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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그 날은 좀 이상했던 거 같아요.
아니, 늘상 이상했었죠.
그게 좀 이상하잖아요? 아프던 엄마가, 치즈가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저는 마법소녀가 되었거든요. 그때부터, 이미 뭔가 좀 이상했던거예요. 그렇잖아요? 엄마가 치즈가 먹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그렇게 되물었었죠. 그 날은 내가 마법소녀가 되는 날이었어요.
“치즈, 먹으면 엄마가 낫는거야?”
그건 이상한 질문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질문이었어요.
엄마는 어떤 표정을 지었던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걸 떠올리는 것에 그다지 의미를 둘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그 병실의 풍경 밖에 기억하지 못해요. 하얀 소독약 냄새, 병원복 위에 가디건을 걸친, 회색, 흰색 빛의 우리 엄마. 하얀 가운의 의사 선생님들, 그 안경과, 간호사 언니들. 익숙함이라는 건 그런 것인가 싶어요. 나는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기억이란 그런 거구나 싶었어요. 엄마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과 병실의 기억은 슬펐어요.
그때 엄마의 대답조차 확실히 기억나지 않아요.
“잠시, 갔다 올래?”
아니, 아닌거 같아요.
“응, 그럴 것 같아.”
아니에요. 엄마는 확신을 담지 않았어요.
“엄마는 뭐라고 했을까요?”
“나도 모르겠는걸요?”
그건 불확실이었어요. 엄마는 언제부턴가 말하는 것이 애매해졌어요. 내가 어려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엄마는 확실한 단어를 쓰지 않았어요. 그건 나에게도 하나의 방식이 되었어요. 나는 단어를 흩트리는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야 엄마의 대답이 차라리 명확했어요. 혹은 틀린 답을 선택해야했어요. 그게, 놓아가는 엄마와 나의 대화였던 거예요.
그래서 나는 기억할 수 없어요.
오렌지 쥬스에서 오렌지와 물을 어떻게 나누겠어요. 그런 기억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나는 마법소녀가 되었어요. 엄마의 소원을 위해. 이상하잖아요? 엄마의 소원이 고작 치즈를 먹는거라니. 병이 낫는 것도 아니고, 고작 치즈라니. 그런데도 나는 치즈를 믿을 수 밖에 없었어요. 엄마가 명확하게 말한 게 그것 뿐이었으니까요. 병이 낫는다는, 낫게 해달라는 부탁에 앞서, 가장 명확했던 대답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나의 소원은 치즈였던 거에요.
그래서 나는 밤마다 마녀를 위해, 나를 위해 싸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얀 장미 하나 들고, 엄마는 잠들어 있었어요.
어른들 말로는 어디어디 멀리 간거래요. 힘들어서 잠든거래요. 잠시 있다가 돌아올거래요. 어른들 말은 하나 같이 이야기가 달라서 나는 뭐가 진짜인지 잘 몰라요. 그래도 그게 무슨 뜻인지는 잘 알아요. 하얀 장미잖아요.
어른들은 바본가봐요.
하얀 장미의 말은, 순수함이잖아요, 바보 어른들.
엄마는 그렇게 떠난거예요. 내 순수함 때문에.
전 나기사를 가장 슬픈 아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아픈 엄마가 먹고 싶어했던 치즈를 위해 계약을 했고, 그랬기에 엄마를 건강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지 못했죠.
어린아이의 시선을 이용한 큐베의 농락질에 가장 크게 당한 아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장면에 중점을 두고 심리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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