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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파
누더기 껴입은 노숙자
몸 불편한 동냥치
혼잣말로 싸우던 광인
학대받는 아이
그리고 저마다 의지가 꺾인 이들
모두가 잘 살 순 없다
다만 사람답게 살 순 없는가
굶어 쇠하지 않는 것
웅크리지 않아도 잘 수 있는 것
깨끗한 차림으로 남 대할 수 있는 것
더러는 그게 너무 어렵다
고물 실은 수레 끌던 노인이 마스크를 내리더니
목에 감긴 수건으로 입을 막고 연신 기침을 했다
그 소리에 민감한 시국이라 본능적으로 봐버렸는데
얼핏 눈에 띄어도 분명 수건의 핏자국이었다
먹구름 때문에 가뜩이나 세상이 어두운 날
내가 뭘 봤는지 아무나 붙잡고 울며 토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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