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
님들아 제발 한 판만 해요. 제발제발 하며 사람을 모은다.
시작 후
저기가 명당이니 저 쪽에 가서, 아 님들 돌 부수지 말고 저리로요. 네.
각종 설명 시전. 말이 많다.
1라운드
자리 잡기 바쁘다.
초보자 안내를 위한 설명 시전.
역할 분담. 탱, 힐, 딜, 등.
2라운드
탱건물이 1렙일 시 뚤린다.
힐건물이 2렙이 아닐 시 아슬아슬하게 탱 건물이 녹는다.
탐욕부리는 자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광석 캐는 숫자를 이때부터 주목.
5라운드
딜건물, 탱건물, 힐건물이 조화롭지 아니하고 탐욕을 부리는 자가 극성이면 망한다.
25라운드
탱건물이 풀업되지 않았다면 막기 어렵다.
탱건물이 풀업이라하여도 캐리건을 죽이지 못하면 서서히 녹는다.
스톰이 있으면 편하다.
25라운드 - 40 라운드
서로 자원을 공유하며 건물을 지어나간다.
이미 탱건물은 풀업이기 때문에 힐건물의 성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딜건물 따위 있으나 마나 상관 없다.
더 이상 영웅은 나타나지 않고, 공격력만 세진 몹이 등장한다.
40 라운드 이후
급격한 실제적 체력 저하가 일어난다.
이미 힐건물이 완성되어 있다면 누가 무슨 짓을 하건 망하지 않는다.
지친 나머지 나가는 유저가 등장하게 되지만
탱과 힐만 아니라면 분배된 자원으로 금방 복구가능하다.
50 라운드 이후
뻘짓의 향연이다.
시간 기다리는 것, 건물 짓는 것 그런 거 없다.
무조건 스킵 누르며, 시간을 때운다.
하나 둘 자원으로 미니맵 낙서를 하거나 도배를 하기 시작한다.
60 라운드 이후
모두 다른 행동을 한다.
채팅에 정신을 쏟거나 웹서핑을 즐긴다.
이때 탱 건물의 피가 조금씩 기복을 보이지만 힐 건물이 안정적이라면 걱정 없다.
플레이 타임이 4시간 정도 찍힌다.
다들 배가 고파진다.
65라운드 이후
다짐의 시간이다.
일단 제일 처음 게임을 제안한 사람에게 다짐을 듣는다.
다시 이 게임 하자고 할거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절대 안한다는 대답으로 끝나는 서약을 받는다.
그리고 서로 아오 시X을 연발한다. 아오.. 아오.. 아오..
대화의 기세로는 스2도 끊어버릴 기세지만 미네랄즈만 끊을 것 같다.
연겜이나 옵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깨닫는다.
자원은 10만단위.
뭔가 한다는 것조차 귀찮아진다.
힐러가 개념이라 탱 건물이 부서질 생각을 하질 않는다.
70라운드 이후
71라에서 다른 팀이 힐러 떡칠을 했는데도 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수라장이 되어서 힐러도 늘리고, 발전기도 늘리다가 아군 갖히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며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스킵 누르던 손을 멈추고 조심스레 건물을 재정비하여 공격건물을 부수고 힐러를 한 줄 더 넣어본다.
이게 막아주리라. 막아라. 제발. 하는 염원을 담아서 짓는다. 쿵쾅쿵쾅.
75라운드 이후
모든 뻘짓은 중단된다.
렉도 렉이지만 모두 탱 건물만 쳐다보고 있다.
혹여나 체력이 노란색으로 변하기라도 하면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다.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마냥 쳐다보는 수밖에 없다.
만약을 대비해서 스톰 장전하고 대기타고 있는 자들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만 배틀넷에 가득하다.
초당 1프레임으로 보는 스톱 모션과 체력바.
그것이 전부다.
80라운드
대망의 80라운드.
탱 건물의 피가 노란색으로 꽤 많이 치우치자 불안해하던, 마지막인 줄 알던 파티원은 스톰을 썼다.
우리는 사실 80라운드가 끝인 줄 알고 이런 두근거림을 가졌던 것이다.
하. 지. 만.
80라운드를 끝내고 우측 상단의 라운드 숫자는 81라운드가 되었다.
한줄기 욕을 뱉고, 우리는 맵 제작자를 저주하며 갈 때까지 가보자고 다시금 전의를 불태운다.
85라운드 이후
우리는 이 게임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탐욕이 부르는 추악성과 108번뇌를 하는 시간을 통한 자기 성찰.
십단위에도 덜덜 떨던 재물을 만배가 되어도 거들떠 보지 않게 되는 상황 하에서
재물의 덧없음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깨닫게 하는 마치 부처님 경전 같은 게임이구나 하는 것을...
그리고 몹은 외부의 브루드리스크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입구를 막았던 오벨리스크라는 사실을...
처음에 이중 오벨리스크를 설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87라에 갑자기 약해진 몹.
당황.
우리는 무엇을 바라 이 게임을 하고 있었는가.
90라운드
그렇다.
우리는 15년간 갖힌 채, 군만두만 먹던 오대수였던 것이다.
우리는 100라운드가 끝이라는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하지만 끝판왕만 같았던 오벨리스크는 피가 빨간색에서 희미해졌다 진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우리는 속으로 기도를 올렸다.
유즈맵에 계신 오벨리스크여 힐러를 거룩히 받으시옵고 부디 안녕하옵소서. 흐앙.
그러나 무참히 깨진 오벨리스크.
5.
4.
3.
2.
1.
90라운드는 넘겼다.
91라운드
황급히 힐러의 경계를 부수고 들어가 입구를 봉쇄한다.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시간이 부족하다. 자원도 부족하다.
입구를 몽창몽창 틀어막으려고 건물을 많이 지은 까닭이다.
앞선 부귀영화만 같았던 자원도 다 부질없더라.
라운드 시작.
적이 온다. 달려 온다. 날아 온다.
오벨리스크는 90라운드를 견뎠건만 한 단계 낮은 탱 건물은 폭죽 놀이 하듯 연쇄 폭발을 일으킨다.
힐러, 딜러, 폭탄 피하기라도 하듯, 우리는 터지는 건물 사이로 멀리 멀리 달아나 보려 애썼다.
브루드리스크는 시X이라는 낙서가 새겨진 건물이 불쾌하기라도 하듯,
우리가 자신들의 세상에 쳐들어 온 이방이라도 되는 듯
끝내 끝내 모두 물어 뜯어 환영체로 만들고야 말았다.
라운드 종료.
92라운드.
-게임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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