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 입니다.
이런일이 우리집에도 일어날리 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당황스럽고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제겐 20대 초반의 대학생 남동생이 있습니다.
남동생은 3주전쯤 은행에 돈찾으러 갔다가 ATM 기계에 있던 지갑을 주웠다며 저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순간 저는 "그거 신종 사기 수법 같다.. 아직 은행 안나왔으면 그 자리에 그냥 놓고나와라,
은행을 나왔다면 가까운 우체통에 넣어라.아니면 파출소에 갔다줘도 되고.." 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왠지 얘기를 듣는 순간 갑자기 드는 예감이 안좋았거든요..
지갑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해 보니 십만원 가량의 현금, 신분증, 카드 이렇게 셋 뿐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신분증 주소를 보고 직접 갖다드리려고 했다가 약속도 있고 위치도 동네분이 아니라서 우체통에
넣었다고 합니다. 지갑을 주운 동네의 우체통이 아니라 약속장소로 옮겨서 그 동네 우체통에 넣었다네요..
근데 3주가 지난 어제(7월 6일) 알바하고 있는데, 남동생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더랍니다.
경찰서에서 왔다고 절도죄로 체포영장을 가져왔으니 같이 동행하라구요..
경찰서에 가서 자초지종을 들으니 동생이 돈을 뽑았던 ATM기계의 CCTV 자료와,계좌 추적을 해서
부모님 및 동생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겁니다.
신고자(지갑주인)가 자긴 지갑을 돌려받지 못했으니 CCTV 자료상으로 지갑을 들고 나간 동생이 도둑놈이라는
겁니다..
자기는 그때 ATM 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뭔 글씨가 안보여서 빛이 있는 옆쪽으로 갔다는 겁니다.지갑을 올려놓고, 그 사이에 제 동생이 돈을 찾으려고 왔다가 지갑을 본 거구요..
동생이 돈을 인출한 시간은 9:58분 이랍니다.(물론 동생 돈이지요.) 그리고 약속장소로 가서 우체통에
넣기까지의 1시간이라는 시간이 빈다면서 그 시간 안에 지갑을 훔쳐서 돈을 쓴거 아니냐! 라며 다그치더랍니다..
물론 지갑을 주웠는데 그 안에 현금이 있다면 잠깐이라도 혹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경찰관이 돈을 보고 혹하지 않았냐 묻길래 동생이 그랬었지만 누나가 돈을 빌려주었기 때문에 자기가 충분히
쓸만한 돈이 있어서 그 지갑 그대로 우체통에 넣었다고 말씀 드렸답니다.
지갑주인은 노발대발 하면서 아예 남동생을 자신의 지갑을 훔쳐간 도둑놈으로 확정 해버리고, 엄청나게
다그쳤다고 합니다. 부모님 까지 들먹거리면서 심하게 다그쳤나 봅니다.
동생이 연락을 받아서 경찰과 동행하여 서까지 왔고 불구속 입건이라고 하네요, 경찰서에서는 정말 지갑을
훔치지 않았더라도 지갑주인한테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싹 빌라고 했답니다. 그래야 합의서를 쓰고 합의금
물어주고 끝낼수 있다구요.. 그래도 기록이 남는다고 하네요? 공무원만 하지 않으면 사회생활 하는데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전 법에 관해 많이 무지합니다.. 아시는분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동생은 억울함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지갑을 넣은 우체통을 관리하는 우체국에 전화를 해서,
직원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협조하겠다고 했답니다. 그 우체동은 집배원 말고 우체국 직원이 하루
2번 열어보고 그런 물건들을 관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록상으로는 지갑이 들어왔다는 것이 없답니다.
동생이 지갑을 열어봤을 때 봤던 신분증이 택시기사 자격증 같은 거 였답니다. 그래서 혹시 택시기사 신분증
없냐고 했더니 직원이 있다고 해서 확인을 해 보았으나, 지갑주인 신분증이 아니었답니다...
아니 어째서 왜? 분명히 우체통에 넣었는데, 직원이 수거할 때 지갑이 없었답니까??
불행히도 우체통 근처에는 CCTV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확인 은 어렵다고 합니다.
의심스럽습니다.. 행여나 우체국 직원이 수거하는 과정에서 분실 되었던가, 혹은 그 우체국 직원분이 지갑을
가져갔다던가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만약에 후자라면 그 사람 때문에 제 동생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네요..
증거(ATM 기계의 CCTV 자료)가 제 동생이 지갑을 가지고 은행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합니다..
선행을 하려다가 오히려 불이익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차라리 그때 동생이 지갑을 보고 그 자리에서 전화를 먼저 했더라면, 우체통이 아니라 파출소에 갖다 주었
더라면.. 아니 애초에 돈을 찾으러 그 은행에 가지 않았었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모든 정황이 제 동생을 도둑이라고 가르키고 있으니... 억울함을 아무리 호소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그 지갑주인은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신분증으로는 택시기사라 자격증이 있지만, 본인은 공장일을 하고 있는데 그날 거래해야 하던 업무 몇건을
못하게 되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지갑자체도 아주 비싼 명품 이라면서 자긴 엄청
손해를 봤으니 100만원을 요구하더 랍니다. 처음엔 200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정황이 동생을 가르키니.. 어쩔수 없이 합의를 해주고, 합의금을 줘야겠지요..
그런데 아직 학생신분인데다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제 동생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평생 잊을수 없을 거 같다고 합니다.. 억울하고 결백하지만 부모님 얼굴을 못 보겠다고 합니다..
이 일이 동생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겠지요...
이글을 쓰는 순간도 엄청 분노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글이 두서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지갑이든 무엇이든 주우면 못본 척 하는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무섭습니다.. 모두들 조심하세요.. 파출소에 갖다 줬더라도 돈이 없어 졌다고 나왔을지도 모르죠...
그냥 모른척 하는 것이 상책일 거 같습니다..
이젠 좋은일 하기전에 내게 손해일지 이득일지 따져봐야 한다는게 슬픈 현실입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이젠...의심부터 앞서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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