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밀게에 첨 올리는 글이라 두서가 없으며,4월군번으로서 6월 자대배치 9월에 이등병 유격~
다음해 상병유격~ 다음해 6월 전역 2주를 앞두고 "강병육성"이라는 국방부 지시에 따른 열외없음으로
병장 유격까지 총 3회 유격훈련을 받음으로 재수도 무지 없음으로 없음체로 가겠음 ㅋ
본인 96군번임.. 후반기 교육없이 바로 자대배치 받아 간 곳이 강릉의 학산에 위치한 모 부대였음
처음 자대 가서 잔득 긴장한채로 대기중인데 행보관님 오시더니 "야 너 컴퓨터 껐다 켰다 할줄 아냐?" 물어봄
군기 잔뜩 들어서 "네 압니다" 했더니 ㅇㅋ~너 행정병 ㄱㄱㅆ~~ㅋㅋㅋㅋㅋ
그래서 인사계 행정병으로 보직받고 솔직히 군생활은 좀 편하게 했음
자대배치 후 100일 휴가 받아 첫 휴가를 즐기고 복귀 마지막날 자고 있는데 새벽에 아버지께서 막 깨우심..
"너네 부대있는데 전쟁났다는데 가봐야 되는거 아니냐?"
전날 휴가 마지막날이라고 술 잔뜩 먹고 자서 정신없는 와중에 티비보니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발생함.
그때가 9월 18일....
저녁에 부대 복귀길에 컴컴한 부대 입구를 걸어들어가는데 갑자기 서치라이트 확 켜지더니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 오징어~"(암구호)하는데....
허미,, 신병 첫 휴가갔다가 복귀하는라 안그래도 긴장하고 있는데 암구호 그딴걸 어케 알겠음 ㅠㅠ
앞에서 눈부신 라이트 켜지면서 총구 수십개가 날 겨누고 있는 와중에 정신 똑바로 차릴놈 나와봐~
"저,,, 휴가복귀잔데요~~"쫄아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이말 했다가 부대 들어가서 요자 썼다고 열라 깨지고 ㅋ
아 여기까진 그냥 여담이었음...
위에서 설명한것처럼 총 3번의 유격중에 2번째 상병유격 때 일이었음..
그때는 '현황판'이었나 하여간 상병중에 실세를 표현한 말이 있었는데 ,,, 내가 그거였음.
인원,총기 현황등이 적힌 판을 들고 내무반 이상유무 확인하며 후임들 군기 잡는 그런거임.
그때 유격훈련을 속초 어딘가에 있는 하조대유격장으로 2번째 유격을 갔음. 이때는 이게 마지막 유격이다 생각했었음 ㅋㅋ
하조대 유격장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산 중턱에선 군인들이 피터지게 유격받고 밑에 해수욕장에선 바캉스 온 사람들 노는거 다 보임
우리 막 피티체조 하고 있는데 바나나 보트 지나가면서 여자 비명소리 들리고 ㅠㅠ 진짜 훈련 받기 싫은 곳중에 하나임.
여긴 우리부대는 아니고 다른 부대였는데 우리처럼 자체 유격장이 없는 인근부대는 여기로 유격훈련 받으로 가는거임.
우리가 받을땐 우리까지 총 5개 부대 사람들이 그 부대로 유격받으러 가서 여러부대 인원이 한꺼번에 유격 훈련을 받는 곳이었음.
그렇게 첫째날 둘째날 조교들의 사랑스런 갈굼속에 무난한 유격 훈련을 받고
세째날 아침..
훈련받기 위해 연병장에 5개부대 올빼미들이 각 잡고 대기중인데 저 언덕위에서 빨간모자 사나이들이 2열 종대로 내려옴.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때가 가장 심장이 벌렁벌렁 하고 지옥같은 시간임ㅠㅠ
하여간 인상 더럽기로는 2째가라면 서러운 교관이 연병장 사열대에 올라서서 버럭 화를 내며
"어제 저 언덕 훈련장에 똥 싼 올빼미 자수해라~ 안나오면 오늘 훈련은 없고 나올때까지 피티체조만 한다"
그렇다.. 어떤 정신 나간 올빼미가 외줄타기 교육장 옆 피티체조하는 공터에 똥을 싸 놓은 것이었음.. ㅠㅠ
그래서 그날은 각 코스 교육장에 가지 못하고 연병장에서 오전내내 쉬지도 못하고 피티 체조만 하고 있는데 사실 말이
체조지.... 그냥 기합받는거 다 알자나.. 8번 온몸비틀기, 목봉체조.. 자세 안나오면 뒤로 열외~ 조교와 1:1현자타임들 ㅋㅋ
3시간정도 피티만 하고 입에서 슬슬 단내가 나고 속에서 헛구역질이 나올라고 하는 무렵,,
갑자기 내 머리속에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함
'그냥 내가 쌌다고 해버릴까 .. 아냐 그럼 날 죽일지도 몰라.. 그래도 내가 나가서 쌌다고 하면 다같이 고통받는 일은 없을거야
설마 죽이기야 하겠나.. 어쩌지 어쩌지.. '
하고 있는데 내 앞에앞에 있던 옆 내무반 후임놈이 내게 보란듯이 "제가 쌌습니다" 하고 뛰어 나감..
