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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29312
    작성자 : 기모범
    추천 : 16
    조회수 : 995
    IP : 116.125.***.247
    댓글 : 91개
    등록시간 : 2014/12/11 20:52:2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9312 모바일
    처음 보는 꼬맹이 뼈해장국 먹는 법 가르쳐준 썰
    이미지 출처http://m.blog.naver.com/goldmanboau/220173430548


    혼자 감자탕집에서 뼈해장국 하나 시켜서 먹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 할아버지와 대여섯살 되보이는 손자가 나누는 대화 소리에 시선이 갔다.  




    "욘석아 요기 요 뼈에 고기가 다 붙어있는건데 요걸 버리면 어째(라임)"  



    "깨끗하게 다 발라 먹어야지~ (나를 가리키시며) 저기 저 형님 먹는거 봐봐."  



    순간 열댓평 남짓한 가게에 남아있는 시선이 내게 쏠린다..  


    한손엔 고기 등뼈, 다른 손엔 젓가락을 들고 뼈와 살을 분리 도중이었는데, 어쩐지 머쓱해서 꼬마를 향해 헤헤 하구선 웃어보였다.  




    그 할아버지는 거기에 그치지 않으시고 이어 꼬맹이에게 



     "저기 형님한테 형님~ 고기 먹는 법좀 알려주세요~ 하고 배워와." 



     라고 하신다..  그냥 하시는 말씀이겠거니 하고 국물을 입에 떠넣고 고개를 드는 순간, 꼬마는 어느새 할아버지에게 떠밀려 내 앞에 와 서있었다. 




     "어이구ㅋㅋ 형한테 배우러 왔어?" 


     "녜.." 


     "..음..잠깐 앉아봐." 



     할아버지가 옆에 계셔서일까..? 손자는 요즘 애들 답지않게 경계심없이 바로 털썩 앉았고,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를 봤을 때의 할아버지 표정은 이 꼬마가 진짜 나한테 갈 줄.. 그리고 또 내가 진짜로 살 발라먹는 법을 가르쳐줄 줄은 몰랐다는 오묘한 표정이셨지만 그래도 웃으며 지켜보시길래 등뼈 한 조각을 집어들고.. 시작 하기로 했다. 




     "자 이게 뼈가 많아서 먹기 불편하지?" 


     "녜.." 


     "그러면 먹기 좋게 이렇게 똑 부러트리면~"  



    연골 부분을 꺾어 부러트리다가 꼬마 얼굴에 국물이 튀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배움엔 대가가 따르는 법.




    "(휴지로 얼굴을 닦아주며) 어떻게?" 



     "?" 



    "똑~ 어떻게?" 



     "똑" 



     "그러치"



    호응이 좋다. 




    그 후에 뼈에 붙은 고기를 떼어내는건 어려운게 아니지만 그 고기를 소스에 찍어서 바로 먹거나, 모아놨다가 국물에 넣어서 먹거나 하는 중요한 결정은 너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르라고 어드바이스 해 주었다.  





    누가봐도 깨끗하게 잘 발라낸 뼈를 들고, 꼬마에게 묻는다. 




    "자~ 이제 꼬기는 다 먹었네? 그치"


    "녜.." 



    "근데.. 여기서 끝나면 허접이여."  






    또 다시 가게가 조용해짐을 느낀다. 




     "여기 이 구멍 보이지?" 



     "네.." 


     "츕츕" 



     "?" 




     "어떻게?" 




     "???" 




     "츕츕!" 





     "츕츕!" 






     "그렇지 츕츕! 미스터 츕 달콤하게 츕!"  




    스쳐 지나가는 꼬맹이지만 그래도 내게 배우는데 허투루 가르치고 싶진 않았다.  



    골수까지 쪽쪽 먹는 법을 알려주고 나서야 이제 됐다 싶었다.  할아버지께서도 '과연..'이라는 표정이셨다.  




    "자 이제 잘 먹을 수 있겠어?" 



     "녜!"  




    "그럼 니 자리로 돌아가서 해봐. 이건 형 고기니까.."



    자리로 돌아가 어설프지만 배운대로 열심히 먹는 꼬마를 보느라 식사 내내 시선을 뗄 수가 없었고.. 
    작은 해장국집은 손님들의 츕츕 거리는 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가볍게 작별인사를 하며 다음에 한 그릇 같이 먹자는 여지를 남겨두고 난 가게를 나섰다. 



    아.. 맛있었다..  





    앞으로 있을 꼬마의 뼈해장국 라이프에 무운을 빌며.. 피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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