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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388095
    작성자 : 아토믹0721
    추천 : 0
    조회수 : 880
    IP : 175.192.***.8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10/28 21:25:07
    http://todayhumor.com/?lol_388095 모바일
    징크스나오는 소설.2





    징크스나오는소설2.

     



    FIRE BACK.jpg



    이런 빌어먹을…….”

     

    나는 하늘을 뒤덮은 메케한 연기를 둘러보며 비틀에서 빠져나왔다.

     

    내 뒤를 따라 비틀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틀린의 코트자락이 스르륵 쓸리며 미묘한 마찰음을 냈다.

     

    바로 이어서 뻗어 나온 하얀 다리 끝의 하이힐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은 건물에 붙는 붉은 불빛과 이를 반사하는 회색빛 연기로 일렁이고 있었다.

     

    사방에서 경관과 소방대의 고함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어우러져 귀를 때린다.

     

    멀리서 경관 한 명이 우리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케이틀린에게 달려왔다고 해야겠지.

     

    그는 케이틀린에게 경례하며 상황을 보고했다.

     

    보안관님, 어서오십쇼! 현재 인근 열 한 채의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두 곳은 이미 완파됐습니다!”

     

    인명피해는요?!”

     

    케이틀린이 사이렌소리에 맞추어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사망자는 아직 없습니다!! 경상자는 다수 있습니다!!”

     

    나는 그녀가 치솟는 불길을 건너다보며 연붉은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을 보았다.

     

    불이 꺼지는데 얼마나 걸리겠나?!”

     

    케이틀린을 대신해서 내가 물었다. 경관은 나와 케이틀린을 번갈아 보고는 나에게도 답해주었다.

     

    금방이면 될 겁니다! 날이 흐린 덕분이죠! , 바이 보안관님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안내해주게!”

     

    경관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소방차량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FIRE.jpg


     


    나와 케이틀린은 그를 따라 여러 소방수들과 경관들을 비집고 화재현장의 한 가운데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너무 북적이는 터라 그녀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이건 도와주는거야, 케이틀린!!”

     

    그래요!! 고맙군요!!”

     

    비꼬는 투로 말하고 있지만, 목소리는 크게 기분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히려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음기마저 녹아있다.

     

    항상 무표정한 얼굴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그녀의 표정 아래에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고 있음을 자주 느껴왔다.

     

    케이틀린, 그녀는 항상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성격은 우리 같은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모든 상황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별것 아니라는 듯이 여러 사건들을 받아들여야한다. 그래야 생각하기 편해지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그녀의 손목은 가늘다. 가늘지만 탄탄하다. 90구경 투망과 덫을 자유로이 운용하려면 어느 정도 근육은 필요할 것이다.

     

    정신없이 사람들을 헤치고 앞서가던 경관의 뒷모습이 멈칫하더니 나를 향해 돌아보는 것이 보인다.

     

    "저깁니다!!“

     

    나와 케이틀린은 그의 손가락 끝을 따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한 석조건물의 지붕 위를 올려다 보았다.




     Vi.jpg



    바이...

     

    그녀의 모습이 연기 사이로 흐릿하지만 분명히 드러났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거대한 마법공학 건틀릿이 거대한 소방호스를 지붕 위에서 거두고 있었다.

     

    여긴 이제 작업 끝났어!! 다음은 어디지?!!”

     

    그녀가 힘껏 끌어낸 호스를 5층 아래 길바닥 쪽으로 던지며 소리쳤다.

     

    굵기만큼이나 육중한 호스가 쿵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보안관님, 이제 대형 호스는 전부 수거됐습니다!! 내려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래에 있던 소방수가 양손을 모아 입에 가져다대며 대답했다.

     

    바이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그녀의 머리를 사납게 흔들었다.

     

    자줏빛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리며 빗물을 흩뿌렸다.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건틀릿 손목으로 쓸어 넘기며 그녀는 가볍게 도약해 자신이 끌어내린

     

    거대한 소방호스위로 착지했다.

     

    호스를 수거하려는 소방수들을 뒤로하고 바이가 우리쪽으로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봐, 케이트!! 이제야 오는 거야?!!”

     

    바이가 케이틀린을 보고는 으스대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 말투 속에는 분명히 반가움이 들어있었다.

     

    고생했어, 바이.”

     

    케이틀린이 그녀에게 씩 웃으면서 옆으로 살짝 비켜서서 나와 바이는 마주보게 되었다.

     

    이런, 세상에, 페터!!”

     

    그녀가 흰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이거야 원, 건틀릿이 없었으면 못알아보겠어.”

     

    나도 바이에게 다가가며 농담을 던졌다. 그도 그럴 것이 비와 땀에 홀딱 젖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랜만의 재회인데, 꼴이 말이 아니네.”

     

    바이가 약간 쑥스러운 듯, 부끄러운 듯이 자신의 뒷머리를 거대한 건틀릿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평소 그녀의 모습은 사납고 투박하다. 하지만 한편에는 분명히 이런 털털한 매력이 있다.

     

    그녀의 쇄골과 가슴팍은 이미 땀으로 번들번들 해져 있었고,

     

    그 아래 살짝 드러난 나시티는 이미 흠뻑 젖어 속이 살짝 비쳐 보이고 있었다.

     

    빗물이 타고 내리고 있는 다리 보호대는 뜯어진 타이즈 사이로 보이는 바이의 흰 속살을 가릴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 사이로 보이는 허벅지 살을 보자 꿀꺽하고 침이 넘어갔다.

     

    세간에서 흔히들 말하는 섹시함이라는 것은 바로 지금의 바이의 모습에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잘 지냈어? 그쪽 공기는 좀 어떠셨나몰라?”

     

    치익-

     

    그녀가 ‘VI’라는 문신이 새겨진 뺨을 끌어당겨 눈을 찡긋하며, 건틀릿의 기압을 누출시켰다.

     

    말해 뭐해, 끝내주지! 끝내줘서 탈이었지.”

     

    나도 바이에게 웃어 보였다. 그녀가 건틀릿의 벗자 그 아래에 붉은 반점이 인 듯 한 팔뚝이 드러났다.

     

    오 이런!”

     

    나와 케이틀린은 동시에 소리쳤다.

     

    건틀릿을 너무 오래, 그리고 한계점 이상까지 남용했을 때 과열과 마찰로 인해 피부에 상처가 생긴 것이다.

     

    잠깐 좀 어디 앉아야겠어.”

     

    깔깔깔, 갑자기 왜들 이래, 오글거리게?”

     

    바이가 한쪽 눈썹을 내리깔며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케이틀린은 이를 무시하고는 지나가던 구급대원을 붙잡았다.

     

    나는 오른손용 건틀릿을 한쪽 어께에 짊어지며 별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바이에게 대답했다.

     

    고생 많았어, 좀 앉아서 지난 얘기나 하자구.”

     

    …….”

     

    나는 알고 있다. 그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바이는 그러한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간, 장소, 상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평범한 여성들이 즐기는 한가한 아뜰리에에서의 티타임이나

     

    만찬장으로의 초대와 같은 상황이다. 그녀는 아마도 그러한 것들에 대해 선천적으로 본능적인

     

    거부감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그 상황들을 혐오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는 나머지 한쪽 건틀릿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팔을 빨리 치료해야겠다.



    2.






    징크스나오는소설 1 보러가기:[http://todayhumor.com/?lol_384798]

    아토믹0721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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