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흔한 괴담 중에서 "자네가 주임원사인가?"라는 괴담이 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나 동조하는 덧글을 쓰는 사람들 보면... 군필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
육군 주임원사는 대대급부터 육본까지 존재하며, 그에 따라 휘장이 변한다.
즉, 대대부터 육본까지 근무하는 육군 부사관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한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다.
인터넷상으로 '쏘가리'라고 불리우는 신임 소위들도 알고 있다.
또한, 교육기관에서 부사관들과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임관하기 전에 기본적인 부대관리 팁을 배우
기 때문에 그럴 일이 전혀 없다.
장교와 부사관은 수직적 계급으로 보면, 분명 장교가 부사관보다 상급 계급이며, 특별히 장교가 부족하
여 소대장 공백기가 있거나 특별한 편제 규모(연대의 경우 편제상 수송중대가 되어야 맞지만 소위급 이
상 장교가 부족하여, 보통 준위가 지휘를 하게 되고 이러한 이유로 수송중대가 아닌, 수송대가 된다.)가
아닌 이상 지휘견장을 착용할 수 없다.
이 지휘권이라는 것이 있어야 병력을 지휘하고 통제를 할 수 있는 지휘자 또는 지휘관이 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수송대장인 준위의 경우 실질적인 병력을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지휘권이 없기 때문
에 관련된 중대의 중대장의 통제를 받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포상휴가의 경우도 직접 발행할 수 없고,
건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휘와 통제 그리고 부대관리와 교육훈련이라는 중책을 맡은 장교는 1군에서 2작전사령부로
2작전사령부에서 3군으로 보직이 이동되기도 하고 보직도 여러가지를 거치게 된다. 짧은 보직기관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긴 보직기간과 해 부대에서 훈련 등의 노하우가 풍부한 부사관에게
장교는 가끔 팁을 요청하고 부사관의 의사를 존중하는데 이를 보고 가끔 소수의 병사들은 장교들이
부사관에게 밀린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장교를 폄하하는 경우가 생긴다.
09년도에 장교로 임관한 나 역시 처음에는 부사관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수 밖에 없었
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범을 꾸준히 공부하고 실무에도 신경을 쓰게 되면서 3개월이 지나니, 직책
상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었고, 통신장교다 보니 통신작업을 직접하는 것도 필요한데, 통신
작업능력도 관련직책에서 4년차인 부사관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 물론, 여러가지로 부사관의 조언
을 참고한다. 그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업무처리와 부대관리, 교육훈련에는 필요하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평소 존경하는 중대장님과 같은 전반적인 통신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선
뿐만 아니라, 교환과 무전 그리고 전산까지 열심히 배웠고 실무도 참여했다. 이중 전산을 제외한 교
환과 무전 분야는 담당 부사관에 비해 경험적인 면에서 미치지는 못하지만, 올바른 통제, 지휘를 바
탕으로 지휘관의 의도에 부합하여 임무수행이 가능하다.(나 자신은 제한적이나 나를 지원해줄 전우
가 있기 때문에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교육훈련과 기타 행정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 처음에는 자기 자신 것에 충실하라는
의견들도 들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으며, 오히려 나에게 조언을 구
하기도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크게 힘들이지 않은 것 같았으나, 당시에는 나와 관련이 없는 통신분
야는 관련 부사관과 병사들의 불만도 상당히 존재했다.(하지만 이러한 불만은 군대에 있어서는 자연
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 군인은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다방면으로 장교로써 노력하여 좋은 점은 다방면으로 이해가 높아 오히려 다방면으로 이해하지 못하
는 부사관이나 병사들을 신속하고 간결하게 지휘 및 통제가 가능하고 필요하다면 일손을 거들 수 있
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잘못된 상환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상급자가 하급자보다 특정분야에 대한 이해력과 경험이 많다고 가정한다면, 지휘자 또는 지휘관
은 통제형 지휘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통제형 지휘와 임무형 지휘 모두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완벽히 자기 자신을 통제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장교, 부사관, 병사 모두가 범하기 쉬우며 그러기 때문에 계급을 떠나서 서로의 대화를
나누고 의사소통을 해야 전투역량이 상승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통하여 부대가 하나로 단결
된다.
무능력한 장교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무능력한 부사관도 있다. 마찬가지로 유능한 장교도 존재하며,
유능한 부사관도 존재한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군생활에서 본 착각 또는 군 미필이 군필인
척하면서 쓰는 글 때문에 가끔 기분이 불쾌할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장교가 못하면 상병이나 병장에게 먹힌다는 이상한 논리다. 그리고, 그러한 논리에 대한
"상병, 병장이 솔직히 알면 얼마나 알겠나?" 이것이 내 생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과업, 그
리고 일과 등은 반복적으로 수행해왔기 때문에 알고 있겠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무엇보다
위의 논리는 상급자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하극상이나 다름이 없다. 한마디로 군대에
서 가장 추악한 행위라는 것이다.
병력 지휘 및 통제 그리고 신속정확한 판단능력, 위기대처능력과 훈련수행할 수 있는 적 전술과 보
병전술(통신장교의 경우 통신전술 포함)과 아군과 적군의 편제를 알고 있는가? 개인임무카드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병사다. 병사가 무능력한 것이 아니라 병사가 배울 수 있는 교육의 한계
라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내가 병사였을 때 소대장은 어쩌구 저쩌구, 중대장은 어쩌구
, 저쩌구 하는 인간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얼마나 본인이 군생활을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
이등병일때 어리숙 했던 것을 기억하라.
