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라고 부르기도 뭔가 망설여져 처음에 혁아 혁아 하면서 장난쳤는데 오빠 하면 너무 아련한 거 같아서ㅋㅋㅋ 부르는 거 달라진 것만 봐도 알겠다 마음 달라진 거..
오빠 진지충 설명충에 생각도 많다고 그랬잖아, 그거 진짜였으면 좋겠다. 나도 진지충에 구구절절충이거든 사실! 나만 이런 거면 민망할 테니까. 오빠한테 그렇게 스토커처럼 줄줄줄 문자에 톡에 난리를 쳐놓고도 하고 싶은 말 너무너무 많은 거 알아? 아 나 같아도 나 차단하고 싶었을 것 같아 내 얘기만 이렇게 늘어놓는 피곤한 성격이라니~~~
어차피 다 끝난 마당에 마음 숨겨봤자 뭐하나 싶어서 다 고백한다! 나 오빠 좋아한 거 맞는 거 같다, 말도 안 되지만! 그날 내 방에서, 거짓말한 거 있다고 사실은 오빠 좋아하는 거 같다고 그랬잖아. 사실은 거짓말했던 게 아니고 그 날 같이 있으면서 점점 확신이 생겨서 말했던 거다! 그렇게 보면 볼수록 더 좋아질 거 같더라 너는. 생각해보면 오빠가 진짜 귀신이네 어떻게 그 마음 딱 알고 그렇게 칼같이 끊어내냐 ~~~
사귀자 말하고 연애를 해도 100일은 지나야 그 사람이 좀 편해지고 좋아하는 마음을 느낄 여유가 생기던데, 어쩜 너는 그 며칠동안 내 마음을 그렇게 확신하게 했을까?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서 커피만 마셨는데. 오빠 이거 또 착각인 거라고 스쳐가는 감정이라고 하려나ㅎㅎ 나도 누구 좋아하는 느낌 뭔지 알거든! 그건 확실히 좋아하는 마음이었어, 슬프게도 ㅠㅠ
나 오빠랑 연락 한 동안 김칫국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지? 심지어 처음엔 이런 마음 아니었으니까, 진짜로 며칠 안 되는 시간동안 별 생각을 다 했어ㅋㅋ 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감정 주체 못하고 줄줄이 편지 쓰는 거 좋아하는데, 요며칠 상상 속에서 너한테 손편지를 몇 장이나 눌러 썼는지 몰라. 너를 좋아하게 되고, 또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날을 부끄럽지만 엄청 상상해봤거든. 뭔가 너한텐 할 말이 끊임없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쩜 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데 상대방 피곤하게 하는 방법밖에 모를까ㅠㅠ
야 그렇다고 나 막 그렇게 쉽게 사랑에 빠지고 착각하고 막 그런 스타일은 아니야 진짜로. 믿기 힘들겠지만. 하필 내 인생 처음으로 이렇게 쉽게 빠져버린 상대가 너인 것일 뿐ㅠㅠ
나 너랑 진짜 별 거 다 했어 ㅋㅋㅋ 꼬기도 먹고.. 아메리카노에 케이크도 먹고... 회에 쏘주도 먹고... 취하고... 다음날 못 걷고 .... ㅋㅋㅋㅋㅋ 드라이브도 하고.. 바다도 가고.. 풀빌라도 가고... 가서... 풀에서... 휴우... ㅋㅋㅋㅋ 너랑 해본 거 진짜 많다 나는! 다 머릿속에서 한 거라 아쉬운 게 문제지만은... 니가 먹자고 하자고 가자고 할 때 다 먹고 하고 따라갈걸. 괜히 튕기다가 아무것도 못했다!
