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너무 좋아서 이렇게 2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글 이어나가겠습니다.
1편 마지막에 언급한 세 배우가 이정재, 이선균, 류승룡 입니다.
이정재 같은 경우 모두가 알다시피 왕년에 하이틴 스타, 청춘 스타로 이미지를 쌓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연기력을 겸비한 명품 배우로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에 이어 '인천상륙작전'까지. 급부상하고 있죠.
사실, 저도 이정재가 연기력이 훌륭한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신세계'로 생각이 바뀌고 '관상'을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신세계'에서는 잘 언급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최민식과 황정민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 모습.. 방황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원래는 이정재가 연기한 이자성 역할로 이병헌이 언급된 적이 있었다고 한는데 관계자들이 이병헌이 이자성 역할을 하게 되면 영화 자체가 너무 이병헌
중심으로 흘러갈 것 같다는 우려를 했다고 하죠. 이병헌이 가진 그 기가 너무 강해서 영화의 흐름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황정민 옆에서 욕 먹고 긴장하고 어리버리한 이병헌이라.. 쉽사리 매칭이 잘 안되기는 하네요 ㅎㅎ
일단, 마스크 역시 모두들 인정하듯이 '잘생김'이고 연기력 또한 나날이 발전 중, 거기다가 보이스 또한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티켓파워 역시 요새 좋구요.
두 번째 이선균은 살짝 의아해하실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이선균의 가장 큰 장점은 본인만의 역할을 확고히 굳혀놓았다는 점에 있어
요. 음.. 쉽게 예를 들면.. '쫓기는 역할', '곤경에 처한 역할', '억울한 운명에 처한 역할'.. 대충 이런 느낌에 있어서는 이선균을 따라올 배우가 한 명도
없습니다. 송강호,최민식도 불가능해요. 이선균만큼 보여주기에는요. 말을 하고 나니까 뭔가 웃긴데, 저렇게 본인만이 할 수 있는 레인지가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겁니다. 연기를 공부하고 이 쪽 일을 하려고 하면 정말 중요한 게 본인 이미지를 찾아서 그 이미지로 어느 정도 승부를 보는 건데요.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배우 김성균을 예로 들면.. 범죄와의 전쟁이랑 이웃사람으로 어두침침하고
어딘가 독특하고 잔혹한 역할을 두 번 맡았죠. 이는 김성균의 데뷔작 역할 때문이기도 하고, 그 분이 가진 마스크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작품 두 개로 악역 이미지를 만들고 나니까 신기하게도 응답하라에서 삼천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건, 악역 이미지로 본인을 픽스시켜 놓았더니
악역 이미지에서 새로운 면, 귀여운 면을 발견한 또 다른 감독이 그를 '삼천포'로 캐스팅한 경우이죠.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본인 이미지에
맞는 연기, 본인만의 연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그 연기가 또 대중들에게 사랑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죠. 그런 의미에서 마동석, 임창정 처럼
영화가 흥해하던 하지 않던..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가지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같은 의미로 이선균 역시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연기력이야 '화차'까지 충분하 보여주었고 그 다음 '내 아내의 모든 것', 그리고 '끝까지 간다'에서
본인만의 이미지와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대중들도 어느정도 믿고 본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구요. '끝까지 간다' 같은 경우
물론 함께 주연으로 나온 조진웅 역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그 냉혈한 임팩트 때문에 조진웅 연기를 더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저는 이선균 연기가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관 속에서 휴대전화가 울릴 때 빨리 전화가 끊어지길 바라는 그 연기는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차기작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 기대가 되는 배우입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 잠깐 이야기하고 싶은 게.. 1편 댓글 중에 박중훈,최민수,문성근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 분들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제가 쓰는 글이 현재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세 배우는 90년대 초반에서 중반.. 그러니까 한석규가 등장하기 이전 충무로의 대표 배우들
이었죠. 문성근 같은 경우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경력이 있고 최민수 역시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터프한 이미지 때문이지
연기력 하나는 엄청난 배우입니다. 그리고 박중훈. 어색하다, 이상하다, 별로 라는 말들이 있던데
사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중훈이 괜히 90년대 중반 충무로 집어 삼킨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최근 작품에서만 봐도.
