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흘이나 되어 버린 낚시 얘기군요.
첫 물낚시를 부남호로 향했습니다.
아직 날씨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은 때였지만 벌써 부지런한 붕어들은 산란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조급한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서산을 향해 내려갑니다.
어지간히 부지런을 떤 것 같은데도 벌써 괜찮은 포인트들은 선객들이 있군요.
한 시간 여를 돌아 다니며 자리를 찾아 보지만....
결국 고만고만한 자리에 앉아 혹시 모를 붕어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저 가지수로 아랫쪽 본류와 합류하는 곳이 무척이나 좋아 보이지만 어쩔 수 없군요.
처음이라는 기분만으로도 흡족하니 자리 타령은 접기로 합니다.
자리에 앉으니 아직 차가운 바람은 갈대에 막혀 제법 봄낚시의 기분이 가득해집니다.
어줍잖은 한 수의 기대도 살짝 갖게 되기도 합니다. ㅎㅎ
저 들판 너머로 석양이 지는 동안 그렇다할 붕어의 움직임이 느껴지지는 않는군요.
오랜만에 너른 들판을 보니 그것도 꽤나 좋은 느낌입니다.
역시 아직 봄은 멀었구나 싶을 만큼 새벽녘의 기온은 만만찮더군요.
졸음을 쫓으며 자리에 앉지만 선뜻 낚싯대를 들어 미끼를 끼우고 싶은 의지가 안생기는군요. ㅎㅎㅎ
지난 밤엔 딱 한 번의 입질과 챔질이 있었고,
그 결과물은 조금 아쉬움을 안기는군요.
꽉 찬 아홉치로 여운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에서 이것만도 어딘가 싶은 첫 물낚시의 결과로군요.
아직은 찬 밤공기와 발을 시리게 만드는 새벽의 추위가 있긴 하지만 그리 봄이 멀지 않았다 싶군요.
다음 달 봄이 완연해지면 다시 한 번 들를까 합니다.
확 트인 들판을 바라보며 즐기는 낚시도 색다른 즐거움이니 말이죠.
이제 봄이 왔습니다.
이부자리 털고 일어나 부지런히 물가로 달려가야 할 때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