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만 신나게 하고 본방을 안한 (?) 지난편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15578&s_no=915578&kind=humorbest_sort&page=2&o_table=science을 이어 써야 되는데, 아무래도 이 글 부터 쓰고 가는게 좋을 듯 싶어서 순서를 바꾸겠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텐데 미안합니다 (--)(__)
베오베에 다른 게시판에서 올라온 글들 중에
학교에서 수학 배워봤자 쓸모가 없더라 or 수학은 문제만 반복해서 풀면 된다. 등의 댓글에 추천이 왕창 달리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 왜 학교는 '재미없는' 수학을 가르치는가?
등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1부에서는 도대체 언제부터 (이 지긋지긋한?) 수학을 배우게 된건가? 란 물음을 수학교육을 언급한 최초의 문헌 등을 통해서 살펴보고,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의 역사와 변화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과, 그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해가면서 얻은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지? 라는 물음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답변이라고도 볼 수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의 목적과
바람직한 수학 공부 방향 등에 대해서 적도록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계획인지라 3,4부까지 나눠서 쓸 수도 있고... 지금으로선 모르겠네요.
이 글들은 수학교육과 학생들(적어도 3학년 이상) 또는 젊은 수학 선생님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이니 제 글을 기다리다 지치면, 그분들을 납치해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도 나름의 유머(?)를 섞어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으나 역사/철학 내용이 좀 나오다 보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글 솜씨가 허접하여 이렇게 밖에 적지 못하여 아쉬움이 많습니다만, 자비로운 오유 유저분들께서는 열심히 글을 적은 작성자를 기특하게 생각하여 추천을 꾸욱~ 꾸욱~ 눌러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수학 게시판 신설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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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왜 수학을 가르치는가?
초,중,고등학교에서 12년간이나 수학을 배우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이런 의문을 품었을겁니다.
물론,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수학이라면 누구나 이것을 배워야 하는 데에 다른 의견을 표출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수학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죠.
누군가는 당연히 배워야 할 교과로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실제로도 쓸모도 없고, 어렵기만한' 과목을 왜 배워야 할 지에 대한 의문이 들겁니다.
사실 어찌 보면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수학을 배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그 누군가(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곧 밝혀집니다)가 과거에 어떤 이유로 수학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것이 합리적이다 여겨져서 정식 교과로 채택되었고, 그 결과로 여러분들이 수학을 배우게 되었고, 여러분은 그러한 과정과 이유를 모른채 수학을 배우고 있기에,
(헉헉... 쓰기 힘들다)
여러분들은 도대체!! 왜!! 어떤 빌어먹을 놈!!이 이따위 소리!!를 해서 우리가 고통받고 있는가!!! 를 외치고 있는거죠.
그러니 그 놈이 누군지 한 번 찾아 봅시다.
수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언제 나왔는지 역사를 거슬러 가다보면 우리는 익숙한 철학자와 만나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 보여 드렸던 그림에서도 나오는(그림이 작아서 잘 안보일까봐 해당 부분만 확대한 그림을 다시 올림), '플라톤' 이라는 사람입니다. (플라톤 미안~)
"그러니까 아파트 값이 오를꺼라니까 그러네"
"그대로 있을꺼라는데에 내 손모가지와 재산 모두를 건다. 쫄리면 뒈x시든지~"
(좌) 플라톤, (우) 누구게요? 이 아저씨(?)도 굉장히 유명한 사람입니다.
※ 위엔 농담으로 적은거고, 손가락으로 위를 가르키고, 손을 편 것은 철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만 지금은 수학 이야기 해야 되니깐 생략. 쫄리면 철학게 가서 물어보시든지~
※ 덧붙여, 플라톤이라고 그려놓긴 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얼굴을 그린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플라톤은 우리가 중/고등학생 시절 도덕(윤리) 과목을 통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철학자 입니다.
