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대문 근처 새 직장으로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6호선에서 2호선을 타려면 신당역에서 갈아타요
다녀본 분은 아시겠지만 6호선에서 2호선 가는 길이 오르막 길이며 에스컬레이터를 2번 탑니다
오늘따라 멋있는 내 모습에 내가 나에게 반할 것 같아 기념사진을 찍어두려고 했습니다
근뎈ㅋㅋ...사람 많은 곳에서 당당하게 셀카를 찍자니 누가 보면 창피할 것 같곸ㅋㅋㅋ...
어플로 무음 카메라를 다운 받았습니다 (이게 화근)
아...역시 카메라는 잘난 외모를 아는지 잘도 담아내고 있었죠
에스컬레이터 2개를 다 타고 무빙워커를 타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제 가방을 잡고 갑자기 자리에서 소리를 지름다..
너무 당황해서 여자만 빤히 쳐다봤습니다
여자 ) "이 남자가 제 치마 밑을 찍었어요!!"
아니 무슨 이런... 와... 순간 거기서 제 상황을 다 소리 지르고 싶었는데.... 사회에서 매장 당할까봐 못 했어요...
출근 시간 아슬아슬한데 짜증이 빡...
여자분에게 전화번호 드릴테니 신고하시려면 하시고 나중에 경찰서에서 뵙자고 저는 출근해야된다고 했는데 여자분은 막무가내로 붙잡기만 합니다
여자 ) "니가 가면서 내 치마속 사진 다 지우면 증거는 어디서 찾아!!"
아.. 진짜 새천년... 2002년 을유년 인연이 증말... 진짜 개노미 이코노미 샹노미...
그 자리에서 결심하고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으로 바로 자리에서 핸드폰 배터리 뺐습니다
바텀 ) "봤지? 봤지? 배터리 아줌마 드릴테니까 경찰형 오시면 켜서 확인해요!!!!!!!!!!"
딱 봐도 20대 중 후반이었지만 지기 싫고 삔또 상해서 아줌마라고 쏘아 붙였어요
서커스 무대에 오른 호랑이 마냥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구경거리가 되고 오지랖 넓으신 어르신들은 여자편이 되어서 저 못가게 팔 잡고 있었습니다
몇 분 지나니까 경찰형이랑..음.. 경찰아저씨가 오시더라구요.. 형 한 분이 상당히 잘생기셨음..
여튼 아저씨가 오지라퍼들과 여자한테 자초지종을 듣더니 제 핸드폰을 손에서 뺏어가대요......?
덕분에 쥐고 있던 볼펜에 손바닥 긁힘ㅋㅋㅎㅎ
딥빡쳐서 순간 어디서 줏어들은건 있어갖고 제 핸드폰 맘대로 뒤지시려면 영장같은거 있어야하지 않으시냐고 물어봤더니
경찰 ) "여자가 약자잖습니까, 핸드폰 보겠습니다. 비밀번호 푸세요"
와 씨.. 영장이 그냥 줏어들은건가 싶어서 거기서 좀 짱구 굴리고 다른 방법으로 다시 세게 나갔어요
바텀 ) "아저씨 관등성명좀 대주세요, 그리고 여기서 저 여자 치마사진 없으면 어떻게 하실건지도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개인적인 사진들 다 들춰내면서
저 수치심 느끼게 하는건 어떻게 하시는지도요"
아저씨 당황하시길래 제 핸드폰 다시 뺏어서 잘생긴 경찰형에게 오지라퍼들좀 쫓아달라고 했습니다
후..핸드폰에 잘생긴 형들의 사진과... 근육 빵빵한 형들과... 내 취향의 사진들이 잔뜩 있는데... 커밍아웃 각인데....
귀가 시뻘개지고 얼굴은 달아오르고 창피함은 솟고.. 빡은 치고... 지각은 이미 했고.... 교육받는중인데 이미지 그지꼴 됐겠고...
바텀 ) "여기 다 뒤져보시고 제가 여자 치마속을 찍을 이유 조금이라도 찾으면 말씀좀 해주세요"
당연히 없지........... 나는..... 취향이 다른데.........
근데 갑자기 거기서 여자가 소리칩니닼ㅋㅋ....황당
여자 ) "게이였어?"
왁....ㅋ...멘붕
여자한테 있던 내 핸드폰을 보면서 재차 말이 더 멘붕
여자 ) "변태야? 뭘 이런걸 핸드폰에 저장해? 지우세요 이상해요"
하고 진짜 지움
내 아나스타샤 다 사라짐
싀바...
바텀 ) "야이 씨ㅃ.."
호!... 이후에는 욕만 오가다가 경찰들이 차 태워서 서로 가서 조서 썼습니다
호! 이럴 때는 어떻게...해야하죠.....
인실좆 보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