이렇게 글을 쓰면, "장교가 병사에 대해서 뭘 알아?"라고 반발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항해사로 병역특례를 했었고, 군 장교가 되고 싶어 병역
특례로 입사한 기업에서 퇴사하고 병사로 입대하여 전방사단 GOP부대에서 FEBA대대까지 병 생활
을 했었기 때문에, 병사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며 군생활은 짧지만 년수로는 5년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왠만한 병장으로 전역한 밀리터리 매니아나 논객보다 군생활은 오래했다.
처음 장교로 군생활을 시작할 때, 병사에 대해서 잘 알 것이라고 착각했으나, 세대가 달라서 가치관
등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위에서 병사들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
병사들이 그렇게 잘한다면, 군 교육기관이 왜 필요하겠는가? 전시가 아닌 지금도 현지임관시키는 것
이 최선책인데 말이다.
글이 두서가 없었지만... 일단, 이상한 괴담으로 민간인으로 하여금 대군불신을 일으키거나, 장교와
부사관 그리고 앞으로 미래의 장교와 부사관을 껄끄럽게 만드는 그러한 괴담이 없어졌으면 한다.
적어도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그런 경우는 전혀 본 적이 없고 주변 부사관들에게도 그런 사건을 들
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출처-"자네가 주임원사인가?"라는 괴담에 대하여... 1(http://blog.naver.com/kyh5036/10107194284)|작성자 유노로스
"자네가 주임원사인가?"라는 괴담에 대하여... 1"을 이어서 글을 쓴다...
군에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사 그리고 군무원이 존재한다.
그리고 위 4계층에서도 각각 전문화되고 특화되어 병과라는 것이 나뉘고,
이 병과에서는 또 직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렇게 세부화된다는 것은 군대는 특수하긴 하지만 역시 하나의 사회이며
사회가 올바르게 운영될려면 장교부터 부사관까지 모두 해야할 일이 있고
그것을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사람 인(人)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훈련 때 행군을 하다보
면 힘들어하는 인원이 분명 있다. 체력이 약하거나 선천적으로 행군에 적
합하지 않으면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행군을 하면서 뒤쳐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군인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따라갈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몸이 갑
자기 정신은 각성상태이지만, 통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생긴다. 이를 '퍼
졌다'라고 군대에서는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퍼진 인원을 포기하지
않는다. 뒤에서 군장을 멘 인원을 밀어주는데 그 자세가 딱 사람 인(人)
이다.
행군이라는 것은 누구나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내가 갑자기 힘들어져서
군장이 버겹게 느껴지고 몸이 너무나 무거울 때, 누군가가 날 도와준다
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 사람 역시 무거운 군장 때문에 고통
을 겪고 있을텐데 말이다.
미안한 마음과 함께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려지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근성은 군인으로 하여금,
성숙하게 만든다. 아무리 군대도 경쟁사회라고는 하지만, 사람 사는 곳
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오히려 일반사회보다 더 인간미가 넘치는 곳
임을 반증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군인이라면 누구나 짊어져야 할 것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군장부터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군장이 있다. 무형적인
군장은 자신의 임무요, 책임이요, 수명(受命: 명령을 받음)이다.
때로는 무형적인 군장이 더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
혼자라고 느낄 수도 있고 고독과 스트레스가 끊임없이 괴롭힌다.
하지만, 내가 걸어야 할 길을 기꺼이 같이 걷는 이가 상급자든, 하급자든
존재하기에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군인은 완수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난 교육기관에서도 건성 건성으로 했다.
양성반 때는 "어떻게든 임관만 하자."라는 생각이었고, 초등군사반 시절
에는 임관했으니 이룰려고 하는 목적을 이루었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보직을 받고 자대에 왔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니 정말 힘들었다.
9시가 되면 이등병도 자기 할 일을 찾아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그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책상에만 앉아 있었고, 행정반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 부담스러웠다.
부끄럽지만,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휘관과 부사관 그리고 병
사들에게 다가갔다. 아무 것도 모르니, 이등병에게도 모르는 것을 배웠
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
이며, 하급자가 알고 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하급자에게 물어보고 배
우는 자세를 절대로 부끄러워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장교는 임기가 짧지만 부사관은 임기가 길다. 그리고 장교와 병사 사이
에서 중계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군대에 있어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리고 지휘관은 부대의 대표이자 책임을 지기 때문에 아버지라
고 한다. 그리고 병사들은 자식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내나 자식에게 자신이 모르는 것을 물어보거나 애
써 감출 필요가 있나? 아내나 자식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 사회 전반적인 활동을 한다면 어머니는 가사활동에 전담하
며, 자식들은 부모가 걱정하지 않게 올바르게 자라는 것이 자신이 해
야할 일이다. 하지만 가끔 아버지가 가사를 도와줄 수 있고 어머니가
사회활동을 할 수 있으며 부모가 경제활동능력을 상실한다면 기꺼이
부모에게 봉양을 하는 것이 자식이다.
그런데 서로를 이간질하려는 민감한 글들을 보면 난처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아버지가 아내와 부모를 믿지 못하며, 아내가 남편을 남편으
로 인정하지 않고 자식을 믿지 못하며, 자식은 부모를 무시한다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실질적으로 그런 가정이 거의 없는 것처럼 군대 역시 마찬가지다.
출처 - "자네가 주임원사인가?"라는 괴담에 대하여... 2(http://blog.naver.com/kyh5036/10107196876)|작성자 유노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