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급급한 일본 우익들이 미국 극장가에서 제대로 덜미를 잡혔다.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한 영화 '언브로큰'을 통해서다. 제국주의 일본군의 온갖 만행을 다룬 이 영화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북미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인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언브로큰'은 19살 때 미국의 최연소 올림픽 육상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루이 잠페리니(잭 오코넬 분)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잠페리니는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 육상에서 주목하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공군에 입대, 작전 수행 중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에 추락하며 일본군 포로가 된다.
본격적인 스토리는 여기부터다. 그동안 일본군 포로수용소의 잔인하고 혹독한 일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있었으나 '언브로큰'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지는 못했다. 잠페리니의 회고를 통해 21세기 관객들 앞에 실체를 드러낸 일본군 악행은 악귀들의 지옥도 그 자체였다.
미국의 영화전문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에 따르면 '언브로큰'은 개봉 첫 날 북미에서 1559만2000달러(약 171억원) 매출로 정상에 올랐다. 같은 날 개봉한 디즈니의 야심작 '숲속으로'가 1508만9740달러로 2위, 피터 잭슨의 중간계 시리즈 최종작 '호빗: 다섯군대 전투'가 1314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제작규모나 무거운 소재, 크리스마스 휴일에 어울리지 않는 장르로 봤을 때 북미 극장가 흥행시장에서 엄청난 이변이었고 흥행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주말 흥행에서는 '호빗3'에 밀렸다. '호빗3'가 4442만 달러로 1위, '언브로큰'이 3174만8000달러로 그 뒤를 달렸다. 하지만 여전히 연말연시 가족 단위 관람객을 겨냥한 '숲속으로'(3102만1000달러)에 앞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언브로큰'의 일본군 포로수용소 묘사에서 특히 화제가 되는 것은 포로들을 잡아먹는 일본군의 식인 장면이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당시 참전 군인들과 자료를 토대로 실제 그런 참극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일본군 포로 감시원 와타나베 무쓰히로 역을 연기한 재일교포 3세 일본 록가수 미야비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안젤리나 졸리에게 전격적으로 발탁돼 이번 영화에서 잔인한 일본 포로감시원 역할을 열연함으로서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신인 대열에 합류했다.
'언브로큰'에 대한 일본 내 반발은 생각 이상으로 거세다. 가뜩이나 혐한류에 빠져 살던 일본 우익들은 미야비의 한국 혈통까지 들춰내며 국위추방을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젤리나 졸리의 일본 입국 금지 요청, '언브로큰' 상영 불가 등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할리우드의 여걸이자 브래드 피트와 짝을 이룬 브란젤리나의 한 축, 안젤리나 졸리는 이같은 일본 우익들의 반발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애시당초 그 정도 위협에 기 죽을 졸리였으면 주위의 우려를 무릎쓰고 '언브로큰'을 만들고 감독하지 않았을 테니까.
잘 만든 실화 소재 영화는 역사의 치부나 교훈, 또는 감동을 새롭게 조명한다. 안젤리나 졸리의 용기가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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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