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오랜만 이네요?ㅎㅎㅎ
저 안보고 싶었나요?^ㅡ^
전 어느덧 아줌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네, ㅅㅅ이네 부대로 이사 갔거든요.
확실히 육군 아파트는 쌔삥이네요!!
건물이 반딱반딱, 엘리베이터도 있어요!!
완전 기뻤어요.
그래서...이번엔 어느 황당한 군인부부의 이야기 입니다.
내 글을 꾸준히 정독 하시는 분 들 이라면 아시겠지만.
난 현역 공군 여군 이고, 남편 되는 놈은 육군 특전사 이다.
고딩때 부터 쭈욱 함께 해 왔는데.
친구 이상, 애인 이하로 살다가 현 남편놈이... 날 보쌈해 가서
얼떨결에 같이 살고 있다.
어차피 나도 독신자 숙소 살았고, 그 놈도 독신자 숙소에서 6년동안 살았기에
왠만한 생필품 부터 노트북, TV, 와이파이 책꽂이...
이런것도 다 있겠다, 나라에서 집도 줬겠다...
그냥 트럭 한대 렌트해서 각자 짐 옮기고.
침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장롱, 식탁만 덜렁 사니까 더 이상 필요 한것도 없어서
편해서 좋았다.
물론 남편놈이야 디자인 이나, 성능 같은건 관심도 없어서 델구 다니면서
짐꾼으로 시키면 되니까...얼마나 편한가?
그렇게 우리는 같이 살기 시작했고.
다른 신혼부부들 처럼 쟈기야~여보야~....
이딴 걸 했겠는가?
아직도 서로 야, 이 아자씨야!!! 뭐 이 기집애야!!!!
이러며 참으로 건전한 부부생활을 보내고 있고.
서로 부끄부끄/// 하며 첫날밤을 보냈겠는가?
둘이 밤새 술 퍼먹어서 기억도 잘 안난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첫 집들이 라는 것도 해봤다.
서로 오래 혼자 살아봤기에, 어느정도 밥 도 할줄 알아서
닭볶음탕 이니 잡채니, 호박전 이니 하는 것 들을 남편놈과 함께 만들면서
'역시 결혼은 좋은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집들이 라고 해봤자...내 글에 나왔던 현역 해병이, 제대한 해군이, 그 외 친구 몇명.
그게 끝 이었다. 특전사나 공군은 왜 안불렀냐고?
무슨 군인들 단합회 할 일 있는가?
다 남자인데...거기서 죄다 군인이면...참...사이가 좋기도 하겠다.
어색한 침묵속에, 어색한 대화속에, 어색하게 술만 들이키다가 빠이빠이 할 바엔
그냥 친구들 이나 부르자... 해서 해병이와 해군이를 초대 했는데...........
그것부터가 크나 큰 오류 였으니... 다른 친구 몇명은 그냥 육군 병사 출신 이었고, 현재는 민간인 이며
현역은 나 와 남편, 해병이 였고. 해군이 역시 제대한 민간인 이다.
처음엔 다들 우르르 몰려와서 휴지며, 세제며, 섬유유연제며 바리바리 사들고 와서
"어서와~ 반가워"
"오올~ 야옹이 더 이뻐졌는데? ㅅㅅ이가 잘해줘?"
라는 대화. 혹은
"ㅅㅅ이 헬쓱해졌다? 요즘 힘 많이 쓰나봐?"
하는 짓궂은 장난 까지.
초반엔 좋았다...
하지만 깜빡한게 있었으니, 해군이나 다른 친구들은 고딩때 부터 서로 알던 사이였고.
해병이만 유일하게 ㅅㅅ이가 훈련에서 만난 친구라 서로 초면 이라는것을.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초면에 만나면 뭘 물어보겠는가?
"어디 살아요?" 혹은, "직업이 뭐예요?" 라는 것 을...
당연히 해병이는 "직업군인이요." 라고 말을 하였고.
"어디군?"
"해병대" 라는 이야기를 하자마자...
제대한 민간인, 해군이는 눈을 빛내면서 +_+ 이런 눈빛으로
'어디 함정에 뭐가 좋네" 혹은 "몇 함대였어?" 이런것 부터... 점점 더 다른 손님들과
집주인 들이 알아 들을수 없는 자기들 만의 세계로 빠져 들었고.
