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교훈 제3회-관우는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죽었다
프로세스 로스 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놓아도, 그 의견이 스펙이 딸리거나 계급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면 채택이 되기 힘들다는 뜻이다.
십팔로제후들이 모여서 반동탁연합군을 결성하자, 동탁은 화웅을 내보내서 이들을 막게 했다. 반동탁연합군은 반봉과 유섭을 내보내지만 이들이 모두 화웅에게 죽자, 덜덜 떨기만 한다. 이때 관우가 나서자, 원술은 한낱 마궁수 따위가 건방지다며 소리를 지른다. (정사에는 관우가 아니라 손견이었다고 나와있지만) ...
이처럼 관우는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랬던 관우조차도 나중에 프로세스 로스 라는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점이다. 관우는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랬던 관우도 프로세스 로스 라는 잘못을 저질러서 남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자기 자신도 몰락하고 만다.
관우가 형주의 수비를 맡고 있다가 조조를 치기 위해 출병했을 때, 왕보는 형주의 수비와 관련된 충언을 관우에게 올린다. 하지만, 왕보는 제갈공명만큼 비중이 큰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관우는 왕보의 의견을 무시한다. 그랬다가, 형주가 여몽의 손에 떨어지고 난 후에야, 왕보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다음이었다.
그리고, 맥성에서 탈출할 때도, 왕보는 복병이 있을 지 모르니 주의하라고 분명히 충언을 하지만, 관우는 이때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적의 수비가 허술한 북문으로 탈출하다가 결국 마충에게 잡혀 처형되고 만다.
삼국지에서 보면 화웅, 안량, 문추, 방덕, 우금은 모두가 뛰어난 명장들이었다. 그런데, 관우와 대결하다가 화웅, 안량, 문추, 방덕은 죽고, 우금은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해서 겨우 살아남는다. 이것만 보더라도 관우가 얼마나 뛰어난 명장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천하제일의 명장이었던 관우도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한 많은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
관우 뿐만이 아니다.
원소도 관도대전 당시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너무도 비참한 패배를 당해야 했다. 허유가 충언을 했지만, 원소는 자신이 아끼는 심배와 봉기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허유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화가 난 허유는 조조에게 투항해서 오소에 원소의 식량저장고가 있다는 중요 정보를 흘려주었고, 이로 인해 관도대전은 조조의 대승리로 끝나게 된다. 특히, 이 패배로 인해 원소의 며느리는 조조의 며느리가 되어서 조조의 손자까지 낳아야했으니, 원소에게는 얼마나 비참한 결과인가?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서열을 너무 중시한다, 어떤 때는 회사를 위해 서열이 있는 건지, 서열을 위해 회사가 있는 건지 혼동까지 될 정도이다.
그리고, 대학민국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인 학벌도 서열의 일종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로까지 학벌을 중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학벌을 정말로 따져야할 상황이라서 따지는 거라면 뭐라고는 않겠다. 하지만, 굳이 학벌을 따지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도 학벌을 따지니 그게 문제다.
관우 같은 천하제일의 명장도 프로세스 로스 때문에 한 많은 최후를 맞이했을 정도니,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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