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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긴 개소리 타임
[10년마다 사각형, 삼각형, 사각형, 삼각형이 반복되는 푸딩이 있다]
1. 내가 처음 그 푸딩을 보았을 때, 그것은 사각형이었다. 근데 10년이 지나니까 삼각형 모양의 푸딩이 되었다. 근데 다시 사각형, 삼각형, 사각형, 삼각형으로 바뀌더라.
그럼 이 푸딩의 모양은 무엇인가?
2. 근데 내가 사람이다 보니 처음에 10년 동안 확실히 푸딩의 모양은 사각형이라고 생각해왔다. 근데 어느 날 삼각형으로 바뀌더라. 나에겐 푸딩이 사각형이었다는 많은 증거와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난 순수하게 지금 이 푸딩이 삼각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3. 아! 근데 내 친구A는 이 푸딩이 삼각형일 때 처음 보았고 10년 동안 삼각형이라고 믿어왔다. 근데 사각형으로 바뀌니까 믿지 못하고 삼각형이라고 주장하더라. 내가 아무리 사각형이라고 말해도 믿지 못하더라. 내가 처음 봤을 때 그것은 삼각형이었다 라고 말하니 그 친구A는 그것을 처음 봤을 때 삼각형이라고 말하더라.
4. 그래서 다른 친구B에게 가서 내가 경험한것과 많은 증거를 보여주니까 친구B도 사각형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아! 근데 친구A는 친구C에게 들고가서 삼각형이라고 설득한 모양이다. 친구C에게 아무리 사각형이라고 설명해도 삼각형이란다. 푸딩을 제대로 관찰한적도 없으면서!
5. 짜증나서 엄마한테 물어봤다. 엄마도 가끔 그 푸딩을 봤단다. 근데 엄마가 볼 때는 사각형일때가 10번, 삼각형일때가 30번이었단다. 그래서 삼각형이란다. 왜? 엄마는 그냥 삼각형일 때 우연히 더 많이 본것일 뿐이면서!!
6. 지금은 푸딩이 삼각형인데 2년만 지나면 다시 사각형이 될꺼다. 그러니까 2년을 기다리자. 그렇게 2년이 지나고 친구A에게 들고가니까 그래도 삼각형이란다. 다시 삼각형으로 돌아간다나? 그게 아니라 지금이 원래대로 돌아온거라고!
7. 친구A와 오랜 토론 끝에 이 푸딩은 삼각형도 아니고 사각형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교수님께 사진과 함께 이메일로 설명을 드리니까 반응이 이상하다. 이제까지는 바뀌어왔는데 또 10년후에 바뀔지 안바뀔지는 어떻게 아냐고?
8. 난 더 이상 나의 시각을 믿지 않기로 했다. 산소가 있는데 우리는 산소를 볼 수 없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다보면 멀리 도로가 반짝거리는 현상이 있다. 근데 가까이 가면 없어지는데 빛이 난반사를 일으켜서 그런거란다. 더 이상 내 눈은 믿을것이 못된다. 사실 저 푸딩은 삼각형도 사각형도 아니다.
9. 그래서 이성적으로 판단해보기로 했다. 여러 실험으로 빛도 쏘아보고 만져도 보고 무게도 달아보고 여러 가지를 해본 결과 이것은 '다이아몬드 모양'이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성이라고 생각한 것 조차도 확실하다는 보장이 없다. 내 눈도 자극에 대한 반응일 뿐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도 복잡한 자극과 반응에 지나지 않지 않는가? 또, 생각은 기억과 언어에 근거한다. 근데 우리 오감도 기억과 언어에 근거한다. 감각과 생각이 뭐가 다르지? 좀더 복잡할 뿐이잖아
10. 아, 머리가 터지겠어서 그냥 길가는 사람보고 이 푸딩의 모양이 무슨 모양인지 물어보았다. 근데 나보고 병.신이란다. 무슨 모양이던 맛있게 먹으면 되는걸 왜 난리냐고... 푸딩을 이해하기 위해서 난 푸딩을 푸딩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만 있었나보다. 오랜 시간동안 너무 많은 생각이 푸딩은 음식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가끔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이상한 쪽으로 빠질 수도 있나보다.
P.S- 푸딩을 먹고 집에 와서 누워있다가 보니까 떠오른 생각이 있다.
[벌써 먹어버린 그것은 음식이라는 것이 모양보다 중요했다. 음식은 먹는 것이 중요하지 모양이 먼저가 아니니까...
근데 사실 그게 음식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게 어떻게 음식이라고 확신할 수 있지?]
ㅡㅡㅡㅡㅡㅡ 개솔이(이름은 '솔'. 성은 '개'입니다)는 우리집 개 이름입니다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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