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뷰티풀 군바리라는 웹툰이 화제다. 사실 논란이 생길 필요도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이 웹툰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이 글을 쓴다.
처음 뷰티풀 군바리가 나왔을 때에는 단순히 큰가슴과 엉덩이 등 성적 요소 묘사에 큰 비중을 둔 (네이버 웹툰 극지고같은?), 군대라는 상황은 그저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 정도로 사용되는 웹툰으로 생각하였으나, 한회 한회 지나갈수록 군생활에서 느끼는 세세한 감정 및 상황묘사와 이에 공감하고 같이 걱정해주는 댓글들을 보며 군생활이라는 진지한 내용을 친숙하게 조금씩 풀어내는 상당히 괜찮은 만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군대 간 남친을 기다리는 한 여성이 쓴 배댓이었는데, 자기는 지금까지 군대가 이런 곳인 줄 몰랐다며(모든 군대가 다 웹툰같은 것은 아니지만) 남친의 군생활을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군생활 쉽지 않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대부분 겪게 되는 과정인지라 '누구나 다 갔다오는 걸 가지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군대를 갔다온 남자라면 누구나 자신은 쉽지 않은 군생활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 엄처엉나게 땡보가 아닌이상 사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귀찮고 힘든 일들을 무수히 겪었을 것이다. 동기와 함께 훈련을 받으며 친해진 일, 자대생활을 시작하며 수많은 선임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중압감과 긴장, 죽도록 갈구는 선임, 정말 천사같은 선임 등등..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군생활 속에서 별별 일들을 다 겪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경험을 겪지 않은 사람들과는 죽어도 공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얘기로 밤을 새는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끼리 그때의 경험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들끼리만 재밌게 공유하면 되는데 이를 여자들과도 공유하고 싶은게 남성들의 심리이고(군생활 빡셌다고 자랑하는 것 제외). 여자들은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 죽었다 깨어나도 공감이 안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맨날 재미도 없는 군대얘기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들고, 거부감을 표출하면 남자들은 자신이 그렇게 고생했는데 알아주지도 않는다고 서운해하고 그런거다. 왜 진짜사나이가 가짜사나이라고 욕을 진창 먹겠는가. 자기는 나름 고생하며 군생활했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정작 힘든건 하나도 안보여주고 재밌는 것만 보여주니까 군대 안갔다온 사람들은 그거보고 별로 안힘든줄알고 자기 군생활 한거 안알아주니까 그런 것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인정해야 할 건, 미필자들은 절대 군필자의 군생활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대와 관련되어 보고 들은게 진짜사나이밖에 없는데 그것을 토대로 생각하는게 당연한 것아닌가. 또 군생활에 1도 관심이 없는데 굳이 그걸 얘기해줘서 억지로라도 자신에게 공감하길 바라는것도 딱히 정상적인 사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뷰티풀 군바리에의 내용은 군생활에 관해 상당한 리얼리티를 가진 소재임에도 독자들 중 많은 수가 여성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다름아닌 징집 대상자의 성별이 바뀐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동일한 내용에 성별만 바뀌었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만화를 보고 공감했을 것인가.
글을 쓰다보니 너무 시간도 오래걸리고 졸리기도 하고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급하게 마무리하자면
아무튼 뷰티풀군바리는 군생활에 관한 진지한 내용을 친숙하고 받아들이기 좋은 소재를 이용하여 여성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게 하여 미필자와 군필자 간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꽤 괜찮은 웹툰이라는 것이다. 비록 배경이 의경이라 나는 공감이 안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