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스포일러 천지입니다. 읽지 않으신 분은 주의 요망.
여전히 이 작가는 글 잘 쓰네요. 10,11권까지 쌓아만 두던 폭탄을 슬쩍 보여줬다는 느낌의 권이었습니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과연 막을 수 있을까요?... 같은. 써놓고보니 서스펜스네요.
부제가 소년만화인 건 묘하게 그런 느낌의 전개로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의 대화 장면이 특히 그랬습니다. 최종보스인 마마노시타가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하고, 하치만, 유키노, 유이, 이로하, 거기에 히라츠카 선생님과 하루노까지, 기존의 모든 등장인물이 힘을 합쳐 최종보스를 막아내고 메데타시 메데타시..! 가 생각나서 조금 웃었습니다. 엄밀히는 이번 권에서 뒤의 둘은 방관 이상은 안 했지만, 앞으로도 안 할지는 글쎄요. ‘어른’ 둘도 나름의 성장을 이뤄줘야 될 테고, 마침 딱 좋은 먹잇감도 있는데 놓치면 내여귀스러운 결말밖에 안 나올 테니. 물론 아닐 수도 있는데, 전 이 작가 역량을 그렇게 신뢰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까지는 고등학생들 사이의 갈등이라면, 이번에 들고나온 문제는 상당히 큽니다. 폭탄이라고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학교 전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까지 포괄하는 문제인데 그게 등장인물들이 엮여서 기존에 품고 있던 갈등까지 종합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대단원다운 스케일입니다. 이 작가는 정석과 다르게 풀어나갈 역량이 없을 거라 생각되니(..) 어떻게 끝나는가는 사실 지금도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관건은 정해진 결말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사실 진히로인은 저로서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제목에 맞게 봇치엔딩이 나와도 좋습니다. 잘만 쓰면. 물론 마지막에 루미가 얼굴 비춰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이번 권은 존재까지 잊고 있던 자이모쿠자도 얼굴 비추는 올스타 라인업이었는데 루미가 안 나오더군요. 흐음. (루미가 5권 단위로 나온다는 가설까지 생각해봤습니다. 4권, 9권, 그리고.. 14권!)
개인적으로 바라는 엔딩은 현실적으로 다들 벌레씹는 느낌으로 끝나고 그러면서 얻은 것도 어느정도 있고. 이게 어른이 된다는 거구나, 하고 하치만이 독백하고 마지막에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로 끝나고. 그리고 후기로 14.5권 후일담 예고하는 걸 기대합니다.
총평도 써볼까 했는데 이래서야 애매해졌습니다. 에바 서만 보고 에바 다 봤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말까지는 미뤄둘 수밖에. 일단 12권 자체만 보면 ‘이 내용을 2년 반씩 미룰 필요 있었나?’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다만 일러스트 배치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퐁칸 씨도 유명세만큼은 잘 그리게 되었구나 싶어요. 1권의 그거와 비교하면. 왠지 그림체도 2년 사이에 바뀐 느낌이고.
출처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1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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