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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5604
    작성자 : Brilliant
    추천 : 10
    조회수 : 1542
    IP : 119.71.***.3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7/09/12 15:44:05
    http://todayhumor.com/?love_35604 모바일
    결혼식은 낭비와 예의 vs 실속과 무례 사이의 선택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직 결혼을 안했고 결혼을 앞둔 분들이 있으니 여기 게시판 괜찮겠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 자체에 그닥 로망이 없거나 의미를 두지 않을 거예요.

    스몰, 셀프 웨딩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부터 웨딩홀 결혼식이 싫었고 온갖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끌어모으는 결혼식이 싫었고 절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홀도 싫고 웨딩마치도 싫고 어색한 하객 맞이도 싫고 돈거래 같은 축의금 주고 받기도 싫고 단체사진도 싫고 음식도 싫고 다 싫어 ㅜㅠ

    근데 저도 결국 부를 사람 다 부르고 웨딩홀에서 하게 되네요 ㅋㅋㅋ


    전 결혼식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게 축하해주러 시간 내서 와준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사 대접 하는 거라고 생각해 왔어요.
    그래서 레스토랑을 빌려 소박하게 하고 싶었고 하객에게 쓸데없는 축의금 부담을 줄여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하객에게 실례가 될 수 있겠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친한 직장 동료 두어명에게 식은 가족끼리하고 뷔페 레스토랑을 빌려서 피로연만 할 생각이다, 라고 슬쩍 얘기해봤는데 직접적으로 말은 안해도 그건 아니지 않냐, 라는 표를 냈다고 해요. 친한 사람도 그렇게 반응했는데 가깝지 않은 어른들 생각은 더할 수도 있다고 해서 웨딩홀도 보다가 이쪽으로 굳힌 것 같습니다.



    경우 1. 실속을 택함 + 하객에게 무례를 범하게 된다.

    (1) 실속
    본식은 직계 가족끼리만 모여서 한다. 어차피 내 결혼을 진정 축하해주고 잘 되길 빌어주는 사람은 가족 뿐일테니까.
    드레스니 스튜디오 촬영이니 관심도 없고 시간 쓰고 싶지 않은데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시간 낭비, 돈 낭비 안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외 친척, 친구 등등에게 아무것도 안할 수 없으니 결혼 소식을 알리는 의미로 피로연만 진행한다.
    웨딩홀 음식 맛없는 것 뻔한데 음식을 업으로 하는 레스토랑으로 초대하면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고 축의금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어차피 남들은 내 식이 예뻤는지 내용이 좋았는지 아무 관심 없는데 기억에도 안 남을 한시간을 위해 노력할 필요 없다.

    (2) 무례
    본식에 의미를 두는 하객은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 결혼식도 안하면서 돈만 받겠다고 바쁜 사람 오라가라 시키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아무리 괜찮은 레스토랑이라도 결혼식에 꼭 맞는 동선과 장식이 아니기 때문에 엉성한 곳에서 식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어마어마하게 공을 들여 장식하지 않는한 어떻게 해도 엉성함은 남을 것이다.



    경우 2. 하객 대접을 택함 + 의미 없는 낭비를 하게 된다.

    (1) 대접
    호텔 뷔페 또는 호텔정식을 대접 받으면 하객 본인의 시간을 들인 외출에 대한 보람이 있다.
    혼주와 예비 부부는 하객들에게 충분히 베풀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하다.
    어차피 남들은 관심 갖지 않고 기억에 남기지도 않을 결혼식이지만 현장에 있는 한시간동안만은 쪼잔해 보이지 않을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 낭비
    나는 원한 적 없는, 웨딩 업계에서 정한 절차를 다 따라야 한다.
    유통을 복잡하게 만들어 마진을 남기듯 웨딩 또한 원가에 어마어마한 거품을 만들어 놓고 머리 터지게 알아보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할인을 주는 방식으로 꼬아 놨는데 알아 보는 시간도 낭비, 안 알아보고 눈탱 맞으면 낭비, 하기 싫은데 끼워놓은 것도 해야 해서 낭비다.



    경우 3. 간소한 결혼식 + 하객 식사만은 제대로
    이건 성립이 안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식장을 화려하게 꾸며놓은 곳이 식사도 덩달아 괜찮더군요.

    전 호텔 결혼식 같은 게 꽤 사치라고 생각해 왔는데 식사 질을 생각하니 이런 것밖에 남는 게 없어요..
    축의금을 알뜰히 남기자니 하객한테 빼먹기만 하는 기분이 들고 축의금 다 써버리자니 분에 넘는 짓 하는 것 같고;;



    결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본지 이제 일주일째인데 몇시간 간격으로 현자타임이 쎄게 오더군요.

    안하면 안했지 한다면 제대로 해야 되는 거 아니야? 검색검색포풍검색 -> 하고 싶지도 않았으면서 뭐하는 거지 이게 무슨 소용이냐 부질 없어 누가 기억이나 할거여 -> 돈 안 들이겠다고 엉성하게 했다가 축하받는 자리에서 허접하다고 뒷얘기 듣고 있으면 어떡하지 -> 멋들어지게 했다고 누가 알아주냐


    결혼이 혼인신고만으로 이루어지는 거였으면 좋겠ㄷ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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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12 15:47:34  219.254.***.110  기야운햄스타  759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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