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H그룹 협력사 개발자로 살고있는 아재입니다
생각할수록 멘붕이라 늦은시간에 글을 남기네요
회사 입사하고 1년차되던 순박하던시절에
업무가 좀 비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만든 응용프로그램이 있습니다
IT회사인것치고는 사람들이 일일이 수기로 정보를 편집해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더군요
답답하기도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할목적으로
1개월정도 짬짬히 개발해서
간단하게 원클릭으로 정보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수기로 정리하던걸 자동화했으니 몇시간짜리를 몇초로 단축시켜버렸습니다
혼자서 잘쓰다가 뭔가 그래도 팀끼리는 공유해야된다는
생각에 메일로 공유한게 최대의 실수였습니다
팀메일로 보낸다는게 다른 실장 한 사람의 참조가 들어가있었고
그걸 받은 사람은 쓸만하다며 물어보지도 않고 사내메일로 배포를 해 버리더군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뭔가 써보고 사람들 일하는데 편하다는 평도 많았고 사실 보람을 느꼈습니다
근데 다른 팀 사람들이 하나 둘 써보더니
밑도끝도없이 더 많은기능을 요구하더군요
나중에는 오늘내로 수정해달라고 퇴근시간쯤에 와서
본인은 퇴근을 하지 않나
이부분은 이게 아닌데 왜 이런식으로 만들었냐
따지질 않나
1년차기도 하고 너무 당당하게 요구하길래
저는 이런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프로그램한켠에 당일 요구해서 당일까지
수정해달라는건 좀 삼가달라는 글귀를 적어두었더니
이거 나한테 하는 소리냐며 되려 역정을 내던 팀장님도 있었습니다 ㅡㅡ;;
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래도 회사의 생산성에는 기여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이있으니까요
근데 급기야 업무에 사용하면서
H그룹 관련계열 부서에까지 계약서 한장없이 실적 끼워넣기 식으로 퍼트려 버리더군요
H그룹 몇군데 부서에서 이런 저런 수정요청이 들어오는데
무려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수정해주고 있습니다
계약서 없이 공식적인 업무 취급도 안해주면서 말입니다
회사사람들은 뭔가 사양이 바뀔때마다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감놔라 배놔라하는데
회의시간에 배경설명을 아무리해줘도
일을 시키면 하면되는거지
그래서 못하겠냐는 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누가 시킨거도 아닌데 선의로 이런거나 만든
제 자신한테 돌아가서
죽빵이라도 한대 시원하게 때리고 싶어요
회사에서 일하는거야 당연하다지만
열성적으로 열심히 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일을 해주면 아무런 보상없이 일을 더주는게 이바닥 인생인가요?
이런거때문에 야근을 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면 헛살고있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