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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 쿠릴열도서 긴장 고조
[한국일보 2006-08-16 18:36]
'영해 침범' 日 어민 1명 러軍 총격에 사망
선박·승무원 3명은 나포… 외교문제 비화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북방4개섬(러시아명 쿠릴열도)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일본 어선이 러시아 국경경비대의 총격을 받고 어민 1명이 사망했다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즉각 항의했지만 러시아측이 “영해 침범”이라고 반박하는 등 사건이 영토를 둘러싼 외교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4시께 홋카이도(北海道) 가이가라지마(貝穀島) 부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일본 오징어잡이 어선 1척이 러시아 국경경비대의 총격을 받은 뒤 나포됐다. 이 과정에서 배에 타고 있던 어민 4명 중 1명이 사망했다. 일본 어선과 어민은 조사를 받기 위해 북방4개섬 중 하나인 구나시리(國後)섬으로 연행됐다.
유지노사할린스크에 있는 일본 총영사관은 일본 어선이 러시아 경비대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하다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측은 신호탄을 반복해서 쏘았는데도 정지하지 않자 고무보트를 내려서 추격, 선박의 앞뒤를 향해 자동소총을 발포했다.
북방4개섬 해역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것은 1950년 이후 2000년까지 모두 40차례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195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즉시 가르진 주일 러시아 임시대리대사를 소환, 엄중 항의하고 러시아 경비대의 총격 등에 관한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르진 임시대리대사는 “사건의 원인은 일본 선박에 의한 러시아 영해 침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 영해에서 총격이 일어났다는 일본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이 해역에 침범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측에 반복해서 요청했는데도 다시 침범이 발생해 유감”이라면서 ”승무원 4명중 1명이 사망했다는 정보가 있지만 정확한 확인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무성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측에 사정설명을 요구하고 선박과 승무원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아소 장관은 러시아 대사관이 일본측의 항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 대사에게 직접 항의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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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맞서는 쪽바리의 저항 -----------
<요미우리신문> 보도…러 국경경비대 "정선 명령 따르지 않아 사격…선체에는 발사 않았다" 주장
16일 새벽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일본 어선에 총격을 가해 선원 1명이 사망한 사고는 "일본 선박이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사할린주 국경경비대가 주장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국적 불명의 어선이 러시아 영해에서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경고 사격을 했다"는 미하일 셰브첸코 국경경비대 차장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해안경비대는 "일본어선으로 보였지만 항행중이면서도 불을 켜지 않았고 식별이 가능한 표식도 없었다"고 발포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의 진로 방향과, 선미 등을 향해 사격을 가했지만 선체를 향해서는 발포하지 않았고 어선에도 총알이 관통하거나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해안경비대측은 주장했다.
선원의 사망과 관련해서 셰브첸코 차장은 "당시의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일본어 통역을 통해 신원확인과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블라디미르 갈루진 주일 러시아 임시대사를 소환해 "일본 어선이 우리 영해내에서 러시아측에게 총격을 당한 것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엄중히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와 함께 재발방지와 구속된 나머지 선원 3명의 즉각 석방을 요구햇다.
이에 갈루진 대사는 "본국에 빠르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겠다"며 "특히 승조원들의 안부는 서둘러 확인해 연락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에 앞서 일본 네무로 해상보안부는 게잡이 어선인 '제31 깃신마루'가 홋카이도 네무로 북방해역에서 러시아 국경경비대에 나포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승무원 4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총격이 가해진 곳이 일본 영토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문제가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 러시아간 영토분쟁이 일고 있는 이 해역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것은 1996년 8월 이후 10년만이며,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56년 이후 처음이다.
노컷뉴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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