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름 양손잡이입니다.
추측컨대 원래 왼손잡이로 태어나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양손을 쓰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생활 속에서 어떻게 양손을 쓰는지 대충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일단 밥먹고 글씨쓰고 하는건 오른손을 씁니다. 어려서 왼손으로 하려고 하는걸 어머니가 고쳐주셨대요
야구에서는 좌투우타입니다. 왼손으로 던지고 우측에서 타격하죠.
여기서 벌써 어정쩡한 양손잡이인 게 나타나네요
공 찰때도 비슷합니다. 축구할 때 슈팅은 오른발로 하지만 족구할 때 스파이크(?)는 왼발로 합니다.
또,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라켓은 왼손으로 쥐고 탁구채는 오른손으로 쥡니다.
음식 썰때 쓰는 요리용 칼은 왼손으로 잡고, 문구용 카터 칼은 오른손으로 쥡니다.
막상 생각해 내려니 이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이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양손을 번갈아 사용합니다.
제 스스로도 신기하기도 하고 생활하는데 편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아니라는겁니다.
어디서 주워온 자식이 아니냐 하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하려는게 아니라...
저희 아버지께서 얼마 전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일하시다가 기계에 손이 말려 들어가 결국 손목 바로 위까지 절단해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애써 내색하지 않으시지만 그 심정이 오죽하시겠습니까
병원 엘리베이터 거울을 마주보고 짧아진 한쪽 팔을 어루만지며 한숨짓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네요
처음 사고를 당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셨지만
평생 겪게 될 고통은 가족들의 몫이고 정말 근본적으로는 아버지 당신 혼자의 몫일 것입니다.
하필이면 잃은 손이 오른손이고, 아버지는 거의 모든 생활을 오른손에 의지해 살아오신 분입니다.
이제 왼손으로 모든 것을 새로 배우셔야 할텐데..
사고 이후 저는 제가 무심코 양손을 다 사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우울해집니다.
내가 양손 쓰는 게 아버지를 닮아 그런 것이었다면.....
그럼 아버지도 한손 뿐일지언정 그나마 덜 불편하실텐데....하는 그런 생각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하루에도 몇번씩,,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퇴원하실텐데..
그대부터가 진짜 시작이겠죠
병원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수발해 드렸지만
모든걸 혼자 해나가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면서부터가 진짜 시작이겠죠..
아....
밤도 되고 기분도 우울하고 해서 그냥 넋두리를 늘어놓았네요
이제부터는 힘좀 내야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절단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알면 유용할 정보들이 뭐가 있을까요?
재활정보라든가 장애인등록 등 아시는 정보가 있으면 댓글 달아 주세요. 뭐든 상관없습니다.
특히 궁금한게 의수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검색을 못해서 그런건지 인터넷에 뒤져봐도 명쾌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의수가 어떤 종류가 있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아, 그리고 서울에 의수,의족 제작하는 업체들이 밀집한 곳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아무래도 밀집지역에서 여기저기 알아보면 더 많은 정보도 얻고 좋은 의수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구단지나 그런것처럼..
대형 대학병원 근처에 가면 있을까요?
이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궁금한것도 많고 해서 이렇게 돼 버렸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희 아버지가 새로운 생활에 조금이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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