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폰 카메라가 영 병맛이라 사진은 인터넷에 있는 것 구해다 올렸습니다.
제목처럼 얼마전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개조했습니다.
1.타고 다니던 자전거
삼천리 제오7 하이브리드 : 구입가 - 약 20만원
그냥 평범한 하이브리드 자전거입니다. 마트에 가거나 천변도로에서 운동겸 타는 정도로만 이용했습니다.
2.전기자전거 개조 이유
주식 배당금, 적금 이자, 교통사고 합의금 등을 합쳐서 대충 10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수십~100Km 이상의 장거리를 달려보고 싶었지만, 자전거는 둘째 치고 저 자신이 천변 역풍에서 헐떡거리며 가는 수준이라
잘못 갔다간 돌아오는 길은 택시가 될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원 정도로 자전거를 바꿔봤자 딱히 더 멀리 갈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솔직히 100만원 정도로 뭘 바꿔봤자 지금 타는 20만원 짜리보다 크게 나을 것 같지도 않았고요.
그러다가 전기자전거에 대해서 조사를 했고, 지금 있는 자전거에 개조킷을 달아서 쓰다가 나중에 자전거를 바꾸면 옮겨다는게
좋을 것 같아서 전기자전거 개조를 했습니다.
3.전기자전거 개조킷
모 회사의 중앙구동식 모터를 달았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가방이 배터리 가방이고,
그 아래 있는 동그런 부품이 모터입니다.
(핸들 중앙에 정보 표시용 디스플레이가 달렸고, 왼쪽에 스로틀 및 컨트롤러가 있습니다.)
모터 : 36V 350W
배터리 : 36V 12A
4.개조방법 및 개조가격
대리점을 찾아가 개조킷 구입과 설치를 맡겼습니다. 여러 대리점에 전화로 문의해보니 한 곳에서 추가 공임을 받지 않고 개조킷 가격만 받고
설치까지 해준다 하셔서 그 곳에서 했습니다.
개조킷 : 79만원
배터리 : 30만원
설치비 : 없음.
총계 : 109만원
참고로 최소사양(모터 250W, 배터리 9A)으로 맞추면 각각 10만원씩 떨어져서 총합 89만원이었는데, 제가 덩치도 크고 배터리는 넉넉한게 좋다고 해서 하나씩 올린겁니다.
5. 대충의 설능 설명
제가 설치한 모델은 페달링 없이 동력으로만 달리는 스로틀 기능과 페달링에 동력을 보조해주는 PAS방식 모두 사용 가능했습니다.
스로틀만으로 가면 운동도 전혀 안되고 배터리 소모도 극심하여 저는 PAS로 페달링 보조만 받았습니다.
디스플레이에 평속에 따른 동력 보조가 있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PAS 1(20Km/h이하) : 출발시 40~80W / 이후엔 동력 보조 0 -> 모터 저항에 무게 추가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개조 전보다 힘듭니다. ㅠㅠ
PAS 2(20~22Km/h) : 순풍시 0~80W / 역풍시 120~180W
PAS 3(22~25Km/h) : 순풍시 40~160W / 역풍시 200W 이상 (죽어라 밟으면 0W도 뜨더군요)
PAS 4(25~28Km/h) : 순풍이고 역풍이고 일단 200W 이상 (0W는 한 번도 안뜨는걸 보니 제 육체능력만으론 28Km/h가 불가능한가봅니다.)
PAS 5(30Km/h 이상) : 많이 쓰질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500~600W 이상도 뜨더군요. 이 모드는 언덕 올라갈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 엔진이 350W라면서 왜 500W 이상도 나오는가 : 36V에 350W 모터는 600W까지 출력이 나온다네요.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아마 단위나 계산법이 뭔가 다른가봅니다.)
첫 날 천변도로를 달려보고 경악했습니다. 평상시면 아무리 열심히 밟아도 추월당하고 점점 멀어져만 가던 자전거들을 PAS 3 정도면 어렵지않게 따라잡더군요. 무엇보다 역풍구간이라고 딱히 페달링이 힘들어지지 않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도로로 올라갈 때 오르막길을 한 번에 올라가는 것이 좋았고요.
다만 쇼바라곤 없는 하이브리드라 25Km/h 이상에선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승차감도 승차감이지만 브레이크가 약하다보니 돌발사태엔 대응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 하이브리드론 20~22Km/h 정도로 달리는게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여담으로 한 번은 달리던 중에 정말 모범적인 라이더의 모습(풀세팅 로드+쫄쫄이+헬멧+마스크+장갑+전용신발??+물병 등)을 한 분을 추월해서 지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꼴(하이브리드+트렁크 반바지+반팔 셔츠+운동화+척봐도 싸보이는 헬멧+백팩 매고있음 등)이 맘에 안드셨는지 다시 확 추월해서는 도로 천천히 가시더군요. 전 그게 또 뭐라고 따라올테면 따라와보라는 심보로 PAS 5로 올리고 막 가버렸습니다. 제 능력도 아니고 동력을 보조를 받는건데 뭐하러 쓸데없는데 호승심을 부렸나 후회됩니다. ;;
6. 첫 장거리 운행
목적지 : 대청댐
거리 : 왕복 60km
코스 특성 : 대부분 평지 구간이다가 대청댐에 가면서 점점 경사가 올라감.
주말에 아침 먹고 펑크 수리 키트 / 펌프 / 물 등을 챙겨서 대청댐으로 출발했습니다. 위의 코스 특성과 같이 대청댐 초입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한데 거의 다 갔다고 생각하는 곳부터 오르막길의 연속이더군요. 그 전까지는 PAS 2로 가급적 동력보조 100W 이상 뜨지 않도록 나름 열심히 밟으면서 갔는데, 오르막길에선 페달링은 평지와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PAS 4~5 + 저단으로 올라갔습니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대청댐에 도착했습니다.
오히려 올 때 고생을 좀 했는데, 브레이크가 원체 강한게 아니라 내리막길에서 속도 조절하면서 내려오느라 맘편히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적당히 숨이 차는 수준으로 페달링 유지한 채로 돌아왔습니다.
7.배터리 사용량 : 대청댐 도착시 5칸중 3칸 남음. 집 도착시 5칸중 1칸 남음.
오르막길이 꽤 많았던걸 고려했을 때 평지만 탄다면 80~100Km 정도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정리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게 힘들지 않았던건 좋았으나, 한 숨 자고나니 온몸이 안 쑤신 곳이 없더군요. 아무래도 자전거가 충격흡수하곤 담을 쌓은 모델이다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나중에 자전거를 새로 살 때는 MTB나 팻바이크를 구입해서 옮겨달아야겠습니다.
20만원짜리 자전거에 100만원짜리 개조킷을 다는게 썩 내키진 않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만족입니다. 제가 120만원짜리 자전거를 사봤자 이런 만족감은 느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분명 비싸긴 하지만 그정도 돈 값어치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일단은 평지 25Km/h 정도에서 역풍이 아닌 이상 동력 보조 0W로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