'내 깡패같은 애인' 거기서 박중훈이 한 역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류승룡. 사실 류승룡은 대중들에게 씬 스틸러로 이미지가 굳혀있는 배우였는데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이 서브 주연, 혹은 조연
으로 나온 영화들이 대박을 치면서 '7번방의 선물'에서 기회를 부여받죠. 이 영화가 대박을 치고 류승룡 역시 각종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되고
김윤석, 황정민 라인에 탑승! 거의 원탑 주연으로 나온 '표적' 역시 성공을 하며 자리를 굳히는 가 싶었죠. 그런데 최근 두 작품
'손님'과 '도리화가'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주춤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지극히..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류승룡 배우의 매력은
서브 주연으로.. 예를 들면 광해에서 이병헌이나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이선균과 같은 단독 주연배우를 서브해줄 때 그 매력이 배로 나타난다고 생각합
니다만.. 일단 연기력이나 그 포스도 남달라서 충무로 주연배우 자리는 한 동안 유지할 듯 보입니다.
지금까지 언급된 주연 배우들을 종합해보면 최민식,송강호,황정민,이병헌,김윤석,하정우,설경구,한석규,이정재,류승룡,이선균 입니다.
그리고 이제 언급할 세 명의 배우. 박해일, 정재영, 류승범 입니다.
이 세 배우의 특징은? 반짝하고 뜬 적 없이 꾸준히~ 꾸준히 본인의 자리를 유지 중입니다.
유명해진 시기야 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해서 맨 꼭대기로 올라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슬럼프를 겪지도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박해일 같은 경우 일단 '최종병기 활'로 청룡,대종상 주연상 수상하면서 정점 찍고 계속해서 1, 2년 간격으로 주연 배우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연기력이나 마스크를 소유하진 않았지만 본인만의 편안함과 본인만의 연기, 마스크로 대중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중입니다.
정재영 역시 '이끼'로 정점을 찍고 박해일과 같이 계속해서 주연 배우 자리를 유지중입니다. 최근 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는 해외 영화제에
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스펙트럼 역시 과거의 그 강렬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해지고 있구요.
마지막 류승범 같은 경우.. '베를린'을 끝으로 약 3,4년 간 작품 활동을 안합니다. 물론 중간에 '나의 절친 악당들'이 있긴 하였으나 망하였고
최근에는 김기덕과 함께 한 '그물'이라는 영화가 개봉 준비 중인데.. 모두가 알다시피 김기덕 영화가 흥행할 영화는 아닙니다. 작품성은 있겠지만요.
그런데 주워들은 정보로는 류승범이 엄청나게 성장 중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본인의 과거 그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연기들에서 벗어나길
희망하고 있고 굉장히 이성적으로 연기에 접근 중이라고 하더군요. 끊임없이 배우고 있고 사람 자체도 굉장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터뷰 보면
아시겠지만 말투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계속 머문 것도 단순 여행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연기 수업을 위해 떠났다는
말이 있구요. 아는 지인 말로는 몇 년 안에 류승범이 괴물이 될 거라고 하는데.. 정말 기대됩니다 ㅋㅋ 어찌되었든 류승범 같은 경우도 이선균과 마찬가
지로 본인의 연기 롤이 확고해서 큰 장점을 지닌 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처럼 박해일,정재영,류승범은 정말 정점까지 치고 올라간 적은 없지만 한 번도 충무로 대표 남배우 리스트에서 내려간 적 없는 안정적이고
본인만의 위치를 확고히 한 배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3편에서 언급할 주연 배우를 소개합니다. '유아인'.
반응이 좋으면 역시 3편으로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