점점 더 술이 들어가며,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 했을땐...
"육군이 최고야!!!!!"
"아냐, 해군, 해병이 최고야!!!!!!!"
"늬들 지금 공군 무시하니????"
라며 요상한 삼파전을 벌이기 시작 한 것이다.
특전사+육군 병사 출신들 or 해병+ 해군 or 공군...
점점 더 서로 군이 최고라고 박박 우기기 시작 하였고.
아니다 다를까 서로 자기들 만이 알수 있는 이야기 들을 꺼내기 시작 하였으며.
왈왈왈 하는 사람 말 이지만 개소리로 들리기 시작하는 요상한 일들이 벌어진 것 이다.
그러나... 육군과 해군(병) 들은 서로의 편 이라도 있지만.
홀로 공군 인 난...옆에서 찌그러 질 수 밖에 없었고.
한 쪽은 자꾸 산에 올라간 이야기만 하는데, 한쪽은 자꾸 바다 이야기만 하니.
"미친놈들...서로 구역(?)이 틀린데 뭐라고 하는거야?" 라며 점점 유치하게 느껴져서
옆에서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공군이 한명 이라도 더 있으면 상황은 틀렸겠지만)
그러다가 결국 선수들의 에이스(?) 인 ㅅㅅ이와 해병이는 서로 화려한 욕짓거리 까지 나오기 시작했고.
그동안 싸웠던 것 과는 차원이 틀릴만큼 살벌하게 싸워서 결국 다른 친구들이 말리기 까지 하였다.
진짜 무섭고, 살벌했다...
감히(?) 나 같은 정비특기가 나설 일이 아닐 만큼 무시무시 하게 서로 욕짓거리를 찰지게 하였고.
말리던 친구들도 왠지 기가 죽어서 둘이 말 싸움 하는것 까지 지켜 보았다.
ㅅㅅ이.....사투리 나왔다........
해병이 역시 포항 사는 남정네...고향이 포항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경상도 에서 자대생활 한
경력이 있기에 역시 사투리로 맞받아 쳤고.
우려 하던 일이 벌어지고 만 것 이다.
딩동-
............밑에 층 에서 올라왔다.
살벌 한 기운 속 에서 잘됐다 싶어서, 쪼르르르 내가 인터폰을 확인도 안하고 바로 문을 열어 주었고.
왠 아저씨 한명이 나타났는데...
진짜 길거리 에서 흔히 보이는 배 나온 아찌가 아닌, 탄탄해 보이는. 연륜이 있어 보이는 근육을 자랑 하시는
아버지 뻘의 아저씨가 문 앞에 떡 하니 나타나셨고.
"많이 시끄럽네요. 조용히 좀 해주시겠어요?"
라고 부드럽게 말씀을 건네셨다.
"죄송합니다. 집들이다 보니...주의 하겠습니다."
화끈 거리는 얼굴을 90도로 숙이면서 폴더 인사로 난 사과를 하였고.
"네. 그런데 ㅅㅅ이 중사는요?"
라는 말에 ㅅㅅ이 역시 싸우던 걸 멈추고(아랫층 에서 올라 온 것도 모른채 싸우고 있었음)
쪼르르 나와 술에 취해 벌게 진 얼굴로 "이원사님!" 을 외치며 고개를 꾸벅 하였다.
(여자분들 이나 미필 분들은 잘 모르실까봐 설명 하는데, 부대 안에서 전투복 입고 있을땐 경례를 하지만
보통 밖에서 사복 입고 있을땐 그냥 목례를 합니다. 밖에서 이쁜 옷 입고 데이트 하는데 고참 만났다고 경례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 새끼. 재수씨 놀라게 뭘 그렇게 소리소리 지르고 있냐? 내 집 까지 쩌렁쩌렁 울린다"
"죄송합니다. 조용히 하겠습니다."
"싸웠어? 엄청 시끄럽던데?"
