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이민자입니다.
뉴질랜드는 훨씬 오래전에 신종플루가 이미 한차례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한국이 뒤늦게 신종플루에 휩쓸린 것을 보니 걱정이 되어서 글을 남깁니다.
지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뉴질랜드는 한국처럼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는 벗어난 듯 합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 모두 신종플루에 걸렸던 경험을 토대삼아 오유 분들에게 신종플루의 대처방안에 대한 조언을 드리려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겐 신종플루는 죽을병은 아닙니다.
전염력이 강한 독한 감기 수준이죠. 확실히 일반 감기보다 증상이 심합니다.
전염성이 어찌나 강한지 가족 중 한명이 걸리면 나머지도 필연적으로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걸 막기 위해선 걸린 사람이 철저하게 격리되어야 합니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지만 이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생각되면 학교든 직장이든 꼭 이틀 정도는 병가를 내세요.
그리고 집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방 안에 누워서 요양하시기 바랍니다.
신종플루에 걸리면 특히 기침을 심하게 하게 되는데 이 기침이 전염력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직장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기침을 하게되면 급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됩니다.
기침이 떨어지고 나면 어느정도 전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걸리신 뒤의 대처법을 알려드릴게요.
저의 경우에는 약간의 미열과 두통, 몸살이 동반했었는데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기침이었습니다.
거의 폐렴 수준으로 기침을 해댔거든요.
이 때는 아스피린과 같은 감기약과 함께 뜨거운 차나 물, 국물을 마시는 게 최고입니다.
저는 한 이틀정도 하루 20시간씩 수면을 취하면서 마늘과 고춧가루, 파를 잔뜩 푼 곰국을 먹었는데 기침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일부러 전기장판을 높여서 땀을 많이 흘렸는데 이것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기침이 떨어진 뒤에도 한 일주일 정도는 감기기운이 있었지만 참을만 하더군요.
무리해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려고 하지 마시고 꼭 쉬시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고3학생들이나 직장인, 자영업자라면 며칠 쉬는 것이 힘들겠지만 신종플루는 보통 감기처럼 며칠 지나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진짜로 몇주 동안 갑니다.
차라리 며칠 푹 쉬어서 떨쳐버리고 건강한 몸으로 일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관리를 조금 게을리 하면 다시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가족끼리 옮기기를 계속해서 한명이 나으면 또 다른 사람이 걸리는 식으로 한명이 몇주의 텀을 두고 두번 이상 걸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주워듣기론 천식 환자나 기타 폐질환이 있는 분들에겐 신종플루가 꽤 위험하다고 하네요.
어린아이들에게도 물론 위험하고요.
아이가 있는 분들은 부모-아이간의 전염이 가장 위험합니다.
사촌동생들이 몇주동안 감기를 앓으면서 가장 고생했던 이는 그 부모님들이었습니다.
평소에 감기 안 걸린다고 자부하던 분들도 특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제 친구는 평생 감기 걸린 횟수가 열손가락 안에 꼽는데 이번에 신종플루에 걸려서 고생했거든요.
신종플루는 중병은 아니지만 전염력이 엄청 강하다는 것 알아두시고요.
웬만하면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예방을 철저히 하세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특히 술자리 등은 최대한 피하세요.
손을 자주 씻고 양치도 자주 하세요.
알콜 성분이 담긴 sanitizer (물 없이 손을 닦을 수 있는 비누)가 세정력이 강하다고 하니 하나씩 장만해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어린아이, 노인, 천식이나 기타 폐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특히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이들에겐 신종플루가 단순한 독감이 아닌 치명적인 전염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틀에서 사흘정도 경과를 지켜보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심각한 수준이라면 병원에 알리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신종플루가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에 방문하실 일이 있다면 되도록 뒷날로 미루시고, 피치못할 사유라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간을 피해서 가세요.
병원에서 전염되기가 쉬우니 의료직에 종사하는 분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세요.
하루빨리 신종플루가 잠잠해지면 좋겠네요.
한국만큼은 전염률이 낮은 걸 보고 역시 김치파워구나 했었는데 현재 상태를 보니 방심만큼 무서운 게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디 무사히 지나가길 바랍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