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 저희집 달력의 강소라양을 뒤로 하고 섬진강 자전거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저런 달력 수퍼 아저씨에게 부탁하면 줍니다.
하면 줍니다.
변태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광주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 있는곳) 입니다.
저는 대구에 삽니다.
금요일 오후 집에서 자전거 타고 출발했습니다.
대구 성서라는 곳 삽니다. 전라도로 가려면 동대구 고속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탑니다.
처음엔 목포로 가서 영산강 종주 하고 섬진강도 종주 하려고 했으나... 퇴근 시간 후 어찌하다 버스 놓쳤습니다.
멍 때리다가... 무조건 전라도 가야 하기 때문에 무작적 광주로 갔습니다.
영산강 자전거길 조금이라도 달리고 나서 섬진강 가려고요.
대구 ~ 광주 사이의 지리산 휴게소.
담배 한 대 태워 물어 오염시켰습니다.
죄송합니다.
밤 11시가 넘어서 광주도착해서 모텔에 묵었죠.
변태의 길은 멀고도 헙합니다.
모텔 밖의 개.
저 친구는 목줄을 카본으로 바꿀까... 고민 하면서 통장 잔고를 비우지는 않으려나 모르겠네요.
8시 경 모텔에서 나와서 터미널 근처에서 가정식백반 먹었습니다.
5,000원. 괜찮죠?
광주 많이 와서 좋은 집 많이 알지만... 거기 찾아가기 빠쁜 라이딩 출발 시간인지라...
전라도의 가정식 백반은 맵거나 짜지 않고 맛있습니다.
전날 모텔에서 마른오징어 안주로 소주 한잔 했는데, 북어 된장국이 맑게 나와서 시원하게 해장했습니다.
광주의 무슨 강변의 공원에서 영산강자전거길 진입해서 영산강종주 제일 북쪽인 영산강댐인증센터까지 달렸습니다.
사진을 못 찍었네요.
담양군의 죽녹원(이 지역분들 놀러 많이 오시는 곳) 근처에서 칡냉면 먹었습니다.
그 날 엄청 더워서 사진 찍는 걸 잊고 한 번 휘저어서 비주얼이 좀 그래요.
칡냉면집에서 광주에서 온 잔차 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총각들 있더군요.
잔차 타는 젊은 사람들 보니 반가워서 냉면값 제가 계산해주고 왔습니다.
아침 출발 ~ 담양댐인증센터도착 ~ 섬진강인증센터 까지 점프(스타렉스 몰고 점프해주는 분 있음. 6만원)
오후 1시 쯤 되었을 겁니다.
로드에 패니어 달고 가는 겁니다.
짐은 최대한 줄인다고 했지만... 제가 이 것 저 것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이라 어쩔 수 없이 짐이 저래요.
날이 후덥지근 하고 비가 약간씩 뿌리기 시작하더군요.
저기 휴게소에 얼음물 팝니다.
얼음물 3개 사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 부터 수 십 킬로미터 가는 동안 오지라서 물 살 곳이나 담배 살 곳이 많이 없어요. 담배는 국산만 팔아요. 밥 먹을 곳도 잘 없고)
임실군 회문망루입니다.
소설 남부군에서 많이 나오던 지명들... 회문, 덕치, 임실...
빨치산. 보급투쟁.
이현상...
섬진강도 4대강 처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설마 그 공사는 아니겠죠.
이 아름다운 곳을...
이런 아름다운 곳이니 시인이 태어나겠죠.
섬진강 상류 자전기길 가에 시인의 시가 새겨진 비가 많습니다.
근데... 낙동강 자전거길 중 황강이란 곳 경치 좋아요.
물 맑고 좋은 곳이죠.
전두환이 태어 났지요.
전두환이 시인이 되었다면 좋겠지만...
섬진강을 옆에 두고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나즈막하고 아름다운 산들의 이쁜 모습들이 섬진강 줄기 따라 구비구비 이어집니다.
하류 쪽으로 봅니다.
라이더분들도 거의 없고 차들도 거의 없어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사람들 발길이 뜸하여서 칡넝쿨이 마구 엉켜붙어서 자라고, 보도블럭엔 풀들이 삐져 나옵니다.
이슬비가 아까 부터 왔는데, 점점 심해집니다.
여기가 장군목이었던 듯.
섬진강상류에서 출발하면 제일 먼저 닿는 볼만한 곳입니다.
이 근처 인증센터 있을 겁니다. 제가 원래 인증센터 안들려서... 지명을 잘 모르겠네요.
하여간 장군목 출렁다리.
여긴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라서 여행객들이 다들 다리위에서 사진 찍어요.
잠시 비가 잦아들어서 판초우의 벗고 휴식했습니다.
저 퍼런거 제가 아닙니다.
저는 서서 사진찍고 있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출렁다리 위에서 본 섬진강 상류와 하류입니다.
좋은 곳입니다.
섬진강 상류는 비가 와도 물이 맑아요.
섬진강 상류는 자전거길 노면상태도 좋아서 조용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자전거 위에 있는데 절간에 온 기분이죠.
장군목 근처 자전거길 접한 곳 오토캠핑장입니다.
예약제, 3만원, 시설좋음. 펜션겸용. 자전거인증센터있어요.
라이더 분들 여기서 목마르면 물 얻어가세요.