그는 아테네 명문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그 시기 아테네는 전쟁과 정치적 격변속에 휘말려 있던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이 평소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이들을 제거하려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죠.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도 두 가지 죄목(젊은이들이 정치 지도자들을 존경하며 따르지 않는 것이 소크라테스 때문이다 & 나라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으로
고발당한 뒤 가까운 사람들의 탈옥을 종용하는 간곡한 권유도 마다한채 독배를 들이켜고 죽게 되었고,
순진한 정치지망생이었던 플라톤은 이에 대해 충격을 받아(이때 소크라테스는 70살이고, 플라톤은 28살이었다고 합니다)
더 없이 큰 환멸을 느끼며, 현실 정치에서 멀어지고 철학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자크루이 다비드 작, 소크라테스의 죽음(1787년)
'진짜 문제'는 내가 시끄럽고 허름한 구두장이 공방에서 관습을 벗어난 새로운 생각의 씨앗을 틔웠다는 거였지.
※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다 라는 설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며 보편적 진리의 싹을 내부에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철인 정치라고도 부르는 엘리트 육성 교육을 주장하고,(스승이 어리석은 민중들에 의해서 죽었다 생각하게 되었다면,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건 어찌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들을 육성하기 위한 과목으로 수학을 언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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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이 단락은 읽는 사람에 따라 매우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애써 읽으려 하지 말고 어렵다 싶으면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세요 !!
(근데 건너 뛰면 딱히 읽을게 없음)
플라톤은, "동굴속에서 어릴적부터 결박당한채 '그림자'만을 보도록 자라온 사람들은 그것을 진실이라 믿을것이며,
이들이 풀려나서 갑자기 일어서서 목을 돌리고 걸어가 그 불빛 쪽으로 쳐다보도록 강요당할 경우엔
그는 이 모든 걸 하면서 고통스러워 할 것이고, (그림자만 보았을 뿐인) 실물들을 눈부심때문에 볼 수도 없을 것"이라 말합니다.
이러한 동굴의 비유를 통해, 실재의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길은 결코 쉽지 않기에 '익숙해짐'이 필요하다면서
예비교육과 이를 위한 교과들을 제시하는데 수학을 이러한 교과들 중 하나로 언급합니다.
플라톤은 수학을 '깊은 사고를 유발하고, 순전히 감각적인 지식에 숨어있는 모순을 드러내도록 하여
상상의 세계에서 이성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라고 여겼습니다.
※ 그림 출처를 알 수 없어서 못 적음.... ㅠㅠ
『 "그렇다면 글라우콘, 이 교과를 법으로 정해서, 장차 나라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일들에 관여하게 될 사람들로 하여금 산술을 익히게 하되,
이를 이수함에 있어 사사로운 자격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지성에 의한 이해(앎)'만으로 수들의 본성(성질)에 대한 고찰에 이르게 될 때까지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적절할 걸세.
말하자면 무역상이나 소매상들처럼 사고 파는 걸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위해서 그리고 또 '생성'에서 진리와 본재(본질)로 혼 자체를 향하게
함에 있어서 그 '방향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말일세"』
< 플라톤의 국가론(Politeia) 中, 서광사에서 낸 박종현 역, 국가ㆍ政體 에서 발췌 >
플라톤은 국가론을 통해, 철인왕의 육성을 위한 교육으로
'신체 단련과 덕성함양,
산술ㆍ기하 등의 교과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기초교육,
2년간의 신체 및 군사 교육,
20세부터 10년간의 수학 교육,5년간의 변증법 교육과, 행정 실무 활동에의 참여'를 이야기합니다.
플라톤 曰 "20세부터 30세까지 열심히 수학을! 2030 !!"
※ 깨알같은 그림판 편집은 애교로 봐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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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러한 플라톤과의 주장 덕분(?)인지는 몰라도 수학은 계속 연구되고, 교육되어 왔습니다. (사실 플라톤 이전에도 수학자들은 존재했고, 이집트 수학이 그리스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피타고라스 학파를 통해 계승/발전되어 왔다. 라고 여겨지지만, 수학교육에 대해 기록이 명확하게 남아 있는건 플라톤이니깐 플라톤 부터 적은거에요.)
이후의 역사적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적을 필요가 없으나 간략하게 적자면,
종교개혁기에 대중교육 운동의 전개와 여러 사상가들이 주장한 보편교육론 등을 통해 일반 대중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고,
18세기 들어와 여러가지 이유들(여러분들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산업혁명, 프랑스 대혁명 등등... 너무 많으니까 생략)과 맞물려 근대 공교육제도가 성립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일반 대중들도 수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1부 끝. 2부에서는 조선 말(대한제국 말)로 넘어가서 계속 살펴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