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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olissue.tistory.com/793 일본 내 K-POP 인기에 밥숟가락만 올려놓는 방송사의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K-POP붐에 힘입어 지상파 3사는 경쟁이라도 하듯 해외에서 한류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SBS '서울-도쿄 뮤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3월 태국에서 열린 MBC '한류콘서트', 5월 일본서 열린 MBC '동경전설 2011', 6월 일본서 열린 SBS '서울-오사카 뮤직 오브 하트 2011 파이팅 재팬' 등에 이어 앞으로도 7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BS '뮤직뱅크 인 도쿄-K-POP 페스티벌', 8월 20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MBC 'K-POP 올스타 라이브 인 니가타' 등 2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방송사들의 한류콘서트, 한류 알리기가 아니라 돈버는 수단?
'뮤직뱅크'의 도쿄돔 특집은 일찍부터 표가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돔 관중석의 공식적인 수용 인원은 약 5만여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콘서트에는 바닥까지 의자를 깔 수 있고, 도쿄돔 마지막 줄까지 모두 개방해 '시야 방해석'까지 모두 판매한 것까지 계산해보면 6만명 정도는 거뜬히 수용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공연의 입장권 가격은 S석 1만2천8백엔(한화 약 17만원), A석 1만1천8백엔(약 15만7천원)으로 나눠져 있다. 심지어 기둥이나 여러가지 장애물로 일부 무대가 보이지 않는 시야 방해석까지 8천8백엔(약 11만7천원)으로 티켓 가격이 매우 높게 책정됐다.
동방신기, 비스트, 2PM,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아이유 등 화려한 출연진들을 한 자리에서 보기란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류팬들 사이에서는 웬만큼 좋은 자리에서도 가수들이 잘 보이지 않는 도쿄돔에서 이런 높은 티켓 가격은 터무니없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뮤직뱅크'는 인터넷과 현장을 통해 관련 상품(굿즈)도 판매한다. 티셔츠가 약 4만원, 뱃지세트가 약 3만7천원, 펜라이트가 약 1만7천원 가량이다. 유료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도 모자라 특별한 디자인도 없이 출연 가수들의 이름만 대강 모아둔 상품을 고가로 판매하고 있는 것.
굿즈뿐만이 아니다. 현장에 올 수 없는 팬들을 위해 인터넷으로 현장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아이디까지 1만명 한정으로 3천150엔(약 4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쯤되면 무엇을 위한 K-POP 페스티벌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8월에는 MBC가 니가타에서 'K-POP 올스타 라이브 인 니가타'를 개최한다. 5월 '동경전설 2011' 이후 3개월 만이다. 티켓은 예약하면 9천800엔(약 13만원), 당일 구매는 1만500엔(약 14만원)이다. 출연진 역시 '뮤직뱅크' 도쿄돔 특집과 비슷하게 비스트,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씨엔블루 등이 출연한다.
일본에서 한류를 더욱 불붙이고자 하는 방송사들의 과도한 친절(?)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멀리 있는 팬들까지 공연장으로 올 수 있도록 여행사들과 협력해 버스편, 호텔편까지 마련한 것. '뮤직뱅크'는 일본의 메이저여행사 킨키닛폰투어리스트와, 'K-POP 올스타 라이브'는 하나투어 재팬과 손을 잡고 멀리서 오는 한류팬들까지 적극 유치하고 있다.
◆한류 밥상에 숟가락 올리는 방송사, 눈치 보는 기획사
방송사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한 달 건너 한 번꼴로 앞다투어 한류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류콘서트는 '한류 저변 확대, 양국 문화 교류' 등 거창한 이름 아래 해외에서도 인기있는 K-POP 가수들의 가치를 소모시키고 있다.
방송사들이 주장하는 이러한 가치들이 정말로 한류콘서트를 통해 이루어지는지도 의문이다. 한류콘서트가 정말 한류를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K-POP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체를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여는 한류콘서트는 해외에서 인기있는 아이돌들을 수단으로 단기적인 외화 벌이나 하자는 모양새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한 가요 관계자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현재 아이돌그룹들을 비롯해 한국 가요계는 이미 포화 상황에 이르렀다. 최정상을 달리고 있는 몇몇 그룹을 제외하고는 매주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출연을 보장받을 수도 없는 상황. 때문에 행여 미운 털이 박힐까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한류콘서트에는 스케줄상 설령 출연이 어려울지라도 힘들다는 표현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콘서트의 높은 표값도 물론 문제다. '그 정도 표값이 아니면 가수들의 개런티, 스태프들의 인건비, 무대-스크린-조명 등의 무대장치비, 대관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는 방송사들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표값이 비싸다면 가격을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돼야 할 터다. 그러나 지금까지 3사가 보여준 한류콘서트는 음향, 조명, 연출 등에서 모두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보여왔다.
한국 최고의 가수들을 모아 한국을 대표하는 K-POP 축제를 만든다면 이름에 걸맞은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작금의 한류콘서트는 아이돌그룹들과 그들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을 볼모로 삼아 방송3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방송사 간의 과열 경쟁으로 한류콘서트가 난립하면서 K-POP 자체의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류를 이용한 콘서트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방송사들까지 뛰어들어 정작 가수들의 단독콘서트 티켓은 얼마 나가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은 한류를 살린다는 구실로 K-POP붐이라는 밥상에 슬쩍 무임승차한 것도 모자라 돈벌이를 위해 남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앞다투어 올려놓고 있다. 이러다 많은 이들이 피땀 흘려 차려놓은 밥상까지 죄다 뒤집어 엎는 일이 벌어지기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