오빠한테 궁금한 거 많다고 했잖아. 사실 별 것도 아니었어. 시부레는 어디서 나온 말인지, 무엇?하는 말투는 어디서 배운 건지 (+이 말투 쓸 때 왜이리 귀여운지!), 속초에 많다던 예쁜 카페들은 어딘지 (+나도 데려갈 수 있는지!), 강아지 그렇게 데리고 어디 갔던 건지(+나도 데려갈 수 있는지!), 그때 너무 야해서 못 말한다던 헌팅썰은 뭐였는지ㅋㅋㅋ 뭐 이런 거 있잖아, 진짜 별 거 아닌 거. 그런 거였어. 시시하지 ㅎㅎㅎ 너랑 시시콜콜한 얘기만 했는데 그걸 들으면서 그것보다 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그랬어. 너랑 톡한 거 읽고 또 읽으면서, 다시 물어봐야지 하고 캡쳐 해놓은 것만 수십장이더라고.
뭐 그 때 그렇게 갑자기 나 차단해버린 이유는 뭔지, 또 자꾸 풀었다 말았다 했던 이유는 뭔지, 왜 처음엔 진짜 나랑 연애할 것처럼 말했었는지, 갑자기 마음이 변한건지, 내 어디가 좋았는지 또 어디가 안 좋아졌는지, 왜 그 날 내 머리는 쓰다듬었으면서 뽀뽀는 그렇게 기를 쓰고 안 해줬는지 ㅋㅋㅋㅋ 그런 어려운 이야기들도 궁금했고!
오빠는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상처가 그렇게 많은지,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오빠 어디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지, 그 사람하곤 어떻게 만나서 왜 헤어졌는지. 뭐 그런 더 어려운 이야기도 궁금했었어.
진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말로 밖엔 표현이 안 된다. 궁금한 사람. 더 알고 싶었던 사람. 오빠는 진짜 궁금한 사람이었어. 오빠가 다 거짓말하고 숨겨서 더 궁금했던 걸까 싶기도 하고ㅋㅋㅋ 진짜 많은데 결국 아무것도 못 물어봤네 아쉽다.
아 오빠 그때 좀 재울걸. 맨날 네시 다섯시까지 안 재우고 떠들었더니 나눈 이야기가 쓸데없이 너무 많아서.. 그만큼 기억나는 것도 궁금한 것도 많아 ㅠㅠ 이렇게 될 줄 알았음 적당히 떠들걸 에휴. 몇 번씩이나 읽어보지도 말걸 쓸데없이 단어 하나하나까지 다 머리에 남아가지구 죽겠다.
오빠는 거짓말을 진짜 못하는 사람이었을까, 진짜 잘하는 사람이었을까? 나 차단하지 말라고, 한 번만 더 봐달라고 연락만 해달라고 할 때 대답 못하고 얼버무리던 모습 보면 거짓말 못 하는 사람 같은데. 또 나 별로냐고 찌질하다고 귀찮냐고 물을 때는 말도 끝나기 전에 그런 생각 안했다고 그러더라, 안 찌질하고 안 귀찮을 수가 없을텐데 말이지 ~~~~
나 사실은 되게 오만한 생각 했던 것 같아. 오빠가 자꾸 오빠를 깎아내리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러는 거야. 내가 보기엔 내가 느끼기엔 되게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그래서 뭔가 속상하고 안타깝고 그랬다? 그래서 내가 오빠 옆에서 오빤 좋은 사람이란 거 알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진짜 주제 넘는 생각 엄청 했지 혼자서 ㅋㅋㅋㅋ
오빠 말이야. 자기는 별로라고 그렇게 잘 깎아내리면서 나한텐 장난으로라도 나쁜 말 한 마디도 안 한 거 알아? 내가 오빠랑 톡한 거 약 500번 정독해본 결과야 신기하지ㅋㅋㅋ 그래서 더 모르겠다 오빤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진짜 책 내볼 생각 없어? 무슨 내용이든 좋을 것 같아. 닳고 닳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읽고 싶을 것 같아 정말로.
