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포츠조선>는 단독보도로 앞으로 새벽 0시 차트 줄세우기가 사라진다고 보도했다. 즉, 서양수박,램프의 요정 등 주요음원 유통사에서 0시에 발매되는 앨범에 한해, 13시간 뒤인 오후 1시에 해당 음원을 차트에 반영하는 개편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당장 2월 말부터 해당 정책이 시행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블리즈와 하루 사이를 두고 컴백하는 나인나인단의 경우, 28일 0시가 아닌 28일 오후 12시에 음원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음원유통사의 신정책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변화는 주먹구구에 불과하다. 나인나인단처럼 0시가 아닌 오후 12시에 음원을 공개하면 차트에 즉시 반영되는 것이다(오후 12시~ 6시까지 발매된 음원 한해 실시간 차트 즉시 순위 반영).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음원유통은 팬덤과 대중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팬덤의 이른바 화력차에 따라, 줄세우기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다수의 대중의 선택을 받으며 줄세우기 차트는 어느정도 정돈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음원 차트공개를 5분단위,1시간 단위로 공개하며 과다경쟁을 부추기는 음원유통사의 행태가 문제인 것이다. 각 팬덤들은 스밍을 경쟁하듯 하고, 서로 서로 스밍하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스밍경쟁에서 밀려나면 차트에서 멀어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안티들의 엄청난 비아냥이 따르게 된다. 음악이 좋아도 차트에 들지 않으면 마치 좋지 못한 노래로 비춰지는 것이다.
또, 음원이 많이 팔리고 스밍 되더라도 해당 음원의 가수와 소속사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턱없이 적다. 가수 싸둘의 '강싸우스 스타일' 경우 수백만건의 다운로드,수천만건의 스트리밍에도 불구하고, 음원수입은 고작 3600만원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실제 가수들의 수입원은 팬싸나 행사에서 나오게 된다. 그러다보면 가수들은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주먹구구 정책변화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먼저, 음원유통사만 배불리고 있는 현재 음원유통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음원을 만들고 준비한 해당 소속사와 가수들에게 정당한 음원수입이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등의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공정위의 권고도 통하지 않으면, 법제정을 통해서라도 적정한 음원의 판매금액과 수익배분을 정해야 할 것이다.
팬들도 음원유통사의 경쟁을 부추기는 행태에 맞서, 가수가 정당한 음원수입을 보장 받도록 요구하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음원사이트에 대한 보이콧 운동도 생각해 볼 수 있다. 2월말 시행되는 변경된 음원차트 정책, 음원유통사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