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뽑기방을 크게 운영중입니다.
메인 상권에 가게 두개를 붙여서 기계 25대 설치해서 장사하고있는데,
진상들과 인식때문에 멘붕이 오네요.
최근 베오베 간 뽑기 글에도 댓글을 남겼다가 양아치라는 소리를 듣고 일부의 손님이지만 꽤 많은 분들이 힘빼놓는다 인형 그냥 놓아버린다 등등의 이유로 양아치이 장사꾼이니 하시는데...
하...
가식하나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형 하나의 원가는 최소 3~4천원부터 시작합니다. 저희가 공장에서 떼 오는 '가품'의 가격이요.
물론 그보다 싼 가격의 인형이 있지만 그 인형은 누가봐도 퀄리티도 별로고 재료도 좋지않은 인형입니다.
최소한 이쁘고 뽑을만 하다 할 정도의 가품의 가격이 인형 하나에 3~4천원입니다.
정품인형의 가격은 개당 5천원이 넘어가는게 많구요.
그런 인형을 수천개 공장에서 떼 와서 기계에 넣는데,
그 기계 가격도 한대에 2백이상합니다. 또한 가게 월세도 내야하죠. 전기세도 내야하고 세금신고도 해야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곳에서 많은 돈이 나가는데 업주 입장에선 최소 4천원짜리 인형으로 수익을 창출해야합니다.
저희 매장이야 큰 매장이고 인형을 한번에 대량구매를 하는지라 인형 무게에 맞게 힘 세팅을 해서
인형뽑는법을 조금 아시는분은 작정하면 한 기계안에 인형 다 털어갈정도로 해 놓습니다.
인형하나에 4천원에 떼오는데 오천원 미만으로 뽑아가면 저희는 손해입니다.
그래서 출구통 앞에서 놓게 설정이 되어있죠. 이는 인형뽑기가 예전부터 유행했던 일본에서 넘어온 방식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해답을 찾고, 그 방식이 소위말하는 '탑을 쌓아서 넘기는 방식' 입니다.
어쨌든 인형 무게에따라 힘을 설정해놨다면 출구통 앞까지는 집어 갈 것이고 출구 앞에서 놓는다고 해도 몇번 그렇게 집었다 놨다 해서 출구통보다 높게 인형을 쌓은 뒤 넘겨버리는 방식이죠.
전문 털이범들이 오면 그날은 손해보는걸 각오하고 장사합니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들이 양아치니 뭐니 수근거리고, 고장이나 돈 먹었을 때 등등의 상황에 전화하라고 붙여둔 제 번호로 밤낮없이 전화해서 신고하니 뭐니 욕해댑디다.
신고 하라 그럽니다. 저희는 어떤 법도 어긴적 없고 양심적으로 장사합니다.
할 일 없어보이지만 업주들은 창고에 물건도 받으러 가야하고 인형이 빠질때마다 가서 채워주고 잘 집히도록 세팅해주고 등등 관리할게 많습니다.
그런데 니네가 무슨 일을 하냐며 자고있는 새벽 3~4시에 전화와서 욕하면 그래서는 안되지만 손님한테 쌍욕하고싶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분들은 그러지 않겠지만...
저희도 힘듭니다.
그 상권에 독점해서 뽑기방을 운영하면 월급쟁이 부럽지 않을정도로 버는게 사실이나,
요즘은 좀 괜찮은 상권이다 하면 너도나도 차려대는지라 이것도 힘듭니다.
투자금이 있어서 쉽게 빼지도 못하지요.
다른 업종이 가격과 맛으로 경쟁을 한다면 저희는 인형 구색과 힘으로 경쟁을 합니다.
힘 다빼놓고 인형 안나게해서 돈 벌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올까요?
음식점으로 비교하면 맛 없는 가게는 다시 가십니까?
절대 아니죠.
위와 같은 이유로 저희 가게는 주변 그 어떤 가게보다 잘 뽑히게 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가게 유리 깨고 기계에 침뱉고
매직으로 낙서하고 기계 조이스틱에 본드칠해놓고...
회오리치기한다며 돌리다가 조이스틱 부숴지고 안에 집게발 휘고 기계 유리 기스나고 모터 나가고...
여러 종류의 진상이 있습니다.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안뽑혀서 화가 나시는건 알겠는데, 스테이크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듯이 인형뽑기도 잘 뽑는 방식이있습니다.
유투브에 다 나와있어요.
새벽에 안뽑힌다고 사기친다며 욕하길래 자다말고 나가서 기계 문 안열고 제 돈넣고 제가 뽑는거 보여주면 사과도 안하고 그냥 쌩 나가버립니다.
욕하는 당신들은 욕 실컷하고 그냥 가면 될 일이지만 욕먹는 업주입장에서는 자다가 또는 쉬다가 욕먹고 나가서 사과도 못받으면 진짜 화가 치밉니다.
정말 그 인형을 가지고싶으면 구매를 하세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 정직하게 장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가게 유리를 누가 깨고 튀어서 푸념글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