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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와일라잇과 쥬디시스는 트와일라잇이 현재 거주하는 오두막에 테이블을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루나 공주님이 보냈다고?"
"네. 트와일라잇 공주님"
"그 공주라는 소리는 그만두지 않겠니? 난 더 이상 공주가 아니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되죠?"
쥬디시스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귀여웠지만 트와일라잇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냥 할멈이라고 불러. 내게 이름은 필요없다."
"그건 싫어요."
"뭐라고?"
"너무 삭막하잖아요. 음... 그럼 선생님이라고 부를께요. 어때요? 괜찮죠?"
"......마음대로 해라."
트와일라잇은 발을 내저으며 허락했다. 이렇게 제멋대로인 포니는 짧지않은 그녀의 인생에서도 몇 없었다. 가장 제멋대로인 포니는 핑키 파이였지만.
- 욱씬
핑키 파이를 생각하자 트와일라잇의 가슴이 요동쳤다. 그녀에게 찍힌 죄의 낙인은 그녀의 친구들을 떠 올리는 것 만으로도 그녀에게 고통을 주었다. 아니 큐티마크를 도려낸 낙인은 아무런 고통도 주지 않는다. 그건 그저 오래된 상처일 뿐이니까. 단지, 그건 죄인이라는 증거. 고통은 그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왔다.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자기자신을 향한 모멸감은 어떤 육체적인 아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고통이자 댓가였다. 바로 그녀의 죄로 인한...
숨을 크게 몇 번 들이마시고 고통을 잠재운 트와일라잇은 쥬디시스에게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이제 루나 공주님이 널 보낸 이유나 설명해 봐."
"저는 모르죠."
"뭐?"
트와일라잇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루나 공주님이 보냈다면 무슨 용건이 있을것 아닌가? 근데 모른다니 이 아이가 나에게 장난을 치는건가? 아니 표정을 보니 정말 모르는 표정이다.
"선생님을 만나면 제가 배울것이 있을거라고 하며 보내셨는걸요"
쥬디시스의 말에 트와일라잇은 루나의 의도를 짐작하기 위한 생각에 잠겼다. 문득 쥬디시스의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원형의 오랜지색 문양과 그 주위의 물결치듯 보이는 선들. 전체적인 모습은 마치 태양처럼 보였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다르지만 그 느낌은 비슷했다. 혹시?
"네 재능은 혹시 마법이냐?"
트와일라잇이 자신의 엉덩이를 - 정확히는 큐티마크 - 바라보자 왜인지 모르지만 얼굴을 붉히던 쥬디시스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어깨를 폈다.
"네! 역시 알아보시는 군요."
"그럼 말이다. 너 친구가 없니?"
"엑? 무슨 그런 말씀을. 제겐 진짜진짜진~~짜 친한 친구들이 있다구요."
쥬디시스는 이~만큼 하며 양 앞발을 좌우로 벌렸다.
'우정의 마법에 대한 것도 아닌 듯 하고'
"그럼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루나 공주님이 널 보낸거냐? 아니 애초에 날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루나 공주님이 네게 말해줬을린 없고..."
트와일라잇의 말에 쥬디시스는 시선을 피하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그게 말이죠. 루나 공주님의 비밀 문건을 살짝...에헤헤"
트와일라잇은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런 골칫거리를 제자로... 루나 공주님도 고생이 심하구나."
"골칫거리라뇨!"
"조용히! 난 시끄러운걸 싫어한다. 루나 공주님의 비밀 자료를 보고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았단거지?"
"그럼요. 처음 그걸 봤을때 얼마나 놀랐던지. 트와일라잇 공주님은 제 우상이거든요. 이퀘스트리아 역사상 최초로 유니콘에서 알리콘으로 진화하신 분이잖아요. 암흑의 정령과의 싸움에서 돌아가셨다고 알고 있었는데 살아 계시다니 쥬디시스는 너무나 놀랍고 기뻐서 밤에 잠도 못 자고, 직접 뵙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루나 공주님이 절 보내실땐 얼마나..."
"그만!"
"기뻤던지......네."
계속되는 쥬디시스의 수다에 트와일라잇은 머리를 짚었다. 잠시 머리를 문지르던 그녀가 쥬디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너에게 뭘 말해줘야 할지 알겠구나."
"역시 트와일라인 공주...선생님이세요. 아아 역시. 오길 잘했어. 역사에 기록된 영웅을 만나다니. 뭘 알려주실건가요? 크리스탈 왕국을 구한 이야기? 나이트메어 문이던 루나 공주님을 조화의 요소로 정화한 얘기? 아니면 체인질링 사건? 아니면, 아니면 선생님이 알리콘이 되던 순간? 아니면 그 넘치는 마법 지식을 저에게 전수? 꺄아아아 너무 기대되요. 하아하아. 근데 선생님 그 목소리는 어떻게 안될까요? 너무 듣기 거북하네요. 그래도 선생님이 뭘 알려주시던 저 쥬디시스는 그 말을 금과 옥처럼...히익!"
쥬디시스는 눈을 빛내며 온갖 포즈를 지었다. 으르렁 대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앞발을 마주대며 눈을 빛내다가 새처럼 날개짓을 하기도 했다. 볼에 발굽을 대고 비명을 지르더니 급기야 말을 너무 빨리 한 탓인지 숨까지 몰아쉬던 쥬디시스는 트와일라잇의 행동에 빠르게 놀리던 입을 비명과 함께 멈췄다.
쥬디시스가 끊임없이 떠들던 걸 잠자코 바라보던 트와일라잇은 로브를 천천히 벗었다. 그러자 짧은 비명과 함께 말을 멈춘 쥬디시스의 눈이 떨렸다.
트와일라잇의 뿔은 중간에서 잘려 있었다. 아니 어떤 강한 힘에 부러진듯 뿔의 단면은 불규칙했다. 입 주변엔 뭔가에 긁힌 듯한 흉터가 가득했고, 한 때 그녀에게 영광의 상징이었던 날개는 강제로 잡아 뽑힌듯한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마법과 별을 상징해야 할 큐티마크가 있어야 할 곳엔 살을 통째로 도려낸 듯한 상처만이 남아 있었다. 몸 전체에도 크고 작은 흉터들이 가득했다. 그 상처들은 마치...
"이...이 상처들은 자해...자해 하신건가요? 어...어째서? 게다가 뿔과 날개는?"
쥬디시스의 눈에 눈물이 한껏 고였다. 트와일라잇의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어렸다. 착찹한 눈빛의 트와일라잇은 다시 로브로 그 흉한 몸을 가리며 말했다.
"울지 말거라. 이 상처들은 내 죄의 댓가일 뿐이니. 아무래도 루나 공주님은 나에 대한 진실을 네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것도 나의 입을 통해서... 잔인하시구나 루나 공주님은..."
"......"
자리에서 일어난 트와일라잇은 초에 불을 붙이고 한쪽에 위치한 화로에도 불을 지펴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둘 모두 물이 끓을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이 끓자 차를 타 쥬디시스와 자신의 앞에 놓은 트와일라잇의 입에서 회한에 가득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쥬디시스의 귀에 들리는 트와일라잇의 목소리는 더 이상 거칠기만 하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엔 후회와 자책, 그리고 고통이 묻어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알리콘이 되고 나서 30년이 조금 넘은 때였지..."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숲속의 오두막안에 흔들리는 촛불의 그림자를 배경으로 트와일라잇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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