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눈동자』는 무엇인가?
이 의문은 며칠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 괴롭혔다.
난 검은 눈동자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그 과정과 성과를 글로 남기고 있다.
첫번째 단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냈다.
단순한 트릭이다. 『검은 눈동자』, 일본어로는 黒い瞳(Kuroi Hitomi)가 된다.
kuroi hitomi를 역순으로 쓰면 imotih ioruk가 된다. 아무 의미 없는 말같아 보이지만,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구글은 이 단어를 '순다어'로 감지했다!
순다어... 자와섬 서부의 순다족이 사용하는 언어다. 영어로는 sundanese...
이걸로 뭘 어쩌라는 거지?
처음으로 무력함을 느꼈다. 애초에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내 감을 탓할 게 아니다!
그러던 중, 난 우연히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프랑스어 사전의 한 구절을 읽게 되었다.
"수비학(numérologie)에서 'sundanese'는 숫자 3을 의미한다."
수비학...!
수비학은 기원전으로부터 시작된 신비학문이다.
소름이 끼쳤다. 『검은 눈동자』는 기원전의 신비학문과도 연관되어 있단 말인가?
점점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수비학은 원체 비밀에 쌓여있던 고대의 학문이었기에, 현재는 그것을 다룬 서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담긴 오래된 서적 한 권을 찾아낼 수는 있었다.
Numerorum mysteria, Pietro Bongo가 1591년 쓴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라틴어 알파벳들은 각각 특정 숫자를 의미하도록 할당되어(be assigned) 있다.
1 = a, j, s,
2 = b, k, t,
3 = c, l, u,
4 = d, m, v,
5 = e, n, w,
6 = f, o, x,
7 = g, p, y,
8 = h, q, z,
9 = i, r,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black eyes』... 그것이 어떤 숫자로 치환되는 지 알아야 한다.
black eyes
23132 5751
이 숫자를 보자마자, 어떤 생각이 뇌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이건... 주소잖아?
정답이다!
23132, 5751. 이 숫자는 에스토니아의 외딴 교외지역을 가리키는 주소였다.
대체... 이 곳에 뭐가 있다는 걸까?
그리고 난...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KILLINGE-LOTA
KILLING LOLITA?!
숨이 막혔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킬링 로리타라니, 로리타(=로리)를 죽인다는 뜻인게 분명하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일 지도 모른다... 앞으로 조금이면, 『검은 눈동자』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킬링 로리타 도로에 무엇이 있는 지 알아야 한다!
이건 도대체...?
너무나 평화로운 곳이다. 이런 곳에 『검은 눈동자』의 비밀이 숨겨져 있단 말인가?
자, 잠깐!
저건... 오두막...?
그럴 리가 없다! 이 근방은 마을도 동물들의 서식지도 없는, 정말 외딴 평원이다.
이런 곳에 오두막이 있다고...?
그것도... 검.은.색.의...?
틀림없다...
저 오두막에 마지막 단서가... 『검은 눈동자』의 진실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출발해야 한다. 누군가 이미 내가 『검은 눈동자』의 뒤를 쫓고 있음을 눈치챘을 지도 모른다!
글은 여기서 잠깐 멈추겠다. 내가 에스토니아에서 되돌아오는 날, 나는 이 글을... 『검은 눈동자』의 진실을 찾는 여정을 끝마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