오빠가 감정 깊어지는 걸 너무 싫어하는 것 같아서 나도 최대한 아닌 척 하려고 했는데 결국 너무 티내버려서 다 망했어ㅠㅠ 오빠는.. 진짜 내가 너무 좋아질까봐 무서워서였어, 아님 싫어졌는데 솔직하게 말 못한 거였어? 진짜 이거 하나만 확실하게 듣고 싶었는데. 음.. 들었으면 더 널 못 놓았을 수도 있겠다. 하긴 뭐 이러나저러나 니가 용기 없어서 비겁하게 도망친 찌질이인 건 똑같지! 쒸익.. 덩치 크면 뭐하냐 진짜 쓸데 하나도 없네 아무리 봐도.
그래 뭐, 오빠 어쩌면 나한테 발목 잡히기 전에 미리 도망간 거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도 몰라.. 나 오빠 얼마나 알고 지냈다고 이렇게 망상하면서 주절주절 떠드는 거 봐봐 ㅋㅋㅋ 계속 연락했으면 엄청 피곤해질 뻔 했지! 매일매일 딱 붙어서 재잘재잘 내 얘기만 해댔을 것 같아. 아니지, 내 얘기보다 오빠 얘기 해달라고 쫄랐을 거야! 근데 그거 은근 귀여웠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 ~~~~ 귀여운 거 못 봐서 아쉬워야하는 건 넌데 왜 내가 아쉽냐 ~~~
나 그렇게 찌질하게 안 했으면, 내 마음 더 숨겼으면 오빠랑 연락 더 할 수 있었을까? 아냐 근데 그러기 전에도 이미 나 차단해버렸었잖아ㅠㅠ 진짜진짜 찌질했어도 그게 매 순간의 내 진짜 마음이긴 했다! 나 글쓰기 잘 한다고 논리적이라고 뱉어놨는데 막상 문자랑 톡은 횡설수설 해놓기만 해서 좀 창피해... 지금 이 글도 나중에 보면 뭔 그런 뻘짓을 했냐 창피하겠지만 진짜 다 진심이니까 괜찮..겠지? 삭제하면.. 앞부분만 보이니까.. 괜찮을거야.. 허허
오빠!
이건 그냥 좋아하는 마음 아니구 진짜 진짜 리얼루 핵 진심으루 좋아하는 마음이다. 널 얼마나 안다고 얼마나 알았다고 이렇게 함부로 말하나 싶겠지만 이건 진짜 함부로 말 하고 싶다, 이거 진짜야 오빠. 어차피 끝인데 좀 솔직하게 질러본다! 아 진짜 많이 생각나고 아쉬울 것 같애. 이것도 다 계산된 거라면 너 진짜 대단한 사람이당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진짜로. 너 이렇게 쩌는 사람이었냐 ㅎㅎ 뭐지 진짜 책 써도 되겠는데 ?!!! 재수없어!
오빠가 그렇게 별로라던 오빠 진짜 모습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오빠는 진짜 너무 좋은 사람이었어. 나 그렇게 끊어낸 마지막 그 모습까지 나는 너무 좋아보였어 진짜 웃기지? 나쁜 말 하나도 없이 그렇게 확실하게 끊어내다니. 아 오빠가 한 건 다 좋아보이네 뭐지; 휴 진짜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빠질 수가 있나 싶다 ~~~
진짜 너무 아쉽다 그렇게 매달리지 말걸.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차분하게 말할걸.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쉽고 후회된다 나는! 진짜 이렇게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눈물도 나더라. 진짜 웃기지 나ㅋㅋㅋㅋ 혼자 오바란 오바는 다해 아주~~~~~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그냥 호기심일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믿으라고 했잖아 오빠가. 아 난 진짜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지난 3주 동안의 너와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몇 번을 고쳐 쓰면서 나는 더 확신했어, 오빠를 진짜 좋아하게 돼버렸구나. 이걸 읽을지 안 읽을지 모르지만 혹시나 읽는다면 오빠도 더 확신하겠지, 얘랑은 진짜 연락하면 안 되겠구나. 마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너무 슬프네 참 진짜!
