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5년째 오유에서 눈팅만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에 글 올립니다.
그래도 오유분들은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니
어떤 말씀이라도 좋으니,
제가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한 마디씩이라도 도움을 주실 수 있을런지요?
저는 예전에 25살 정도까지는 흔히 말하는 노는 애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한 후,
낮엔 알바해서 돈 벌고,
저녁엔 그 돈으로 흥청망청 술 마시고,
나이트 가서 여자 꼬셔서 같이 자고,
그런 모습이 저의 일상 생활이었지요.
그러다가 하루는 나이트에서
호감이 가는 여자를 하나 만났습니다.
저보다 한 살 위였었는데,
그 여자도 저처럼 잘 노는 여자인지라,
그 날 잘 꼬셔서 같이 하룻밤 자고,
제가 혼자 좋아서,
계속 연락하면서 접근한 결과,
한 달만에 사귀게 되었지요.
마침 그 여자가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대략 8개월 정도
그 여자랑 같이 살다시피 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그 당시 저는 완전 엉망인 생활을 하고 있어서,
낮엔 알바하고,
저녁엔 술 먹고, 그 여자랑 섹스하고,
뭐 그게 제 생활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8개월 정도 사귀다가,
그 여자한테 차였습니다.
갑자기 제가 싫어졌다고 헤어지자네요.
물론 저는 노는 아이였지만,
8개월이란 기간 동안,
그 여자가 더 깊이 좋아져서,
거의 6개월 정도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맨날 술 먹고..
깡소주에 나발 불고...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내다 보니,
이것도 다 제 업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동안 저 역시 몇 명의 여자를 울렸었고,
나이트 가서 부킹한 아무 여자나 데리고 2차 가면서,
흥청망청 미친놈처럼 지냈기에...
그리고 이제 20대도 꺾였으니,
정신 좀 차리고,
나도 제대로된 인생을 한 번 살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머리 속에 든 건 아무것도 없지만,
1년 동안 술 마실 돈으로 학원 다니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경기도권에 있는
한 전문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했는데도,
막상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또 외롭더군요.
이번엔 정말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는...
그런 참한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 27살에 학교 동생의 소개로,
한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제가 보기엔 참 착하고, 예쁘고...
너무 좋더군요.
그 아가씨도 제가 20대에 비록 엉망인 생활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마음 잡고,
늦었지만 학교도 다니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좋아해 주었구요.
그러다가 사귀게 되었고,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말 행복하더군요.
진짜 사랑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내가 예전에 놀면서 칭했던 사랑이란 것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
그냥 술 마시고, 여자랑 자기 위한 유흥이었구나...
지금 이 여자랑은 굳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정말 행복하고,
섹스를 할 때도 예전의 제 모습과는 달리,
유흥적인 부분이 아니라,
정말 내가 이 사람을 챙겨주고 아껴주면서 살아야겠구나...
그런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사귄 게 어느덧 1년이 넘었고,
저도 졸업을 하고,
서울에 있는 모 병원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구요.
그러다가 일주일 전 여자 친구가 하나밖에 없는
친언니를 소개시켜준다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근데 참...
무슨 영화도 아니고...
이제 맘잡고 제대로 좀 살아보겠다는데,
인생이 왜이리 꼬이는지...ㅠㅠ
여자 친구의 언니가
위에서 말씀드렸던 제가 8개월간 사귀면서,
동거하다시피 했던,
전에 여자친구더군요.
순간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일단 그 자리에선 얼버무리고,
밥을 먹었지만 제대로 넘어가지 않더군요.
그리고 나와서
그 날 밤, 예전에 ‘언니랑 동거하다시피 하며 살았다’
(이 얘기는 차마 입이 안떨어지더군요 ㅠㅠ)
그 부분만 빼고 여자 친구에게 모든 걸 다 고백했습니다.
“예전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고,
그 때는 사랑해서 섹스까지 했었던 사이이고,
또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헤어졌고...
지금 니가 나를 차버린다해도
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예전에 나는 그런 쓰레기 생활을 했었고,
지금은 후회하고 있지만,
감출 수 없는 사실이고...
나는 지금 너를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정말 사랑하고,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지만,
지금 정말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
다 이야기했습니다.
여자친구는 굉장히 놀라했지만,
그래도 다음 날 아침에 괜찮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이해해 주겠다고...
그렇게 또 일주일이 지났고,
지금 참 힘이 듭니다.
과거에 그런 쓰레기 생활을 했던 제 자신이 너무 싫고,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여자 친구도 제 앞에서 내색은 안하지만,
헤어지라는 언니의 말에 힘들어하는 게 보이구요.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 될까요? ㅠㅠ
정말 여자친구를 사랑하고,
평생 함께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실 하나 때문에,
여러 가지 힘든 일 속에서도 항상 힘내며,
행복해 했었는데...
과거의 저의 잘못된 삶 때문에,
그 모든 행복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것 같아 너무 힘이 듭니다.
저에게 욕을 하셔도 좋고,
뭐라 하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제가 정말 죽을 듯이 힘들겠지만 헤어지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반대하면, 결국 여자친구의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알게 되실 거고,
엄청난 반대를 하시겠지요 ㅠㅠ)
그냥 이 자리에 꾹 버티고 서서,
여자 친구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는 건지...
진심어린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선 너무 힘들고,
제 자신이 너무 밉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 때문에 제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힘들어한다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P.S...오늘 오랜만에 취했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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