라는 원사님의 말에 ㅅㅅ이는 해병이를 가르키며 '이러이러 해서 해병대랑 싸우고 있었습니다'
라는 대답을 하였고. 은근히 제 편 좀 들어주세요~ 하는 눈빛으로 원사님을 쳐다 보았고.
해병이는 벌게진 얼굴로 '아니, 저새끼가!!' 하는 눈빛으로 ㅅㅅ이를 노려 보았다.
그 얘기를 흥미진진 하게 들으시던 원사님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ㅅㅅ이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갈기셨고.
보통 우리가 부대 고참들 한테 종종 당하는(?) 딱콩이 아닌. 돌주먹 으로 내려치는 소리였다.
그렇게 세게 맞았는데도 ㅅㅅ이는 주저 앉거나 그런것도 아닌, 왜....?
이런 눈빛 이었고.
나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거의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유치한 새끼들이 있나? 이 조그마한 땅덩어리 에서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가 왜 나오는데?
한놈은 바다 지키고, 한놈은 육지 지키는데. 거기서 그게 왜 나오냐고? 이 유치한 놈들아!"
하는 쩌렁쩌렁 한 소리로 ㅅㅅ이를 혼내셨다.
해병이 역시 그 박력에 눈을 아래로 깔았고.
다른 친구들 역시 뒷짐 지고 열중셧 자세로 서 있었으며.
오직 나만이....'아. ㅅㅅ이 머리 맞으면 뇌세포 죽는데......'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런 싹바가지 없는 새끼들!!! 그딴 유치한 쌈박질 이나 하라고 나라에서 월급 주는 줄 알아?
잘들한다. 이새끼들아. 밥 먹고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그딴 짓이나 하고 자빠졌어?
사이좋게 줄빳다 한번 쳐 맞아볼래? 재수씨 공군 이라며? 공군인 재수씨 보기 챙피 하지도 않냐?
내가 너 그렇게 가르쳤어???"
"죄송 합니다!!!!!!"
"죄송 합니다!!!!!!"
그 화려한 언변에 ㅅㅅ이와 해병이는 동시에 대성박력으로 죄송 합니다를 외쳤고.
"앞으로 이딴 한심한 짓거리 또 하다가 걸리면 타군이건 나발이건 해병이랑 니놈이랑 같이
지옥주를 맛보게 해주마!!!!!"
라는 으름장과 함께.
"사과해, 서로 사과 하라는 다소 무리 인 요구를 하셨고.
얼떨결에 서로 "미...미안해.",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해"
하며 다 큰 남자 둘이서 서로를 마주보며 (보는 사람이 더 낯뜨거운) 사과를 하였고.
"서로 악수해!"
라는 더 과격한 요구를 하셔서...
특전사와 해병대는 서로를 마주보며 훈련 받느랴 새카맣게 타고, 온갖 상처와 굳은살이 베긴 손을 서로 내밀고
사이좋게, 힘찬 악수를 하였다.
그제서야 만족 했는지 "재수씨, 앞으로 저 놈이 못살게 굴거나. 또 이런 어이없는 짓 하면 당장 아랫층 으로 내려와요."
라는 나름 자상(?) 하시고, 배려심 깊은 말씀을 남기시고는 퇴장 하셨다.
그 분이 퇴장 하시고도 한참이나 다같이 멍 때리고 있었던 남정네들은.
결국 다시 부어라, 마셔라 하며 친분을 다지기 시작 하였고.
(뭣 때문인진 기억이 잘 안나지만) 남편놈과 난 친구들이 지켜보는대도 아량곳 않고
부부싸움을 신나게 해댔고. 한마디도 안지는 ㅅㅅ이 놈이 얄미워서
"나 내 부대로 가겠어요~" 라며 집을 뛰쳐 나갔지만,
아무도 쫓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쓸쓸히 다시 집으로 돌아 온 서글픈 추억이 떠오른다.
아. 해병과 특전사. 그 들은 대체 뭐길래 허구헌날 사람들이 비교질 이란 말인가?
원사님이 말씀 하신대로 이 좁디좁은 땅덩어리 에서 참 할 짓도 없는 것 같다.
정말 배우고, 교양 있는 사람은 남을 존중해야 자신도 존중 받는 걸 아는 법 인데...