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울한 날 자려고 누웠을때 드는 감정이지만 평소에는 화목한 가정입니다. *하지만 가끔 생각이 나면 부모님이 원망스러울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 사랑합니다.
우리집은 어려서부터 가난했다. 뭐 가난의 증거를 꼽자면 수 없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용돈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때까지도 용돈을 일주일에 5천원씩 받았는데 나 고등학교때 보면 적게 받는 편인 아이들도 2~3일에 만원씩은 받은 것 같더라. 그래도 찾아보면 아예 용돈이란게 없는 애들도 있었을테지. 근데 이 용돈이 용돈이 아닌게 언니들이나 나나 일주일에 5천원씩 받는 용돈을 알뜰살뜰 모아서 생필품을 사야했다.
이 생필품에는 평소 쓰는 학용품, 샘푸, 린스, 교복을 제외한 사복, 운동화, 그리고 생리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도 용돈을 적게 주는 부모님보단 돈을 정말 획기적으로 아끼지 못하는 나를 탓했다.
이게 이상하단 생각이 든건 고 3때. 이런 얘기를 해본적이 없는데 얘기하다 용돈으로 이런 것들을 사야한다 얘기하니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 하며 진짜냐며 몇 번을 되묻기도 했다. 그때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집은 너무 가난하니까. 부모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겠지라며 살았다.
대학 오니까 용돈이 늘긴 늘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는 들지 않던 교통비에 점심값까지 해결하려면 역시 빠듯했다. 일주일 용돈에서 교통비랑 밥값 제외하면 남는건 5천원 정도. 근데 대학 다니니까 사복 입고 다녀야지 고등학교때는 놀러나가는게 시험끝나고 한번 정도였지 여긴 매일 밥 먹고 카페가고 그런다. 자연스럽게 좀 무리에서 떨어진 애가 되었다. 학교가 너무 멀고 공부할 양이 많은 탓에 학기중에 알바는 꿈도 못 꿨다. 과수석은 아니더라도 웬만큼은 해야 조금이라도 장학금이 나오니까. 알바는 방학중에만 했는데 알바를 시작하자마자 엄마가 바로 용돈을 안 주시더라. 그래도 알바갈때 지하철은 타야하니까 그 돈 엄마한테 빌려서 알바비 받고 나서 갚았다. 그러고 다음 학기 시작하니까 방학때 돈 벌었다고 한푼도 안 주시더라. 심지어 좀 달라고 하셨다. 나중에 다시 용돈을 받기 시작하긴 했다. 2학년 올라가서 방학때 실습해야 되니 알바할 수가 없어서. 그때마저도 체력이 딸려서 실습과 알바를 병행 할 수 없는 나를 탓했다. 이렇게 대학을 다녔다.
그런데 대학 졸업할때쯤에 알게된게 아빠 수입이었다. 그전까지는 아빠가 진짜 많이 벌어봤자 한달에 200이나 버는 줄 알았는데 적게 벌면 300 많이 벌면 500까지도 번다는 사실이었다. 그 많은 돈 어디로 가냐 고모랑 사는 할머니와 아빠의 술 약속 등등.. 결과적으로 가정으로 돌아오는 건 적었다. 이렇게 되면 아빠에 대한 배신인가... 그래도 그 정도면 적어도 딸 용돈 5천원, 만원 줘가면서 이거 아껴서 너 필요한 생필품, 적어도 생리대 정도는 사주시면서 다른것도 사라고 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엄마랑 아빠는 우리 힘들게 키웠다고 말씀하신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우린 미성년자였고, 학원이나 과외 한번 받은적 없고 대학때는 언니들은 전액장학금에 근로장학생다니면서 용돈 한 푼 안 받고 다녔고 나는 턱없이 부족한 용돈 받으면서 전액장학금은 아니더라도 거의 90%는 장학금 받고 다녔는데..... 도대체 뭐가 그 수입에 뭐가 힘드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