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써 만난 남자가 몇이나 될까 헤아려보고 있노라면 어딘지 모르게 참 슬픔.
어째서 그런 사람을 만났을까 싶기도 하고
왜 놓쳤을까 싶기도 해서.
1. 나는 중3, 그 사람은 고3. 나름 장거리 연애인데다 오빠가 수험생인지라 자주 만나지도 못했음.
그래도 확실한 건 첫사랑은 그 사람이었음. 그 땐 알지 못했지만 이제와 가만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확실함.
그 사람만큼 좋은 사람 없었던 것 같음. 아프다니까 경기도에서 인천까지 달려오고,
생일에는 몇 개월 전부터 연습해서 기타 치고 노래 불러줌.
결국 오빠 대학 가고 헤어지긴 했지만 내 잘못임.
오빠가 대학 갔대서 여자 만나고 다니고 하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어린 마음에 보고 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 없는 게 싫었음.
2. 1번 오빠와 헤어지고 나서 친구 소개로 만난 사람인데 나보다 두 살 많음.
노래를 참 잘 부르고, 키스를 참 잘 했음. 근데 그게 다임.
이 새끼 알고 보니 내 친구랑 사귀다가 어정쩡한 관계로 만들어놓고 나랑 사귄거임.
나랑 그 친구 사이도 어정쩡해짐.
공부 안 하고 오빠 따라 밤마다 놀러 다니니까 결국 엄마 소환으로 헤어지긴 했으나
아직도 이자식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픔.
3. 근데 더 최악인건 2번 하고 헤어지고 바로 다음에 만난 오빠임. 이 사람이랑 2번이랑 친구임.
2번 오빠가 속상하게 굴 때 마다 토닥토닥 해준 좋은 오빠동생 사이었음.
지 말로는 2번이랑 본인이랑 함 치고 받고 싸웠다 함. 얼굴에 상처는 있었으나 잘 모르겠음.
그냥 그 때는 그저 좋기만 했음. 거의 이 사람 집에 살다시피 했음.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씻고 다 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 이었음.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사귄지 한 3년째 되는 해부터 그랬음. 그러면서 너랑 나랑 결혼을 하네 마네 소리도 나왔음.
근데 이자식 뭐땜에 어디 간다 해놓고 반년동안 소식 없음. 그래놓고 반년 있다가 연락 와서는
헤어지다니 누가? 이럼. 아 됐다고 그만 하자고. 뿅 했음.
이자식 최근 소식이 나는 더 열받음. 알고 싶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알게 된 결혼 with 딴 년 소식은
정말 충격이었음. 나는 이자식하고 헤어지고 태어나 처음으로 남자 때문에 울어봄.
지금 남자친구한테는 미안하지만 그 소식 듣고 난 다음부터 남자에 대한 생각이 바뀜.
어차피 너랑 나랑 결혼 하네 마네 해도 알 수 없는 거고,
식장에서 손 잡고 나올 때 까지 모르는게 남녀 사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부인할 수 없는 건 나 정말 이자식 너무너무 좋아했나 봄.
4. 이 애 한테는 너무 미안함. 남자 3호님을 잊지 못해 근근한 솔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자식이 연락이 왔음. 만나서 쏘주 일 잔 씩 하다가 취했는지 나랑 사귀자 함.
그 뒤로도 몇 번 더 사귀자 했지만 나는 번번이 거절함.
그러자 지가 뭔 드라마 주인공인줄 "그럼 그냥 나 이용해. 그 사람 잊을 때 까지라도."
와우 성공함. 나의 마음을 움직였음. 요놈하고도 꽤 오래오래 사귐.
둘이 자는걸 그 애 할머니한테 들켜서 민망했던 기억도 있지만 나름 추억임.
근데 웃긴게 왜 헤어졌는지 모를 정도로 사소한걸로 헤어짐.
헤어진지 한 3년 지나서 연락이 왔는데 지금은 친구로 잘 지내고 있음.
참 좋은게, 남자친구만 아는, 심지어 남자친구도 모르는 내 기분이나 성향을 잘 알아서 편함.
5. 지금 남자친구는 생략하도록 하겠음. 나는 아직 이 애와의 이야기를 다 정리할 수가 없음.
6. 대신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스쳤던 몇몇 남자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해보겠음.
참 나는 연애하자가 아니라 결혼하자는 고백을 더 많이 들은 것 같음.
하나는 대학 동긴데 아직 군인임. 휴가 나와서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술 한잔 걸치더만은
대뜸 결혼하자 함. 장난치지 말라며 정색하니까 자기도 장난 아니라며 정색함.
나 그 다음부터 얘 무서워서 혼자서는 못 만남.
또 하나도 대학 동긴데 얘는 일하다 휴가 받아서 고향 와서 오랜만에 왔는데 영화보고 차 마셨더니
결혼하자 함. 얘는 맨정신일때 말한거라 더 웃겼음. 왜? 이러니까 너랑 살면 재밌을것같다고 함.
나랑 같이 살자면서 왜 내 생각은 안 하는거니?
어떤 오빠는 그냥 같은 수업 듣는 타과 오빠였는데 어쩌다 친해짐.
이 오빠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자 함.
근데 부모님이 정말 오셨고, 정말 소개 ㄱㄱ.
어머니 며느리 감이에요. 하는데 나 정말 하아..
선배 소개로 만난 오빠가 있었음. 사람 참 좋았는데. 사람이 꿈이 있고 미래가 있었음.
난 그런 남자 좋음. 딱 그런 오빠였는데 소개받은지 일주일 지나서 사귑시다 해서
사귄지 삼일만에 진도를 너무 빨리 뺄라 함.
아니 뭐 성관계를 요구하는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애도 아니고 어느 정도 맞춰줄 수는 있는데
그런걸 요구 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하네 마네 하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강요함. 그게 부담되서 스침.
또 하나는 내가 만난 남자 중에 제일 잘생기고 돈 많고 차 많고 집 많고 여자 많은 남자였음.
근데. 그냥 어느날 그냥 바람처럼 사라져버렸음. 나는 아마 남자를 사라지게 하는 능력을 가졌나 봄.
혹은 내가 참 연애보단 결혼하기 좋은 외모를 가졌나 봄.
하아. 이상, 할일 없어 추억 파는 여자의 스토리리리리.
써놓고 보니 뭐 놓쳐서 아깝다 하는 사람은 없어 다행인 듯.
하암 졸려. 수고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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