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설탕을 타먹느냐 아니냐, 만약 넣게 되면 얼마나 넣느냐는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명이 모두 다를 거라 봅니다.
커피의 맛 그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무설탕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이게 커피인지 설탕물인지 구분이 안될만큼 많이 타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백만년전에 설탕은 유리나 도자기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통에 담겨 있었고, 직접 티스푼으로 타서 먹었죠.
커피샵에서는 보기가 어려워 졌지만, 회사나 가정집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설탕통의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방치하면 '굳어 버린다'는 점. 혹시나 쏟으면 청소하기 곤란하다는 점, 그와중에 쏟은 게 싱크대 틈새로 들어가버리면 개미 꼬인다는 점. 그리고, 의외로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만인 점은 전세계에 사용중인 티스푼은 모두 크기가 달라서, 1스푼의 양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뭐 그래도 조금씩 타서 양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죠.
그러다가 '각설탕'이 등장합니다. 정육면체의 균일한 크기로 모양이 만들어져 제공되는 각설탕의 가장 큰 장점은, 양을 정확하게 가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 각설탕 1개는 각설탕 1개이니깐요.
각설탕이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자신의 취향이 1개 또는 2개로 딱 떨어져 주면 좋은데, 1.5개 (!!!) 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각설탕을 부수어 0.5 개 분량을 만들기는 참으로 난감합니다.
최종적으로 다수를 만족시킬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1회용 팩에 담아져 제공되는 설탕입니다. 각설탕처럼 균일한 양으로 제공되며, 필요시 0.5개를 추가하는 것도 쉽습니다. 덤으로 광고도 가능해지죠.
단점이 있다면, '단가가 높다'는 점이죠. 커피샵 주인 입장에서는 치명적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진상 손놈이 잔뜩 들고 튄다는 것.. -_-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형태는 이런 스틱형인데, 네모형에 비해서 장점은, 네모형 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양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1/2, 1/3, 1/4 을 비교적 정확하게 양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위의 네모형은 반만 사용하고 나머지 반을 가지고 있기가 좀 지저분한데, 이건 끝부분을 잘 꼬아주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관 가능합니다. 커피샵에서야 이렇게 재활용하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편하죠.
단점은 네모형과 똑같이 단가가 높다는 점, 진상 손놈이 잔뜩 들고 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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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불행히도 커피샵에서 점차 설탕을 치워버리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건강이 어쩌고는 사실 다 핑계고 그냥 비용의 문제라고 봅니다.
초기에는 나름 좋은 시럽을 비치했습니다. 아이스 커피에는 설탕이 잘 안녹으니깐 시럽은 좋은 대안이지요.
단순히 설탕맛이 아니라 바닐라, 카랴멜등 특정 향이 들어간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건 설탕보다 훨씬 더 비쌉니다.
1883이나 MONIN 이 그나마 대중적인 레벨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저렴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카랴멜 라떼 같은 특정 음료를 제조할때나 사용하고, 손님에게 설탕 대신 무한정 제공하는 일 따위는 없어 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커피샵은 '가성비 킹왕짱'의 이넘이 평정해 버렵니다.
커피샵 주인 입장에서 보면, 뜨거운 커피, 차가운 커피 모두 사용 가능하고, 무한정 제공해도 부담 없을 만큼 가격도 저렴하고, 저걸 통채로 들고 가는 진상 손님도 없으니, 최고의 선택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스 음료를 마실때는 어쩔 수 없으니 사용하고, 뜨거운 아메리카노에도 설탕이 없으면 마지못해 넣긴 합니다.
하지만, 차마 에스프레소에 저 시럽을 넣어서 마시지는 못하겠더군요. 혹시나 설탕이 있는지 물어 보고 없으면 설탕 없는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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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샵 주인분들, 매장에 설탕 좀 비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