섬진강 상류쪽은 오지라서 가게가 별로 없고, 마을도 찾기 힘듭니다.
민박이나 펜션은 중간 중간 10km 정도 마다 안내판이 많으니까 주무실 곳은 많아요.
상류쪽 마을에 슈퍼 있어요.
근데 이런 마을 잘 안보여요.
대부분 가게도 없는 마을들... 그나마도 거의 없어요.
한 달 전 쯤, 상류 지나는 길에 공사를 하더니 이런 걸 만들어 두었네요.
아직 완성 전이고요.. 마무리 하는 중이랍니다.
자전거길 옆 물마실 곳입니다.
섬진강 섬자가 두꺼비 섬자 일겁니다.(섬진강 종주 마지막 쪽에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공사하시는 분이 수질검사 다 하여 좋은 물이랍니다.
산으로 부터 연결했다네요.
약수라고 하여서 한 병 받아서 마른 목을 적셨습니다.
Good!
장군목에서 향가유원지로 달리다 보면 매운탕집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흔히 볼 수가 없는 식당입니다.
매기매운탕을 주로 파는 곳입니다.
자전거 라이더를 위해서 냉면이나 뭐 그런 거 팔았으면 좋을 텐데...
위 장군목 지나 비가 많이 들이치더군요.
폰이 방수가 안 되어 사진도 못 찍고 한참을 달려서 향가유원지 가기 전 향가터널에 도착했습니다.
예전에 기차가 다니던 곳을 이제는 자전거 여행자를 위해 만들어진 곳.
지나가면 냉장고입니다.
제가 숙소로 생각하던 도착지가 구례입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곡성 기차마을인듯.
근데, 여기서 구례까지 한참 걸리죠.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향가유원지에서 부터 비가 오긴 했지만, 여기서 부터는 너무 많이 왔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아무 곳에서나 자고 싶었지만 해가 지기 전엔 숙소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부터 구례 까지는 사진이 많이 없어요.
비가 너무 와서 폰이 말썽이라...
날이 저물거 가서야 인적이 보이는 곳으로 왔습니다.
두가헌이라는 한옥펜션입니다.
비가 와서 폰 화질이 좀 그렇지만, 다음에 꼭 들러서 자고 가고 싶네요.
자동차 타고 오신 여행자들이 거실 쪽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보이더군요.
저 사람들은 뽀송 뽀송 하게 쉬고 있겠지... 하면서..
저는 로드 위에서 이 사진 찍었습니다.... ㅠㅠ
구례에 있는 섬진강모텔입니다.
자전거도로 바로 옆에 있더군요.
예전에 지나다닐 때 많이 봤었는데, 여기 묵을 줄은 몰랐네요.
이 때가 저녁 8시 정도.
저의 체력에 그나마 빨리 구례에 도착했습니다.
구례읍 외곽이라서 좀 그렇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구례읍까지 못 가겠더군요.
구례읍 좋은데... 맛집들...ㅠㅠ 제가 좋아하는 백반집... 못 가요.
여기 1박했습니다.
토요일 밤.
4만원.... 비싸네요.
컴퓨터도 없고,
수갑도... (앗! 죄송합니다. 변태의 길은 멀고도.... ㅠㅠ )
일단 목적지인 구례에 도착했는데, 식당들이 문을 거의 닫았어요.
저녁 8시. 여기는 그래요. 비가 와서 더...
여기 참게탕과 은어회를 강변에서 먹는 재미가 좋거든요.
먹고 싶었는데... 잔차 모텔에 두고 슬리퍼 신고 은어회와 소주 먹고 싶었는데. ㅠ
하는 수 없이 모텔 근처 유일하게 문을 연 식당에 들러 밥 되냐고 물어 보니까 된다네요.
가게 정리하던데... 고맙게도 참게탕 된답니다.
가게 사장님이 참게가 맛있는 시절과 냉동참게와 제철참게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소주 한 잔 먹고 모텔에 갔습니다.
구례구역 쪽입니다.
비 때문에 구례군으로 못 가서 여기 쉬었습니다.
근처 수퍼와 가게 좀 있고, 관광객들 맞는 참게탕집과 은어횟집 많은데
저녁 8시 쯤에 슬슬 문을 닫더군요.
담배도 못사고.
모텔 사장님께 담배 두 개 얻어 놓았고, 제 꺼 다 젖었네요.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계속 비가 옵니다.
아침 7시에 담배사러 나갔는데 가게는 아직 안열고...
어제 갔던 그 식당에서 아침 시켰습니다.
일찍 문을 여는 곳이네요.
고마운 곳.
된장국에 아침.
아침 먹고 구례에서 하동을 향해 출발했습니다만...
저번 주 온 태풍 아시죠?
그 거 바로 구례에서 만났습니다.
비가 와도 대충 갈 수 있겠지 하다가 1km 달린 후에 포기했습니다.
속도고 뭐고 안 나오고 자전거 밀려서 전진을 못 하겠더군요.
되돌아와서 구례구역 기차 대합실에 대피했습니다.
그리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여행 포기하고 택시에 자전거 실어서 여수로 갔습니다.
그냥 회나 먹고 대구 복귀하려고요.
회 먹으면서 하염없이 창 밖만 보다가 대구로 출발했습니다.
여수는 아름다운 항구입니다.
해가 지기 전에 여행 마무리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