..
유치하게 현재 여자친구에게 페북으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전 페북이나 인터넷을 잘몰라서 친구가 추가되어있지 않으면 메시지를 확인 못하는 줄 알고 친구추가도 했습니다.
그때 두분이 만나고 있었나봐요 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물어봤데요 이사람아냐고.. 남자친구가 친구삭제하라고 했대요. 그렇게 밤새 기다렸습니다. 묻고 싶었어요. 어떤 마음인지..
여자친구가 연락이 없어서 그 여자친구의 친한친구에게 글도 남겼습니다. 한번만 도와달라고..
친구에게 말해서 저에게 연락오게 해달라구요. 여자 대 여자로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결국 오늘 그 여자친구랑 전화로 많은 얘기를 했어요. 저랑 헤어진지 1년도 넘었다고 했다네요.
전혀 죄책감같은건 없고 잘 살고 있다합니다. 그냥 예전에 두살많은 여자와 결혼을 전제로 만난 적 있다고 했을 뿐이라네요. 저 만나는 동안 회사사람들이 우리 둘이 오래 만나고 결혼할 거 다 알고 있다 순애보라고 부러워한다고 했던 모든 말들이 거짓이었네요. 그 여자친구는 저를 이해하지만.. 마음은 갈팡질팡하나봐요.
안됐고 딱하지만 너무 좋을때라 마음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거겠죠..
저랑 현여친과 통화가 끝나고 현여친이 전남친에게 헤어지자고 그 언니랑 통화했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그걸보고 그런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전남친이 문자를 보냈어요.
<왜 누나랑 똑같이 아파해야하는데 하루라도 더 빨리 잊고 싶어서 그런걸수도있고 만나다보니 정말 좋은친구인거같아서 잘해볼라구 하고잇는데 왜자꾸그러는데 돈때문에 그러는거라면 필요없으니까 제발 내 일에 신경쓰지말구 누나공부나열심히해 페북자꾸친구 추가해서 뭐 어쩌겟다고>
초라하네요. 젊음도 없고 몸도 마음도 상한 제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거였는데.. 그냥 아기를 위해 같이 기도하자고만 했어도.. 함께가 아니라도 좋은데..
현재 여자친구에겐 사귀는 건 이제 어차피 자유지만 그렇다면 진심으로 아기를 위해 같이 기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베오베의 글도 알려줬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누구에게라도 말해야 내가 죽지 않을 거 같아서 올렸다고 시간날 때 한 번 보라구요..
너무도 유치하고 부끄럽네요. 후회가 되지만.. 쿨하고 싶었지만 안되네요.
제 배설글에 관심갖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도 안읽어주셔도 괜찮고 그냥 제 얘기를 할 공간이 필요했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털어놓는 것 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찬찬히 힘들때마다 글 읽어볼게요. 힘내볼게요. 감사합니다. 언젠간 머리와 가슴으로 모든걸 받아드리고 저도 이런글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를 위해 아픈 과거를 끄집어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큰소리로 울 수 없는 제 상황이 너무 슬프지만 이렇게라도 힘내볼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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