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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1044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2
    조회수 : 1792
    IP : 219.255.***.70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8/01/31 00:15:00
    http://todayhumor.com/?readers_31044 모바일
    (FunPun한자) 앙천불괴
    오늘의 문제: 『앙천불괴』

    仰天不愧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다」는 뜻입니다. 어제 문제에서 군자삼락君子三樂을 풀겠다고 했습니다. 군자삼락은 맹자가 한 말입니다. 『군자는 세 가지 즐거음이 있으니(군자유삼락君子有三樂) 천하에 왕 노릇하는 것이 더불어 있지 않다(왕 노릇 하는 것은 비교할 바가 못 된다)(이왕천하而王天下불여존언不與存焉). 부모님이 모두 계시고 형제들이 잘 있는 것(부모구존父母俱存형제무고兄弟無故)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일락야一樂也),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고개 숙여 남들에 부끄럽지 않음(앙불괴어천仰不愧於天부부작어인俯不怍於人)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이락야二樂也),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고 기르는 것(득천하영재得天下英才이교육지而敎育之)이 세 번째 즐거음이니(삼락야三樂也),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되(군자유삼락君子有三樂) 천하에 왕 노릇하는 것이 더불어 있지 않다(왕 노릇 하는 것 보다 좋다)(이왕천하而王天下불여존언不與存焉).』

    이 군자삼락君子三樂도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내용입니다. 교육敎育이란 말이 들어가서 선생님들이 좋아할 뿐 아니라, 바로 윤동주 시인 때문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분입니다. (시험에 자주 나와요.) 그분의 가장 대표적 시가 서시序詩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 앙천불괴仰天不愧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찌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이라도 부끄러움이 없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하게 되는 거겠죠. 맹자의 다른 말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사람은 모두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있다(인개유人皆有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 옛날 임금님들도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있었고 이는 또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정치가 있었다(선왕先王유불인인지심有不忍人之心사유불인인지정의斯有不忍人之政矣).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으로(이불인인지심以不忍人之心)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정치를 하면(행불인인지정行不忍人之政)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치천하治天下) 손바닥 위에서 그것을 움직일 수 있다(쉽다)(가운지장상可運之掌上).

    사람은 모두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이 말 이후로 계속되는 이유) 까닭이다(소이所以위인개유불인인지심자謂人皆有不忍人之心者). 지금(만약에) 사람이 어린아이가 우물에 떨어지려는 것을 언뜻 본다면(금今인작견人乍見유자장입어정孺子將入於井) 모두 가엽게 여기고 걱정하는 측은지심을 가질텐데(개유皆有출척측은지심怵惕惻隱之心) 그것으로(가엽게 여기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어린아이의 부모와 깊게 사귀려는 것도 아니고(비非소이所以내교어유자지부모야內交於孺子之父母也) 그것으로 그 지역 친구들에게 칭찬을 들으려는 것도 아니며(비非소이所以요예어향당붕우야要譽於鄕黨朋友也) 그 소리(욕하는 소리)를 미워해서도 아님이 틀림없다(비非오기성惡其聲이연야而然也).

    이로 말미암아 그를(사람은 모두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있다를) 살펴보니(유시관지由是觀之) 가엽게 여기고 걱정하는 마음 없으면 사람이 아니요(무無측은지심惻隱之心비인야非人也), 부끄러운 것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요,(무無수오지심羞惡之心비인야非人也), 과분한 것을 물리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요(무無사양지심辭讓之心비인야非人也), 옳바름과 그릇됨을 구분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무無시비지심是非之心비인야非人也). 측은지심(가엽게 여기고 걱정하는 마음)은 어짐(인仁)의 실마리요(측은지심惻隱之心인지단야仁之端也), 수오지심(부끄러운 것을 미워하는 마음)은 옳음(의義)의 실마리요(수오지심羞惡之心의지단야義之端也), 사양지심(과분한 것을 물리치는 마음)은 예의바름(예禮)의 실마리요(사양지심辭讓之心예지단야禮之端也), 시비지심(올바름과 그릇됨을 구분하는 마음)은 앎(지知)의 실마리다(시비지심是非之心지지단야知之端也).

    사람이 이 네가지 실마리가 있는 것은(인지유시사단야人之有是四端也) 그가 두 팔과 두 다리(사지四肢=사체四體)가 있는 것과 비슷하니(유기유사체야猶其有四體也), 이 네가지 실마리를 가지고도(유시사단이有是四端而) (어질게 되고 올바르게 되고 예의바르게 되고 알게되는 것을) 할 수 없다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은(자위불능자自謂不能者) 스스로를 그르치는 사람이요(자적자아自賊者也) 그의 임금님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위기군불능자謂其君不能者) 그의 임금님을 그르치는 사람이다(적기군자야賊其君者也).』

    제가 공자보다 맹자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런 점입니다. 맹자는 풀어서 설명해주거든요. 공자는 물어봐야 대답해줍니다. (질문하는 사람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맞춰 대답해주는 내용도 조금 다릅니다.) 맹자가 말하는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이란 이런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은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모습을 보게되면 자연스럽게 가엽게 여기고 걱정하는 마음(측은지심惻隱之心)이 먼저 드는데, 사람이라면 그런 마음이 전혀 없도록 할 수는 없다는 것 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이런 마음이 없고 나쁜 사람은 이런 마음을 참아냅니다.) 차마 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 곧 측은지심惻隱之心(다른 사람을 나처럼 여깁니다≒공감능력共感能力)이 일어나(발發하여) 수오지심羞惡之心(나도 남도 부끄럽지 않고 싶어집니다), 사양지심辭讓之心(내 것이 아니면 사양하고 싶어지고요), 시비지심是非之心(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게됩니다)이 생깁니다.

    이제 다시 서시序詩를 살펴보죠. 앞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은 앙천불괴仰天不愧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앙천불괴 말고 서시에서 자주 출제되는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맹자의 사단四端(네가지 실마리)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사단 중 무엇인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들을 사랑해야지"는 또 무엇과 관련되어 있는가? 만일 문제가 이렇게 나온다면 앞부분은 부끄러움이 있으니 수오지심羞惡之心, 뒷부분은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니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써야 할 것 입니다. (점수는 받아야죠.)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사량좌라는 사람이 정자(정호)라는 사람의 비판을 듣고 땀이 나서 등허리를 적셨는데, 이것을 두고 비판한 사람이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했답니다. 부끄러워서 땀을 흘린 것은 수오지심羞惡之心일 텐데 측은지심이라 하니 이상하지 않나요? 위에 맹자가 한 말의 순서를 잘 살펴보면 답이 있습니다. (어렵게 긴 글을 번역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측은지심이 있어야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공감능력이 없다면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따라서, 문제의 답을 모두 측은지심으로 썼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와 달라 점수를 받지 못할지언정 완전히 거짓된 말은 아닙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교의 문제였다면 긴 글을 써서 교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량좌의 이야기는 왜 인仁이 의義예禮지知를 아우르는가에 대한 성리학性理學적 설명입니다.

    서시序詩는 이렇게 맺습니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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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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