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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서 본격 대학원생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담당하고 있는 염동규라고 합니다. '오늘의 유머'를 이용하시는 여러분들 중에서는 저희가 연재했던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이을 보신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으시겠지만(웹툰 링크 : http://krgs.org/index.php?mid=webtoon), 저희 웹툰이 널리 퍼지고 관심을 얻는 데 '오늘의 유머'가 큰 도움이 되었기에 이렇게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우리 웹툰의 시즌 1을 마친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덕택에 저희 웹툰은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 <<세계일보>>, <<주간경향>> 등 많은 언론사의 취재를 받아 대학원생들의 현실과 제도적 문제점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웹툰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 웹툰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이 이렇게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중요한 일들이나 제대로 하지 웹툰 같은 걸 왜 만드냐는 질책도 들었고, 너무 자극적인 거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더러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 ‘대학원 문제’라고 하는 것이 정말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냐는 의심 또한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을 열심히 만들고 연재했던 이유는, 대학원 문제를 해결하자는 여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그마한 씨앗의 역할이나마 해야겠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대학원생들을, 때로는 경제적으로 안락한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때로는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사는 화려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많은 편견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대학원생과 관련된 정책들은 결코 입법자들의 눈에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웹툰 연재를 지속해오면서 저는 이 나라 대학원의 적나라한 민낯들을 여러 차례 목도하고 한숨을 쉬거나 주먹으로 책상을 내려치곤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연구환경 속에 있는 저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해왔던 많은 부조리들이 곳곳에서 제보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의 애독자 여러분들은 아시겠지만 웹툰의 댓글창에는 비슷한 경험담들이 가득 이야기되곤 했습니다. 저희가 그간 알려온 대학원의 모순적인 모습들이 결코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정도로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이 나라의 곳곳에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본의 아니게도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점점 폭로의 색채를 띠게 된 것 같습니다. 본래의 계획으로는 대학원생이라는 존재가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문제들 또한 2-3회에 1번씩은 다루려고 했습니다만, 저희 웹툰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쏟아지듯 제보되는 사연을 감히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때때로, 저희 웹툰이 다루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지금도 제자리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많은 대학원생들과 교수님들께 모욕이 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만약 저희 웹툰을 보고 불쾌함을 느끼신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기분 나쁜 이야기들이 그간 감히 이야기되지조차 못한 채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경험들 속에서 실망하고 좌절한 채 대학의 문턱을 떠나가야 했다는 사실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 또한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대학원생이 겪는 부조리한 현실들을 단순히 폭로하기만 하는 것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저희도 십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즌2에서는 그간 만들어 왔던 폭로형 웹툰을 계속 연재하는 한편, 대학원생이라는 존재가 과연 누구인지, 어째서 연구지원 등의 혜택을 받아야만 하는지를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전할 수 있는 웹툰 또한 제작하려고 합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학생회비 납부(혹은 후원금) 부탁입니다. 고대원총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은, 튼튼한 재정 확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이 보여준 가능성들, 혹은 그간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해왔던 대학원 정책 관련 문제제기들로부터 믿을 만하다는 인상을 받으셨다면 학생회비 납부(혹은 후원금)을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더 많은 호응과 재정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고대원총은 빠른 시일 내에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학생회비 납부(혹은 후원금)을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웹툰에 출연하는 많은 악인들에 대한 것입니다. 이토록 많은 악인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활개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대학원생의 인권 침해적 상황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아직까지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희 고대원총은 앞으로 이러한 제도적 차원의 문제 개선을 위해 전력을 다해 일해나가겠습니다만, 이와는 별개로 우리 웹툰에 등장하는 많은 악인 여러분들.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그따위로 살지 말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그간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시즌 1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는 11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출처 | http://krgs.org/index.php?mid=webt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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