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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410902
    작성자 : 허미..
    추천 : 2
    조회수 : 490
    IP : 123.213.***.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09/23 04:42:46
    http://todayhumor.com/?gomin_410902 모바일
    오늘 니 발등에난 흉터를 봤는데...............

    예전에 베오베에 여자 다리 다치게 한 사건 올린 사람입니다.


    좌표: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member&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bestofbest&no=74366&page=1&keyfield=&keyword=&mn=189727&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74366&member_kind=bestofbest


    집이 비교적 가까우니까 한번씩 연락도 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뭐 자주 만나는건 아니구요. 이 아이는 저를 친구이상으로 생각하지를 않습니다. 그러니 안생겨요. 오해하지 마세요. 


    단지, 오늘 제 심경에 많은 변화를 겪게되네요. 전 지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그 아이는 수술을 했고 항상 저에게 아무렇지 않은척했습니다. 전 등신처럼 진짜 아무렇지 않은줄 알았습니다. 병원갈때도 연락하라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혼자 가면 된다고 한번도 절 안불러줬습니다. 


    그런데.....그런데 오늘 그 아이의 발을 보게되었습니다. 흉터가 너무 선명하더군요. 


    구두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하이힐을 좋아하고....그래서 발등을 드러내놓고 다니는데 거기에 제 중지만한 상처가 있습니다. 여자 발에요.  오늘 즐겁게 만나서 즐겁게 지내고 싶었는데 사실 그게 자꾸 마음이 아프고 신경쓰여서 저는 어찌해야될지를 모르겠더군요. 


    저는 여자는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자는 죽을때까지 소녀이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남자도 마찬가지겠죠. 누구나 카리스마 넘치게 살고싶고 소년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저 때문에 커다란 흉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프답니다. 


    저한테 항상 농담으로 '책임져.'라고 할때 웃어넘겼는데 그 의미를 알것 같습니다. 그 아이의 그 흉터....제가 책임져야 할것 같습니다. 


    그 흉터로 기가 죽은것 같진 않습니다. 왜냐면 오늘도 번화가를 당당하게 걸었거든요. 여자는 발목에 발찌도 차는 존재인데 한창 이쁘게 꾸미고 싶어하는 20대에게 그런 흉터가 참 부담되고 부끄러울텐데도 활기차게 걸어주었습니다. 


    값싼동정.....뭐 그럴수도 있습니다. 사실 울고싶었습니다. 그냥 미안했습니다. 그런 흉터 평생 안고가게 해서. 살짝 원망도 되었습니다. 왜? 난 왜 수술한다고 했을때 수술자국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까? 왜 나랑 병원에 가지 않았을까? 왜?


    부담주기 싫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 마음 상태가 이렇게 되는걸 안바랐을 수도있습니다. 아니, 그쪽이 더 맞는거 같습니다. 제 마음이.....죄책감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일로 제가 지금보다 더 깊은 유대관계(예를 들면 연인)을 요구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기적이지만, 차라리 오늘도 그 흉터를 몰랐으면 좋았을것 같습니다. 이 마음이 너무 무겁고 불편해서, 그렇다고 해결책이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려놓고싶습니다. 도망을 치고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안만났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아,,.,,,뭐 이런 연인들 헤어질때 하는 생각을 지금 하는지 저도 한심스럽네요. 오늘도 헤어질때 제 손에 억지로 롤케잌을 사서 쥐어줍니다. 우리는 단순한 친구이며 그 아이는 그 선을 지키고 싶어하기에 손을 잡지 않았습니다. 가방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먼저 계산하려할때도 그냥 제 지갑을 슬그머니 넣었습니다. 부담. 어떠한 저의 호의가 지나쳤을때 불거지는 오해와 그로 인한 멀어짐이 싫기 때문에 그 아이가 원할것같은 선을 항상 지킵니다. 그런데 그 아이를 볼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 이런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 아이는 흉터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책임져줄 방법이 없습니다. 그 아이는 저에게 어떤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어제도 '책임져.'라고 하길래 '어떻게 책임져줄까?'라고 했더니 '모르겠다.'라고 하더군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무거운 마음을 안고가면서 미안함으로 지금처럼 옆에 있어주면 되는걸까요? 그러면 되는거 겠죠? 


    요즘 정말 그 아이 때문에 답이없는 고민을 계속하게 되네요. 답이없으니까 이제 고민 안해도 될것같은데 그 흉터가 생각나면 또 늪에 빠져버립니다. 


    사실은 큰일이 아닌데 말이죠.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한것 같습니다. 그냥 할 일이 없었고. 심심했고. 때마침 밥 한끼 하자고 내가 불렀고. 그래서 나왔고. 그냥 놀았고. 집에간.......그런 시나리오일 텐데 저 혼자 심심해서 불렀다가 아직 발이 아프단말에 한방먹고 흉터에 더 크게 한방먹고.....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아주 그냥 생 쇼를 하네요. 그래도 맘이 안편합니다. 


    몰랐으면 몰랐다지만 눈에 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 아이가 어떻든 제 마음에 죄책감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진짜 쓰다보니까 완전 짝사랑하는 남자들이나 겪는 심리의 변화를 겪고있네요. 그 아이의 발에 있는 그 흉터가 제 가슴에도 옮을것 같습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09/23 04:56:13  61.43.***.35  새벽반곰돌이  221219
    [2] 2012/09/23 12:49:30  122.4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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