'어라 저놈봐라' 하고 있는데 내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제가 샀습니다"란 소리와 함께 몸이 자동으로 앞으로 튀어나가졌음. ㅠㅠ
그리하여 사열대 앞에서 그 후임과 나 교관과 조교 수십명이 모여든 상황에서 일단 후임에게 물어봄..
정확히 어디에 샀는지 위치를 설명하라고 함.. 근데 이 새끼 어물쩡 거리다 엉뚱한 위치를 말함.
'야 이새끼 거짓말했어 데꼬가서 굴려'<---교관. 그 후임 끌려감 ㅋㅋ
이제 나한테 교관이 물어봄. '어디에 쌌어?'
나는 전 날 외줄타기 교육을 받았던 터라 대강 그 지형을 숙지하고 있었고 아무리 똥을 싸도 다 보이는곳에 싸진 않았을거란 추측으로
공터 바로 옆 작은 나무 우거진곳 뒤라고 말하는 순간,,, 이 새끼 맞네 웅성웅성
그리곤,,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은 피티체조 종료하고 각자 교육장으로 흩어지고 나는 조교 3명이 붙어서 막타워 꼭대기에 델꼬 올라갔구..
그 높은덴 왜 델꼬 올라갔는지 모르겠음.. 아마 남들 안보이게 굴릴라고 했던게 아닐까 싶음.
그날 오후 교육 종료 시간까지 단 1분의 쉬는 시간도 없이 3:1 맞춤식 뺑뺑이를 굴렀으니..
머리속에선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그 날 난 지옥을 보았음...
하여간 지옥구경을 마치고 난 걸을수가 없었음. 교관이 동료들을 불러 날 데리고 가라고 해서 후임 2명이 와서 날 부축해서
우리 숙영지로 가는데 우리 대대장님과 마주친거임. 머 칭찬받을거라고는 생각은 안했지만, 갑자기 날 보시더니 버럭 화를 내시며
"니가 왜 총대를 메냐? 너 때문에 부대 이미지가 나빠졌다"하시며 질책을 하시는거임.
나름 지옥구경 하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니 힘들어도 참으며 버텼는데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엉엉 울었음..
그리고 다음 날,, 아마 그날이 유격 마지막날일 거임,,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연병장에 나란히 서서 빨간모자 내려오는 모습 보며 심장 벌렁벌렁 하고 있는데..
인상 드러운 교관이 사열대에 올라오더니 "000번 올빼미 앞으로 나와" 하며 나를 부르는거임.
"악~~ 000번 올빼미" 란 대답과 함께 앞으로 튀어나가 섰더니 교관이 하는 말
"이 올빼미는 어제 자기가 똥을 싸지도 않았는데 여러분들을 위해서 똥을 쌌다고 자수해서모진 고초를 겪었다.
전시로 치자면 전우들을 위해서 제 몸을 날려 수류탄을 막아낸 용기있는 행동을 했다. 000번 올빼미를 위해 올빼미 박수 10회시작~"
이런 말과 함께 유격장에서 최고의 영애로운 올빼미 박수 10회를 받았고
나중에 안거지만 전날 저녁 우리 대대장님께서 교관을 찾아가 자기 부대원이 똥을 싸지 않았음을 강하게 어필을 했던거였음.
(이 글을 보는 분들중에 실제로 니가 싼거 아냐? 하는 사람도 있을수 있는데 사실 우리 숙영지에서 그 똥싼자리까지 가려면 산언덕을 하나
넘어야 하고 가는 도중에 화장실이 2개나 있었으며, 사실 나 거기다 보란듯이 똥 쌀 배짱도 없는 놈임 ㅠㅠ
아마 똥싼자리 가까운곳에 숙영지를 마련한 다른 부대원이 쌌겠구나 싶음)
그렇게 다시 마지막날 유격훈련을 받는데 그 날 모든 훈련은 가는 코스마다 조교들이 "니가 어제 그놈이냐? 하며 넌 교관님이 훈련 열외시키래"
하며 제일 먼저 장애물 타고 쉬는 호사를 누렸고 그 날 저녁 유격 훈련을 마치고 부대까지 밤새~40킬로미터 행군으로 복귀 후 대대장님이 준비한
막걸리 뒷풀이를 하며 모든 간부들이 ~이 놈 대단한 놈이네 어쩌네 하시며 휴가 한번 보내야겠다고 말만 하고 안보내 줬음..
그리고 그날 이 후 난 부대에서 별명이 똥맨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ㅠㅠ
벌써 18년 전 일이네요. 시간이 참.. 어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군대간다고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데 물론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군대에서 안좋은 일들 생기고 하는거보면
안가는게 장땡이다 생각도 들지만 힘든 시간 지나고 보면 혼자 옛일 생각하며 웃음질 날도 있고 건강하게 나올수만 있다면
가볼만 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왕가시는거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건강하게만 돌아오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