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부터 외식업 아르바이트 마스터였어요. 오죽하면 알바 가루로 만든다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도 일 마스터로 계속 직원 하라고 제의 받을 정도로...
졸업 하고 전공 살려 몇달 일 하다가 도저히 못하겠어서 때려치고 알바몬으로 회귀했습니다. 자격증 준비하면서 알바로 용돈 벌이 하려 했는데...자격증은 커녕 멘탈만 박살났네요^^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몇개만 줄여 쓸게요...
1. 모든 일을 홀에 몰아줍니다^^
절친이 유명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해요. 들어간지 몇년차인데 아직 설거지하고 소스 만들고.. 음식은 손도 못댄대요. 근데 여기는 설거지는 물론 재료 정리까지 홀이 다 해요. 브로컬리도 다듬고 피클 만들 오이도 닦고... 참고로 주방 직원 4명 홀 알바 3명.... 열심히 주방일 도와주면 지네는 홀에 나가서 담배피고 게임합니다...^^
주방 직원들은 요리만 내놓고 나면 앉아서 쉬어요. 근데 홀 알바들이 일하다 1분만 쉬어도 바로 소리지르고 화냅니다. 얼마 전에는 저희 홀 오픈 하느냐고 주방 직원들이 재료 정리 했는데 박스를 구석에다가 쌓아놓은거에요. 한시간동안 쉬지 않고 일하고 겨우 물 한잔 마시는데 박스 정리 하나 안하는 정신나간 년이라며...^^
저희 매장이 음료가 커피 전문점 만큼 종류가 많아요. 게다가 음식이 코스 위주라서 그릇도 엄~청 많이 나와요. 음료 밀리고 설거지 밀려서 나갈 그릇도 없고 손님은 끊임없이 들이닥치고.... 설거지 해봐야 물로 헹궈서 식기세척기 넣으면 되는건데... 정신나간게 설거지도 까먹는다고 소리지르며 홀에서 우아하게 커피먹더라구요^^.......
2. 무조건 알바는 까고봐요
오픈조가 10시 출근해서 11시 매장오픈해요. 머리 감고 출근해서 포니테일만 하고 말리다가 10시 50분쯤 망에 넣거든요. 10시 반쯤 설렁설렁 출근 한 직원이 포니테일 한 제 머리 보더니 머리 왜 망 안하냐 생각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5분동안 혼내더군요...
포스기로 출근 찍는데 출근하고 식재료 박스 들여놓고 포스 키고 그러면 한 10~20분 늦게 찍어요. 그래서 10시 10분에 출근이 찍혔는데 홀 직원도 아니고 주방 직원이...^^ 기계 보더니 10분에 출근했냐며 정신 나갔냐며 지각 습관된거 아니냐며.... 저는 오픈때문에 늘 10~20분 손해 보는데....^^
3. 매장에 테이블이 30개에요. 그리고 그걸 2-3명이 돌려요. 피크타임 지나면 혼이 빠져요. 매장 내에 창고가 있는데 뭐 가지러 갔다가 다리가 풀려서 남아서 내놓은 의자에 주저 앉았어요. 오래 쉰것도 아니고 30초동안 숨돌리다 일어났는데 사장이 그 새 cctv로 캡쳐하더니..다음날 출근했더니 그걸 프린트 해서 게시판에 붙어놨더라구요...
4. 주방에는 자체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홀에는 없어요. 8시간동안 휴식시간은 커녕 밥도 안줘요. 원래 밥을 주긴 주는데 뭐 김치랑 마른 반찬...? 그것도 한명씩 돌아가면서 먹는걸 사장이 캡쳐해서 밥도 앉아서 먹지 말고 카운터에서 먹으면서 손님 오는거 보라고.... 붙어놨더라구요^^
5. 꼰대.......
알바 구할때 제가 공고 찾아서 본게 아니라 소개 받아서 왔거든요. 면접볼때 이력서 필요 없다 해서 그냥 보건증만 냈는데 갑자기 주방장이 니 이력서 왜 매장에 없냐 하더라구요. 그래서 소개라서 필요없다 해서 안가져왔다 하니깐 사회생활 해본거 맞냐 이력서는 기본인데 개념이 있는거냐 대학 나온거 맞냐 인신공격.......
6. 피크타임에 오더가 꼬여서 정리하느냐고 다른 알바랑 한 30초? 얘기 했어요. 그랬더니 주방에 불려가서 정신 나갔냐 왜 니네끼리 쳐 놀고 앉아있냐 지금 얘기 할 시간이냐....
두세시간 물도 못마시고 뛰어다니고 손님 빠지고 좀 천천히 움직이면서 치우는데 저 설렁설렁 다니면서 일도 안한다고 혼나고....
7. 그날따라 유난히 생리통이 심해서.. 쉬면 안되냐고 했더니 단체 예약 때문에 안된다 해서 겨우 꾸역꾸역 참고 나갔는데 보자마자 술처먹고 다니니까 안색이 저모양이지.....
8. 보통 쓰레기 분리수거는 남자가 하는데(여자가 하기엔 너무 무거워서요) 미안해서 제가 몇 번씩 하거든요. 무거워서 나눠서 가는데 보고 저 공주병 걸려서 지저분한건 안하려 한다고 욕....
9. 매장이 바빠서 음료 배울 새가 없었어요. 그리고 다른 알바들이 손이 빨라서 제가 할 일이 없었어요. 근데 오늘 주방에 불려가서 왜 배우려고 하지 않냐고.. 일 할 생각이 있는거냐고...너 같은 애를 돈 주고 써야하냐고..
연습해보려 했죠.. 전에 일하던 곳이랑 커피 머신이 달라서 스팀 연습하는데 사장이 왜 허락 없이 우유 쓰냐며 뭐라 해서...
10. 너무 허기가 지고 어지러워서 식전빵 하나 먹었어요.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식자재마트에서 들여오는... 그거 썰어서 나가는데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썰어놨는데 그걸 처 먹고 앉아있냐고...
제가 정말 다양한 곳에서 알바를 해봤는데 실수한걸로 혼난 적은 있어도 이렇게 근본 없이 까인 적은 처음이네요...일 가서 눈치보느냐고 물 한잔도 제대로 못마셨어요. 세달정도 하고 그만 두려 했는데 새로 구하면 그만둬라 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오늘이 되었어요^^... 중간에 한 친구도 참다 참다 잠수타서 저도 내일부터 잠수 탈 예정입니다... 그만 둔다 말 한지 두달이 넘었으니 아무 문제 없죠.... 다들 엿먹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곳에서 이렇게 버티다니 세상에 어떠한 엿같은 사회생활도 버텨 낼 자신이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