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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꼭 좀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즐겨보던 사이트인데 제가 이 나이 먹고 이 곳에 와서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먼저 제 나이를 말씀드리자면 올해로 마흔 아홉입니다..
'아셀루스'님 보다는 14년을 더 살았고, 비슷한 상처를 수없이 겪어봤던 사람으로서 조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 죽고 싶다는 생각. 저는 그쪽의 마음을 수백번, 수천번 이해합니다.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는, 그런 감정을 겪어봤던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 집안이 좋지 않아, 학창시절 공부를 꽤나 열심히, 또 잘했다고 생각했고 나름대로 좋은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이 겹치며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었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 그 때부터 아버지는 몸이 편찮으셨고 제가 국민학교에 입학하기 바로 이틀 전,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와 큰 형님께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셨지만,
나이 많은 어머니와 이제 갓 성인이 되신 큰형님께서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저 장사와 막노동으로, 그래도 우리 가족 힘 한번 내보자고 노력하셨는데.. 그렇게 힘든 시절을 보내던 중,
제가 갓 성인이 될 무렵,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미 큰 형님과 둘 째 형님께서 일을 하던 중이라 경제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집안 사정으로 대학 진학까지 포기한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니까, 어린 나이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더군요.
형님들의 조언과 격려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형님들을 따라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21살이 되자마자요.
솔직히 말해서 정말 하기 싫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째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번뇌와 내면적 갈등,
거기다 육체적 피로까지 더해지면서 형님들한테 더이상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을 하고 돌연 군대에 입대했죠.
그 땐 나름대로, 어린 제 생각으론 대학교는 안나왔어도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던 저로써는 그런 막노동을 절대적으로 하고싶지 않았었습니다.
군대를 갔다오고, 큰형님이 장가를 가시고 나니, 이제 진짜 '인생'이라는 장벽이 제 앞에 다가와 있더군요.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그에 대한 두려움.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그 때부터 닥치는 대로, 잡히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가기 전 1년 남짓 배웠던 아직 미숙한 기술을 배워 공장에서 일도 했고, 큰 형님과 어린시절부터 봐왔던 형님들 친구들의 도움으로
장사도 했고, 말 그대로 제 당시 능력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일이란 일은 모조리 다 했었습니다.
93년도에는 그동안 모았던 돈으로 자그마한 사업도 시작했었지요.
그렇게 시작한 사업은 1년도 안되 부도가 났습니다. 어디서 뭘 배워먹은 게 있어야 사업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제 겨우 안정적인 가장을 꾸려나가시던 큰 형님께 염치없이 또 손을 벌려 돈을 빌리고, 사채까지 써가며 빚을 갚았죠.
제 빚 갚느라 저만큼 고생하신 큰 형님께선 IMF가 겹치면서 더더욱 힘든 상황에 직면하셨죠.
저 역시 사업을 망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자세하게 이야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사업이 망하고 새롭게 시작한 공장일도 그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그만둬야 했고,
이것저것 하다 다시 시작한 일들도 정말 믿었던 사람의 사기와 배신으로 엉망이 된 적이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전세금을 못 내 주인에게 온갖 모진 욕 다 듣고, 그러면서도 나이 서른줄에 무릎꿇고, 주인의 자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빌고 빌었던 게 서러웠더
건 아니었습니다.
조그마한 문방구가 화재로 모조리 타 버린 것도 견딜만 했습죠.
누구 때문에 짊어지게 된 빚, 제가 모조리 뒤집어쓰고 힘든 시절 속에서도 꾸역꾸역 차려낸 가정.'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위신도 잃어버릴 정도로, 사채업자들에게 두들겨 맞은 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것, 그게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에게 있어 버팀목이라곤 둘째 형님과 큰 형님 뿐이었습니다.
저랑 큰 형님이 힘들게 모은 돈 다 들고, 제 명의로 사채까지 쓴 채 홀연히 사라져 버린 둘째 형님.
이 일을 겪고 정말 죽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남은 거라곤 큰 형님에 대한 미안함과 제 자신에 대한 원망. 무엇 때문에 제가 더 살아야합니까.
그렇지만 견뎌냈습니다.
전 이미 이 세상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존심이 있다면 그까짓 고통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이 빌어먹을 세상이 나에게 준 건 고통과 상처 뿐이구나. 난 이 빌어먹을 세상한테 바라는 거 없다. 내가 이렇게 무너질 것 같냐. 어디 한 번 해보자. 싸우고 또 싸웠습니다.
그저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하지만 항상 생각했습니다.
이 세상이 나에게 줄 고통이 더이상 없다면, 정말 그렇다면 이제 나에게 줄 것은 행복 뿐이겠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자살기도까지 했던 저에게,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으로 앞만 보고 달리니 어느샌가 제 마음 속 먹구름을 뚫고 한 줄기 빛이 내리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전 아직도 그 햇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삶의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면 그건 당신의 착각입니다.
저 역시 삶의 이유가 없다고 느꼈고 그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과연 정말로 삶의 이유가 없을까요?
당신 '삶'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주인공이 중간에 죽어버리는 영화나 드라마 보셨습니까?
열심히 사세요.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당신의 삶 속에서 당신만큼 중요한 존재는 없습니다.
이제 일 때문에 여기서 글을 마쳐야 할 것 같군요.
정확히 14년 전, 제가 서른 다섯 살이던 때,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때의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신처럼 힘들하던 저 역시 이렇게 일어났고 이젠 제 삶의 주인공은 바로 저 자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글쓴이님의 고통이 어느정도 큰지는 알 내막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동기와 그 감정이 어떤지는 저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러한 선택이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고통을 이겨낸다는 것, 어쩌면 뼈를 깎는 고통보다도 더 큰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
저 역시 그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수없는 번민과 갈등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뼈를 깎는 고통이 있다 하더라도,
제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해서는 안됩니다.
저를 믿고 제 말을 따라주세요.
언젠간 당신에게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날이 있을테니...
일어나 내 손을 잡게, 그리고 다시 한번 뛰어보세.. 젊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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