야!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서 니 마음 흔들어놔서 미안타! 내가 진짜 어쩔 수 없는 매력쟁이라서! 그리고 답지 않게 자꾸 떼쓰고 부담준 건 더 미안해 흑..
맞다 진짜 얘기하고 싶었던 거 있는데, 나 오빠가 하는 말을 가볍게 여기거나 흘려들은 게 절대 아니라. 오빠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에 좀 편하게 느꼈으면 좋겠는 마음에 일부러 더 가볍게 받아치고 그랬던 거였어. 나도 나름대로 생각 많이 했어, 어떤 마음일까. 별 거 아닌 게 어디 있겠어, 오빠도 고민 엄청 하고 말해준 거였을 텐데. 그렇게 누워서 핸드폰 화면 두드리기보다 진짜 만나서 니 눈 니 표정 보면서 듣고 싶었어, 그런 깊은 이야기. 그리고 니가 스스로 말하고 싶어질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면서 가까워지고 싶었어. 결국 기회가 없었지만..
이건 자꾸 오빠가 한 말이 마음에 걸려서 꼭 얘기하고 싶었던 거야, 나 진짜 가볍게 생각한 적 없다고. 너랑 진지한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무슨 이야기든 나누고 싶었다고ㅠㅠ..억울해! 나 그렇게 생각 짧은 애는 아닌데! 나도 사연 많고 상처 많고 생각 많다 색갸!
오빠 생각 많은 사람이라고 했지! 나도 나름 생각 많은 사람인데, 그런 내가 보기에도 오빠는 진짜 깊은 사람인 것 같았다. 뭐 그런 사람이 내린 결론이니까 옳은 방향이겠지? 막 반박하고 싶은데 안 되겠지 따라야겠지ㅎㅎ 오빠가 생각 좀만 덜 하는 사람이었다면 좋았겠다. 그랬음 또 내가 이렇게 빠지지는 않았으려나 ㅋㅋㅋㅋ
와, 나 학교 다닐 때 시험을 이렇게 고심해서 성의껏 봤으면 졸업학점이 3.6밖에 안 나오진 않았을텐데... 할 말이 차고 넘치네 아주. 아직도 할 말 진짜 많이 남았는데 넌 바쁜 사람이니까 여기서 그만 써야겠어! 남은 이야기 궁금하면 연락해도 돼! 그래 어차피 안 할 거 알지만 그냥 던져봤다! 무서워서라도 연락 못 하겠다 이렇게 깊은 마음이었다니 ㅋㅋㅋ 또 놀라겠다 오빠ㅋㅋㅋㅋㅋ 그래도 혹시나 궁금하다면, 더 듣고 싶다면 최소 1년은 안 쉬고 이야기해줄 자신 있는데 나.. 진짜 잘 생각해봐봐 혁아! 궁금한 거 참기 힘들자너! 나만 그른가 ㅠㅠ 휴
너 앞으로 살면서 누구한테 이렇게 구구절절 사랑고백 들어보겠냐 그치! 어떠냐 글 좀 쓴다는 거 인정하냐! 그냥 이런 애도 있었지 하고 나중에 한 번이라도 문득 생각해주고 그랬음 좋겠다. 그걸로도 진짜 좋겠다. 솔직히 말하면 겨우 그걸론 별로 안 좋겠지만.. 그래도 좋겠다.
아 눈물난다! 나 울린 전남친 혼내주겠다더니 이젠 니가 나를 울린다! 개색갸!
뭐라고 끝을 내야 할지가 진짜 어렵다. 내가 원래 끝을 깔끔하게 잘 못 맺어, 뭘 하든..
잘 지내. 진짜로. 위험한 일 하지 말고!
나 안 보겠다는 니 마음 안 변할 거라고 했듯이, 보고 싶을 것 같다는 내 마음도 안 변한다!
이거 진짜 뭐라고 끝내야 하냐?...
쓸데없이 너무 긴 글 써서 미안해!
이쁜 꿈 꿔! 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