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섭(오른쪽) 선수단장이 지난달 3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지적 장애인 대상 스페셜 올림픽
여자 50m 자유형 부문에서 다운증후군을 딛고 은메달을 딴 이지홍양을 축하하고 있다.
아테네 지적장애인 올림픽에서 메달 67개 따온 것 아셨습니까
평창 올림픽 유치에 가려 선수단 가족만 환영 나와
"2013 평창 스페셜올림픽 국민들 관심 가져줬으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 온 나라가 들썩였지만 공항 입국장에는 선수 가족들밖에 없더군요. 선수들이 실망하던 표정이란…."
강원 평창군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고 반나절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2011 아테네 스페셜 올림픽' 출전 선수단 111명이 들어섰다. 낯선 외국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메달 67개를 목에 걸고 18일 만에 귀국했건만 그들을 맞아준 건 가족들뿐이었다. 윤영섭 한국대표팀 선수단장도 힘이 빠졌다.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이 어디 올림픽뿐이겠습니까.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며 우리 선수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죠."
스페셜 올림픽은 지적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이 참가하는 올림픽으로, 동계와 하계로 나뉘어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지난달 25일부터 4일까지 열린 이번 하계 올림픽에는 한국 대표팀 선수 80명이 11개 종목에 출전했다. 여자 수영 50m 자유형에서 1위를 한 박우선 선수, 여자 롤러스케이트에서 3관왕(100m, 300m, 계주)을 차지한 이정현 선수 등 뛰어난 기량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윤 단장은 "지적 장애인들은 집중력이 뛰어나 열심히 노력하면 실력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간다"며 "경쟁의식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어 메달을 딸 때마다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노력과 도전에 의미를 두는 스페셜 올림픽은 모든 참가선수에게 리본을 달아주며 격려하는 잔치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의 가장 큰 에너지원인 국민의 관심 부족은 여전히 아쉽다. 윤 단장은 "국가 부도 위기 속에 반정부 시위로 어지러웠던 그리스였지만 스페셜 올림픽 자원봉사자만 2만5,000여명에 달했다. 지적 장애인에 대한 그리스 사회의 관심도 상당했다"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이자 대외협력부총장인 윤 단장이 이처럼 지적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은 둘째 아들이 다운증후군을 앓았기 때문. 윤 단장은 2005년부터 지적 장애아 부모들이 만든 사회복지법인 다운회의 이사장을 맡으며 지적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고민해 왔다. 이번 대회 선수단장을 맡은 것도 이런 인연에서 출발했다.
그는 2013년 열릴 예정인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이 좋은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윤 단장은 "사실 2013년에 평창에서 스페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차차 인식을 개선해 다른 장애인들보다 더 소외돼 있는 지적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앞서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을 축제처럼, 잔치처럼 치러내길 기대하는 그의 마음은 간절했다.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107/h201107110237322195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